대중문화교류위원회, K-컬처의 새 시대를 열 것인가

IPㅣK콘텐츠의 넥스트 스탭

by 대기만손

지난 2025년 10월 1일,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더불어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가 선임돼 출범식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가 위촉장을 수여받고 있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대중문화교류 정책의 국가적 비전을 수립하고 민관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을 도모하고 문화강국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되는 대통령 소속의 자문위원회다.


두 위원장을 비롯해 민간위원은 ▴대중음악, ▴게임, ▴웹툰·애니, ▴영화·영상, ▴라이프스타일(푸드, 뷰티), ▴투자, ▴정책 7개 분과에서 29인, 민간위원은 7개 분과로, 정부위원은 ▴문체부, ▴기재부, ▴과기부, ▴외교부, ▴법무부, ▴행안부, ▴농식품부, ▴산업부, ▴복지부, ▴중기부 10개 부처 차관과 대통령실 사회수석, 이렇게 총 39인으로 구성되었다(정원은 50인이라 향후 현안에 따라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들의 면면은 가히 대한민국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국가대표 기업들이 총출동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콘텐츠 분야는 대표 대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되었고, 라이프스타일 분야도 푸드와 뷰티의 대명사인 기업들도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는 모르겠지만 장르와 산업을 넘어 서로 활발히 교류해 'K-컬처 원팀'으로 거듭나면 좋을 것 같다.


보통 이런 조직은 분과별로도 운영이 될거라, 콘텐츠 분과 분류에서는 개인적인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대중음악은 대중음악·엔터, 웹툰·애니는 출판·웹소설·웹툰, 영화·영상은 영화·영상·애니, 이렇게 구성하는게 시너지는 더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느낌적인 느낌이 있어서...ㅎㅎ


출범식 사진(축하무대를 장식한 대표 K-팝 아이돌 스트레이키즈와 르세라핌과 함께)

한편, 이날 박진영 공동위원장은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엔터 산업을 '팬덤'을 중심으로 한 '엔터 팬덤'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팬덤이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강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최근의 팬덤이 문화적, 산업적으로 보여주는 파급력은 분명 다르고 갈수록 강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박진영 위원장이 기존 엔터 산업에서 팬은 음악을 듣고, 굿즈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가깝다면, 현재 '엔터 팬덤' 산업에서의 팬은 이를 넘어 아티스트나 브랜드와의 동반자로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파트너'에 가깝다고 한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엔터 팬덤 산업


박진영 위원장은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추진할 사업을 몇가지 제시했다.


첫째는 엔터 팬덤 산업의 철학을 구체화한 메가 이벤트 '페노미넌(PHENOMENON)'이다.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결합한 네이밍으로 시상식과 페스티벌로 구성된다. 시상식은 온전히 팬의 관점에서 한 해 동안 팬들을 가장 설레게 한 전 세계의 아티스트, 콘텐츠, 브랜드를 선정해 2027년 12월에 개최하고, 페스티벌이듬해 5월부터 전 세계 주요 7개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한다. 특히 페스티벌은 K-팝뿐만 아니라 드라마, 게임, 뷰티 등 모든 K-컬처를 아우르며 글로벌 팬들을 직접 찾아가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한다.


페노미넌(PHENOMENON)


페노미넌(PHENOMENON)


둘째는 K-컬처 인프라 조성이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K컬처를 일상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두 가지 핵심 인프라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K-컬처의 위상에 걸맞은 최상급 공연장을 한국에 건설한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창동에 짓고 있는 서울 아레나가 아닌가 싶다(2027년 준공 예정). 다음으로는 페노미넌이 개최되는 전 세계 7개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모든 K-컬처를 한자리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고 한다. 이 두 공간을 통해 온라인상의 팬심을 강력한 오프라인 경험으로 묶어두려는 이중 전략이라 볼 수 있겠다.


지금까지 살펴본 두가지 핵심 계획 외에도 해외 어디서든 K-컬처 관련 행사를 개최할 때 도움을 주는 원스톱 서비스인 'K-컬처 핫라인' 운영이나, 아티스트와 창작자의 피와 땀이 담긴 K-컬처의 소중한 자산을 불법 복제와 무단 사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글로벌 IP 관리' 같은 아젠다도 있다. K-컬처 열풍이 해외에서 지속가능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인 만큼 이런 영역도 신경을 쓰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 이번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진영 위원장이 밝힌 청사진에 대해 살펴보았다. 콘진원 직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계획들이 먼나라 얘기가 아니라, 당장 우리가 해야될 일들로 귀결될 것이 자명하기에 향후 추진 상황이나 세부계획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원회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팬덤'이 이 계획의 중심인 만큼 B2C 사업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이 눈에 띄고, 콘진원이 그간 많이 해오지 않았던 일이라 더 그렇다. 콘진원은 그동안 '산업 진흥'이라는 목적 아래 대부분의 사업을 B2B 중심으로 추진해왔다. 간혹 B2C 사업이 있긴 했지만 콘진원이 이런걸 왜 하냐는 식이 얘기를 많이 들었고 수출 실적 같은 기록지가 없으니 그 효과성에 대해서도 반신반의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기관의 IP 전략을 수립하며 방향을 잡을 때, '팬덤'을 포함시켜야하는지가 많이 고민되었다. 하지만, 이미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국내 콘텐츠산업의 전환점을 IP로 잡으니 팬덤은 도저히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었다. IP가 오랜 기간 다양한 형태로 소구되며 부가가치가 극대화되려면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내 팬덤이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IP와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 내는 것'에 정부에서도 역할을 할 것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K-콘텐츠 플라이휠'이라는 IP 전략 방향을 잡을 때 '고객'에 대한 전략 키워드를 '팬덤'으로 잡았고 B2C와 관련된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처음에는 콘진원이 B2C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견도 있었지만, 결국 최근 새롭게 만들어지는 사업들은 B2C 관련 사업들이 꽤 있으니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편,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페노미넌 행사를 하겠다는 것을 보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바로 기존 유사 행사와의 중복성이다. 국내에는 올해부터 시작한 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마이 케이 페스타(MyK FESTA)'가 있고, 해외의 경우 정부 사이드는 콘진원이 하고 있는 'K-박람회(K-EXPO)'와 무역협회가 하는 '코리아 엑스포(Korea Expo)', 민간에서 하는 CJ ENM의 KCON이 있다.


어떻게든 정리는 되겠지만 저 페노미넌 행사에 어떤 형태로든 콘진원이 일부 역할은 할 것 같아서, 저걸 내가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이놈의 직업병ㅠㅠ). 그래도 방향성 자체에는 동의하므로 모쪼록 K-컬처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참고문헌

문화체육관광부,「대중문화교류위원회 7개 분과 민간 위원 26인 발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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