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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위험하고 고달픈 생활.

간밤에 많은 비가 내려서 오전에 하는 전통 퍼레이드는 취소되었고 점심시간에 일어나 경기장으로 갔다.


매일 펼치는 축제는 모두 같은 종류지만 출전하는 선수는 새로이 교체되는데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바뀌지 않는 것은 속도 경기와 인디언 릴레이 두 종목이다. 원근 각 지역에서 출전하는 부족 간의 대결이기 때문이며 이번에는 각 부족에서 출전한 여자 속도 경기가 있다. 




원래 경기장은 흙으로 되어 있어서 물차로 경기장 전체에 물을 많이 뿌리고 하는데 간밤에 내린 비로 인해서 

진탕이 되었으므로 생략하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검은 옷의 로데오 선수는 시간을 초과하여 만점이 되었으므로 이제는 성난 말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이 남았고 

도우미들이 곁에 붙어서 말을 옮겨타도록 하는 중이다.





떨어져도 크게 다치는 이 없는 것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숙달되었는지 알 수 있으며 날뛰는 황소와 말에 깔리고 채여도 절룩거리며 피할뿐 부상은 없었다.





선수가 탈출한 후 말을 붙들어 우리로 몰아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고 극도로 흥분한 말이라서 

사납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길을 가는데 느닷없이 남이 내 등에 올라타면 이후 전개될 스토리가 불 보듯 뻔할 텐데 이곳 로데오 경기에 출전한 말이 바로 그런 상황과 비교될 일이다.


들판에서 맘대로 자라는 말을 체포해서 데려와 철장 안에 가두고 로데오 선수가 등에 앉으니 철문을 열면 말의 입장에서는 밖으로 뛰쳐나가 등에 앉은 괴물체를 떨어트리려고 발작하는데 그 사나운 말 등에서 10 초이상을 버티는 사람은 참으로 대단한 담력이고 신기에 가까운 기술이다.





로데오 선수가 떨어져 도망쳤는데도 날뛰기를 멈추지 않는 길들어지지 않은 야생마였다.



허공으로 튕겨서 날아가는 이런 상황이 내게 닥친다면 소름이 돋을 일이지만 이들은 떨어지고 밟히면서 더 강인한 유목민이 된다. 




이 사진은 비 오는 날 밤 공연장 밖에서 천막을 치고 이발소를 차린 곳에서 머리카락을 다듬는 희한한 풍경이라서 이곳에 올린 것이다. 오래전 중국 특집을 본 적이 있는데 떼국놈들은 낫을 갈아서 길바닥에서 그것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이발하는 광경을 보았는데 그보다는 훨씬 양반이었다.




비로 인해서 공연장은 경기장 옆 큰 농구장에서 열렸으며 틈틈이 오가며 관람하였고 친해진 아이들은 아파치 인디언이라고 우기는 아저씨와 장난하면서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소의 일생에 비교하면 한창 활동량이 많은 청소년이라 할 수 있는 일년생 날카로운 뿔을 가진 중간크기의 소를 잡는 경기는 정말이지 살벌하였다.





말에서 뛰어내려서 이렇게 시작되어...




이렇게도 되는데...




자세히 설명할 것 같으면 다음과 같다.


2인 1조가 대기선에서 준비를 마치면 청소년 소가 갇힌 우리의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말을 달리면서 카우보이 한 사람은 뛰어내릴 동작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달리는 말의 고삐를 잡아서 말이 멀리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말에서 소를 겨냥해 뛰어내리면서 뿔을 잡고 뒹굴어 청소년 소를 쓰러트리는 경기는 들녘에서의 실생활 그대로 경기로 만든 것이다.




           뒤쫓다가 그대로 덮친다. 



             이렇게 완전히 쓰러트려야 경기가 종료되고 장내 방송에서는 몇초 걸렸는지 시간을 발표한다. 



              동시에 튀어나와서...





소와 말이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이렇게 말에서 그대로 소를 덮치는 것이고..




한쪽 팔로는 뿔을 감싸고 한쪽 팔로는 뿔을 잡아서 비틀어 소를 쓰러트리는 경기이며 이들은 이렇게 소를 키우고 잡으며 사는 낙농업 종사자들이다.




가슴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으며 사납게 날뛰는 소에게 오히려 사람이 차여 지금처럼 놓치기 일쑤다.





            연속 촬영 1번.




             2번.




3번으로 동작이 이어지는데 참고로 유튜브에서 (최배달) 선생을 찾아보면 극진가라데 관장이신 최 선생이 이 정도 크기의 비슷한 소와 치른 결투가 나온다. 수십 년 전 소의 뿔을 수도 (손날)로 쳐서 빠트렸다고 엄청나게 

소개된 그 동영상인데 백사장에서 소의 뿔을 잡고 대결하는 무술 고수의 경기였다.


시대적 상황을 떠나서 이에 비교하면 최배달 선생의 도전은 일본에서는 엄청난 사건이었겠지만 같은 시대의 

미국의 카우보이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 장면이며 이들의 치열한 생존의 삶은 그 자체가 고강도 무술 수련자 보다도 더욱 험난한 삶이라고 하겠다.


이들은 무술 수련자가 중간 크기의 소의 뿔을 잡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하며 폼 잡는 행동 없이 바로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리며 덮쳐서 불과 육칠초 사이에 소를 제압하는 살벌한 경기를 펼친다.




이어지는 여성의 경기는 송아지를 잡는 정도이며 밧줄을 휘두르며 돌격하는 모습은 남자와 다름이 없다.





즉 이런 모습은 축산업을 하는 광야의 유목민 가정부인의 일이며 부인으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그리고 남편과 함께 방목해서 키우는 송아지를 잡고 낙인을 찍어 재산을 지키는 등의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 것이 이들 거친 들판의 여성이다.





이들은 경기에 출전해서 메달을 목적으로 육성되는 선수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터득한 기량을 기록경기에 출전해서 순위를 다투는 실제 생활인이다.


하여간 유목민의 생활은 농경사회 사람보다 훨씬 거칠고 한국인은 농경사회의 부족이라서 정적인 생활방식인 것에 비하면 이들은 몽고 벌판을 다니던 유목민족과 같은 생활방식이라서 거칠고 인정사정이 없다.






농경사회의 엄마들은 밭일을 하고 집안일과 아이를 키우는 일과 음식을 만드는 일에 종사했지만 이들은 밭일 대신에 거친 들판에서 이렇게 말을 달리며 살았다.


이들의 경기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았는데 한국의 예전 가정 구도는 남편의 노동력에 의해 모든 가정사가 책임 지워진 때문에 가부장적으로 남편의 권한이 절대적이었고 남편은 바람을 피거나 첩질을 해도 묵인되는 것이 사회 통념이었다.


만약에 이들 사회의 남편이 한국의 남편처럼 첩질을 하거나 경제권을 빌미로 해서 부인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사진의 장면처럼 송아지 대신 가차 없이 남편의 목에 밧줄을 던져 감고 말에 매어 인정사정없이 끌고 다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부인은 남편과 같이 들녘에서 소몰이하며 공동 경제를 구사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얽매일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다.





이런 장면이 서부영화에서 보면 낭만이고 멋스러움이지만 농경사회에 길들여진 한국사람이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면 모두 기권할 가능성이 많다.





             키운 말을 길들이고 살아야는 카우보이 삶이 이렇다.



1번.

이렇게 날뛰는 말위에서 중심을 잡으면 기를 쓰다가...




2번.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고꾸라져서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고 그런데도 굽히지 않고 다시 일어나서 일하는 것이 이들의 강인한 생활이다.


농경사회에서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조금 다치면 엄살을 떨고 곧 죽을 것처럼 들어 누워 세상의 종말이 온 듯이 행동하는 것이 다반사지만 유목민의 삶은 너무도 팍팍해서 이런 것은 보통 넘어가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이 여성은 표준적인 인디언 여성의 생김이어서 셔터를 눌렀다.




과거 서부영화를 보면 살던 한국의 세대들은 황야에서 채찍을 휘두르고 밧줄을 휘두르며 살아가는 카우보이를 보면 부러워하고 멋스럽게 생각했지만 이들의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고 낭만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겠다. 소도둑이 날뛰고 무장강도가 성행하던 대륙에서 남녀 누구나 권총을 차고 장총을 말 잔등에 꽂아놓고 살아간 것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거친 광야의 생활이 있어서 그렇다.





우천으로 인해서 농구장에서 열린 전통춤 공연을 잠시 보러 왔다.






이들 Crow 까마귀 부족의 행사에 참여한 인원을 번호표로 배정하는데  각 종목에 걸쳐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여인은 작년에도 멋스럽게 춤을 추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만났으며 영락없는 서구인 미인 모습이지만 혈통은 혼혈 인디언이다.







말 경기장 도우미...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수백 명의 백인 방문객이 참석하였고 모든 행사는 규모가 커지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대단한 행사였다.


보편적 생각으로 인디언 하면 미국에서는 한 수 제쳐두고 생각하는 것이 통념이라 하겠고 캠프에서 이들이 살아가는 과정과 일상을 유심히 살피면서 몇 날을 지내보니 열등한 종족이 아니라 이들 나름의 전통과 생활양식이 있는 문화인이고 초면의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도 편견이 없고 친절하고 따듯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었다.





이제 한편의 글을 더 써서 크로우 인디언 축제 이야기를 마치고 새로운 대자연의 이야기로 이어갈 것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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