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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광야 (라라미 산).

한동안 콜로라도에 있었으니 이제는 북으로 가기로 했고 25번 고속도로를 북상하여 Wheatland  마을에서 동쪽에 있는 Laramie Peak을 가기로 했다. 장대한 산맥도 아니지만 해발 3'000 미터는 넘는 산이라서 북으로 정처 없이 가는 도중에 찾아보기로 했다.




Wheatland 마을에서 서쪽으로 들어갔는데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지고 온통 거친 비포장 도로만 나왔는데 길가에는 바람의 힘으로 펌프를 움직여 물을 퍼올리는 급수시설이 있고 언덕 아래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예전에 카우보이가 거처하던 임시 거주지가 보였다.  





도로는 번호가 없는 Fletcher Park Rd 였는데 저편 산기슭으로 가는 지름길로 보였고 아이패드의 큰 화면으로 되어있는 내비게이션이 Van Ort wick Hill Rd로 가라 하여 굵은 자갈로 이뤄진 자갈길을 따라갔다. 길은 흡사 개울가 자갈밭과 다르지 않았으며 쿵쾅 삐그덕 덜크덕 등 갖가지 소음을 일으켰지만 표시가 그리로 되어있어 계속 진행하였다.





느낌에 대략 5 킬로 미터 들어갔는데 계속해서 입구이 철조망에는 사유지 농장 표지가 붙어있고 출입을 금하는 표지 있는 곳을 여러 곳 지났고 산아래에 거의 이르렀는데 살펴보니 산으로 이어진 아주 작은 길이 있을 뿐으로 여행 밴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어서 조금 넓은 길을 찾아 차를 돌렸다.


멀리서 픽업트럭이 오기에 길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산아래 농장 주인이 아주머니 두 분과 밖에 나가다가 나를 보게 되었고 뒷자리에 앉은 친절한 할머니 말씀이 이곳으로는 라레미 산을 갈 수 없고 오던 길로 가서 왼편의 신작로를 께속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파를 한참 따라서 나왔으며 아저씨는 왼편으로 가라며 손짓을 하기에 경적을 울려 감사의 인사를 정하고 라레미 산으로 가는 신작로를 따라서 갔다.






특별히 정해서 다니는 것도 아니고 가다가 운전대를 꺾으면 그곳이 내가 가는 곳이니 염려할 것도 없고 차 안에는 먹을 것과 물이 많아서 길을 잃거나 고장이 나도 며칠은 버틸 여력이 되기 때문에 신작로를 계속 따라서 들어갔다.





분명히 들판에는 드물게 소떼가 있는데 농가는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물게 있으며 인기척도 없고 지나는 차량은 아예 없는 조금은 음산한 지역이었다.





얘들은 줄지어 가다가 멈추어 바라보니 걸음을 멈추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기에 나를 경계할 것이 아니라 너희들에게 풀을 주어 천사로 보이는 너희들 주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들리도록 한마디 해주고 셔터를 누르고 길을 떠났다.





앞길은 계속 사막의 풍경이었으나 농부의 손길에 의해 풀은 꽤 많이 자라는 곳이고 삭막하면서도 괜찮은 곳이었다.





와이오밍주는 대체로 이런 구릉지대가 많고 들판은 준사막인 곳이 대부분인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고 먼 산을 보니 푸르름과는 거리가 먼 메마른 산맥이라서 별 기대는 할 수 없는 곳으로 보였다.





산길로 들어서니 국립 수목원이라는 표지가 있지만 드물게 서있는 나무가 전부이며 국립수목원으로 부르기에는 너무도 빈약한 곳이었다.





비포장 도로에 길아 파여서 속도를 높일 수 없지만 원체 천천히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흥얼거리며 곳곳에 멈추어 요모조모 살피던 시간...





산매 전체가 철조망이 없이 풀어서 기르는 농장이고 드문드문 있는 물통에 농장주가 물을 갖다 주는 것으로 끝인 곳이다.





침례교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캠프가 하나 있어 긴장이 풀리며 안도가 되었고 그냥 지나쳤다. 인적이 너무 없어서 도로포장도 하지 않은 곳에 길까지 험하고 전화연결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지역이라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고장이 나면 대책에 서지 않는 지역인데 그래도 사람의 흔적이라도 보이며 안심이 되는 것이다.





지나온 곳에도 국립수목원 표지가 있더니 여기 또다시 국립수목원 입구의 표지가 있었다.





대륙을 쏘다닌 경험에 의하면 이런 곳은 수목원의 가치가 없지만 개발을 제한하고 (나라에서 관리하는 수풀 보존지역)이라는 거창한 표시를 한 이유가 따로 있다.





나무가 크게 자라지 않는 지역인데 그나마도 산불이 나서 모조리 타버렸으며 사이사이 풀이 자라서 소떼가 살 수 있는 정도였다.





곳곳에는 타이어로 만든 고무 물통이 드물게 있으며 소는 자연생 풀을 먹으며 성장하는데 소 주인은 놓은 지역의 땅에 파이프를 꽂아 이곳에 물이 흐르도록 해 준 것으로 끝이다.





저것이 해발 3'000 미터가 넘는 Laramie 라라미 바위산이며 기대했던 것과 달리 별 특징이 없는 곳이었다. 그래도 이곳 신작로는 페이로더로 밀어서 그나마 괜찮은 길이었고 길을 닦은 것도 사람의 흔적이니 안심이 되었다.





삼거리가 나왔으며 오른편으로 11 마일을 가면 해리스 팍이 나온다는 표시가 있어 그곳에 가기로 했다.





커다란 풀밭이 있는데...





특이하게 생긴 사슴이 곳곳에 앉아있었고 어릴 때 잡아서 갖고 놀던 참나무 고목에서 자라는 사슴벌레 집게처럼 생긴 뿔이어서 신기했다






무척 순하게 생겼지만 낯선 차량이 멈추니 풀을 뜯다가 경계하는 눈초리로 나그네를 바라보고 있다.  





바로 근처에 낡은 농가가 하나 있는데 얘들은 상관하지 않고 자신들의 영역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11 마일을 가려고 했는데 이곳에 농장이 가로막아서 의아했으며...





라라미 산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한적한 농가는 무척 많은 풀을 길러 소 먹이로 사용하는 곳이었고...





표지판이 있던 삼거리에서 불과 1 마일을 왔을 뿐인데 개인 사유지라며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철조망에 불어있었다. 구굴 지도가 잘못인지 나의 잘못인지 분간하지 어려운 상황에서 더 들어갈 수 없었는데 여기까지 왔으니 기념사진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ㅋ





라라미 바위산으로 가는 길 표지가 아주 작게 있는데 산자락 아래 끝에는 농가가 하나 보였지만 여행 밴이 들어가기에는 길도 험하고 인적이라고는 전혀 없는 늘 고요하고 거룩한 밤과 낮인 곳이다.  






사슴 구경을 하면서 삼거리로 다시 왔다.





반나절을 들어왔는데 갈 곳이 막혀서 이곳에서 밥을 해 먹기로 하고 사유지에 자리를 잡았는데 콜로라도 번호판의 서버밴에 탄 커플이 차를 멈추어 길을 물었다. 내가 갔던 곳은 길이 막힌 곳이라 더 갈 데가 없고 반대편으로는 40 마일 넘게 가면 뭐가 나온다는 표지가 여기 있으니 네가 선택하라고 했더니 덜덜거리는 위태로운 차를 타고 그곳으로 가겠다며 떠났다. 





우라질...


삼거리에 이 팻말이 있는데 불랙 마운틴 롯지 (검은 산에 있는 숙박업소 그리고 술을 파는 식당) 표시는 뭔지... 차는 아예 다니지도 않고 인적도 없는 곳에서 숙박업을 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라라미 산 아래에 있는 농장에서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곳의 분위기는 중국 영화에서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사막에서 부부가 주막과 여인숙을 하면서 길손이 오면 잡아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스토리가 전개되는 (용문객잔)이 떠올랐다.





아예 인적이 없는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소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간편하게 음식을 만들어서 먹던 시간이었다. 이곳에 차를 대놓고 하룻밤 머물고 갈까 고심하던 곳이며 고도계는 해발 약 '1300 미터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이 부대끼면 서로 싫어할 경우가 많지만 아예 인적이 없는 이런 곳에서는 서로가 보일 정도의 거리에 사람의 그림자라도 있는 것이 낫다. 오늘처럼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깊은 산골짜기에서는 급격한 상황이 발생해도 방법이 없고 어느 길손이 지나야 겨우 외지와 연락이 닿을 텐데 아무리 호젓한 캠핑이 좋다지만 이런 경우는 전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길 가운데 차를 세워도 문제가 없고 길가의 풀밭에 차를 세워도 방해할 사람이 없지만 왠지 이곳은 머물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주변에 널린 사슴 떼를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밤이 깊으면 승냥이 우는 소리가 들릴 뿐이고 그 야심한 밤에 밖에서 하늘의 은하수를 감상하는 것도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머무는 것이 좋을 리 없어서 길을 떠났다.





왔던 산길로 되돌아 떠났으며...





나갈 때는 단축된 거리로 가니 풀밭이 많고 소떼가 많았으며 드물게 차가 다닐 정도의 신작로였다.





이렇게 직선으로 다니는 길을 놔두고 험난한 자갈길로 헤매다가 겨우 들어간 곳이 얼토당토않게도 용문객잔과 같은 곳이었다.





농장주인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올 필요도 없고 바람개비가 돌아가며 지하수를 퍼올려 물이 채워지는 곳이니 소들은 제절로 자라는 곳이다.






나오는 길에 팻말이 있어 뒤돌아보니 라라미 바위산이 이곳에선 13마일에 불과하고 유소년 캠프 표시도 있고 용문객잔 팻말도 있었다. 이길로 갔었으면 고생도 덜하고 여러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남의 사유지로 돌아서 산으로 가려다가 황당한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진 날이다.





파라다이스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곳에서 한참 들어가는 삭막한 풍경의 캠프에 붙인 이름이 파라다이스로 새겨져 있다. 내 의견은 그곳은 파라다이스가 아니라 화성의 어느 한 부분처럼 낯설고 거친 풍경이 그칠 줄 모르는 곳이었고 혹성탈출 영화의 주인공 찰톤 헤스톤 아저씨 모습으로 침팬지와 고릴라가 바글거리는 곳에서 인간의 세상으로 나오는 것과 같은 시간이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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