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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사막의 국립공원 Capitol Reef 유타..

사막길에서 날은 저물어 가려는데 앞길에 고장난 차가 서있고 두 남자가 길가에서 도움을 기다리고 있기에 차를 세웠다. 통행이 없는 도로여서 길가운데서 무슨 일이냐 물으니 엔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사고가 있을까 염려되어 그들 앞에 차를 세우고 비상등을 켜놓았으며 엔진룸을 열어보니 한세대 전 구형 카부레터 엔진이었고 시동을 켜보라 하고 살펴보니 연료분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결함이었다.


그들 노친네의 이야기는 전화가 안되는 지역이라 자신의 아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어 대략 위치를 보내어 견인차를 보내라고 해놓고 2시간을 기다리는데 Monticello 마을에서 이곳까지 75 마일을 달려와야 해서 상황을 모른다는 것이다.


25 마일 거리 Branding 마을에 가서 시동을 쉽게 하는 스타팅 스프레이를 사올테니 기다리라 하니 그 안에 견인차가 오면 그도 문제니까 더 기다리자는 것이다. 내것과 노친네 전화도 아예 안되어 문자메시지로 누구든 보내라 해놓고 길에서 셋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차안에 식량과 물이 많아서 나누어주려고 물과 음식이 있냐고 물으니 5 마일 거리에 캠핑을 와서 지금 차안에 생존할 식량은 된다고 했다.


비상등도 안 들어 오는 차를 캄캄한 밤길에 놔두고 갈 수 없어서 만약의 경우 여기서 비상등 켜놓고 밤을 지샐테니 염려말라고 하였더니 너무 감사하다며 어쩔줄 모르는 이들이었다. 로프로 묶어 내차로 캠프장까지 끌고가면 어떠냐는 의견에 어차피 정비소에 가야하니 여기서 기다리자는 말을 존중하고 서있는데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기에 한국이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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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가량 지났는데 왠 차량이 천천히 오기에 불켜진 아이패드를 흔드니 경광등을 키며 경찰차가 멈추었고 이들과 대화를 들으니 아들이 경찰서에 전화하여 오지에서 차 고장으로 부친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통보를 받고 95번 도로를 달려 찾으러 왔다는 것이다.


경찰서에 연락해서 견인차를 보내라 할테니 기다리라는 말에 이제 안심이 되어 이들과 악수를 나누고 밤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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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나 이들이나 모두 침착하게 상황설명을 하며 듣는데 잔소리 없이 사무적으로 시원시원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미국인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가장 필요한 것부터 대화로 풀어가는데 이게 쉬워보여도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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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헤어져 약 20 마일 달렸는데 피곤하지는 않았으나 사막길을 밤에 달리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천천히 가면서 화살표에서 빈터를 찾기로 했다. 밤이 늦어 차량이 완전히 끊어져 적막강산이며 불빛에 빈터가 보여 한바퀴 돌아보니 운동장 사이즈 크기여서 혹시라도 달리던 차가 뛰어들어도 다치지 않을 장소를 골라 세우고 저녁은 오렌지 쥬스와 아보카도로 저녁을 먹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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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주변 풍경이 이러했고 커브에서 난간을 들이받고 튀어드는 차는 계곡으로 처박히는 곳에 차를 세워서 100% 안전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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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에 운전했으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쳐 손해가 막심했겠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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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나던 글랜 캐년 댐은 간장과 콜라를 분간 못하는 중국인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을 싣고 다니는 싸구려 관광버스가 명승지로 허풍치고 잠시 멈추어 기념사진을 찍게 하는 별 볼일 없는 곳이지만 이 길은 북쪽에 있는 계곡이니 풍경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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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차를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깊이는 약 칠팔십 미터이며 물을 말랐지만 언제라도 비가 오면 급류가 흐를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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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 Powell 상류가 보이면서 풍경이 괜찮아 기대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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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전혀 다니지 않아서 길가운데서 맘대로 셔터를 누르며 지상천하 유아독존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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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지가 따로 없어도 지나는 곳 그 자리가 명승지인 곳이 유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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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로 내려가 캠프가 있는 국립 휴양지 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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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강이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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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지나 그랜드 캐년으로 흐르는 콜로라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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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사방팔방이 명승지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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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적부터 물이 흘러 흙은 오랜세월에 씻겨지고 보리개떡을 마구 주물러 쪄낸 듯한 기괴한 모습의 바위가 모든 지역을 덮고 있었고 어떤 바위는 속이 비어서 발을 구르면 북소리처럼 텅텅하는 빈 공간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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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풍경에 매료되어 천천히 매우 천천히 운전하며 멈추기를 수없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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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줄줄이 무인휴계소가 만들어 있는데 게시판에 위 사진을 붙여놓았다. 전에 높이 약 75 미터 되는 절벽에서 물속으로 다이빙 한 젊은이가 멋진 폼으로 뛰어 내렸으며 물에 떨어진 즉시 그길로 저승으로 떠났으니 누구든 여기서 무모한 짓을 하지 말라는 경고문이었다.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에는 가끔씩 폭포에서 뛰는 무모한 도전자가 있어 곳곳에 벌금 10'000 달러를 부과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으나 뛰어내린 즉시 저승으로 떠나서 벌금을 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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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막히게 만든 도로는 끝이 없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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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에서 왼편으로 건너던 콜로라도 강 다리가 아득히 먼 곳에 가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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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거리 호수 아래는 캠퍼가 보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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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서 경치를 감상하는 곳에 노인들이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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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다가 가서 절벽에 섰는데 면적이 넓어서 그리 위험한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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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 지명이 국립휴양지로 지정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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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종착지를 찾아가는 길은 시작부터 어마어마한 붉은 암석이 떨어져 쌓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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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위산 계곡으로 이어진 도로에는 하이킹 코스가 곳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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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터사이클 대세는 기존의 대형 할레이 데이비슨이 아닌 경량의 비포장 도로용 모터사이클이다. 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것이 지난해 부터 기존의 모터 사이클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모든 도로에 넘친다.


이들 일행은 노란 색 안전복을 입은 두 사람이 앞뒤에 서고 맨 뒤에는 픽업트럭에 별도의 모터사이클을 싣고 이들과 같이 가는데 만약 고장이 발생하면 새것을 내려 대체하며 여행을 다니는 그룹이었다. 뒷바퀴 양옆의 가방에는 천막 등 필요한 캠핑도구를 싣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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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치즈처럼 생긴 흙바위가 줄줄이 있어 길가에 있는 것을 찍으려 했는데 수백미터 전진하니 끊어졌기에 다시 뒤돌아와 삼각대를 세우고 뛰어 들었다. 야생선인장이 널렸으며 몸보신용 방울뱀 흔적을 찾으며 이리저리 둘러보던 시간이었으며, 머리를 디밀고 손으로 만지며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모습이 생긴 것은 풍화작용에 의해 무른 부분이 씻기고 아치가 형성되는 과정처럼 조금씩 떨어지면서 생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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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국립공원 명칭을 붙일 것 없이 눈길이 닿는 곳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 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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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지나고 또 지나서 95번이 끝나고 24번 도로가 있는 Hanksville 이곳에 도착했는데 마을이라기 보다는 사막의 갈림길에 있는 주유소와 RV 주차장이었다. 블론디 표지는 주유소 식당겸 기념품 샾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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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덮인 사막도 아니고 완전한 모래사막이 끝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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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끝에는 이런 사막의 언덕이 줄지어 있으며 산악용 모터사이클러와 ATV 차량이 노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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훽토리 뷰트 이곳 전체 사막이 망가진 기와지붕처럼 생겼으며 길이는 대략 수마일이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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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운전자는 백금녀 아줌마 모습의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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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지나고 또 지나며 이곳에 낙동강 모래와 자갈을 파서 팔아먹은 그놈이 없기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래와 자갈이 차고도 넘치는 곳이지만 간사하게 생긴 면상 그놈이 있었으면 뭔 사단이 나서 퍼가지 못하면 밀어서 망치기라도 했을 불한당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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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만 만들고 나머지는 건드리지 않고 놔두면 그게 자연보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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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사막을 달리고 또 달리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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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이곳으로 정했으며 목적지가 변경될 이유가 없던 것은 이곳에 오는 길은 95번 도로 하나여서 다른 곳으로 새어나갈 일이 없기에 가능했다. 만약 이리저리 가는 길이 있었으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행자라서 중도에 새어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하여간 목적지가 없고 시간에 제약이 없이 다니는 자유여행이 내 성격과 체질에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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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ol Reef "바위의 세계 중심" 이라는 이름이 걸맞게 어마어마한 바위산이 가득찬 곳으로 인류가 발을 밟아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 화성의 어느 계곡처럼 느껴지는 곳이며 장엄함과 더불어 음산하고 두려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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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기묘한 바위산에는 모두 제각각 이름이 붙어있지만 그것은 조물주 의견이 아닌 사람이 대충 만들어 붙인 것이라 큰 관심 없이 감상에 열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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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따라 어쩌다 농가가 하나씩 있으며 국립공원 지정 후 모두 이전했지만 옛 역사는 보존되어 있었으며 위태로운 절벽 아래는 계곡의 옛 학교가 있었다. 계곡의 농가 분포를 생각해보니 여기저기서 말타고 대여섯명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던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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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오기까지 약 3시간 달린 모든 곳 지형이 이렇게 기기묘묘했으니 이곳 캐피탈 맆 국립공원은 그 연장선으로 보면 된다.


이곳은 1937 년에 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가기념물로 지정했었고 이후 1971년 뒤늦게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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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이곳을 찾는 패키지 버스 여행객은 칠십세 이상 노년층이 많았으며 방문객에 비해 국립공원 안내센터가 너무 비좁았다. 이곳에 하루 묵으면서 하이킹 루트를 살펴보기로 했으며 24번 도로를 따라 곳곳을 살펴보며 오를 곳을 선별해 두었고 비포장 도로 곳곳을 찾아들어 상황을 살피던 시간이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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