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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계곡 소피아 폭포 가는 길.

아침에 Babb 에 있는 나의 캠프에서 조금 늦게 일어나서 다시 Many Glacier (빙하가 많은 계곡)으로 갔다. 




오늘은 열었겠지 생각하고 트레일 입구에 갔더니 쇠사슬로 막고 위험 표시를 매달아 놓았는데 "이곳 지나서는 모든 트레일에 곰이 득시글하여 폐쇄한다"는 것이다. 잠시 고민을 하는데 인디애나 주에서 온 애미쉬 청교도와 종파만 다를 뿐 같은 청교도 주민 그룹이 입구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어린아이가 여럿이고 어른은 주로 연로한 아낙이고 최루탄도 없어서 다른 데 가겠다며 길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레드 바위 폭포로 가는 쉬운 길을 일러주었고 미련이 남아서 서성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도 왔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고 발걸음을 돌리기에 일행이 없음을 슬퍼하며 돌아선 날이다.


불법이지만 모두 세명만 되어도 회색곰이 득실거리는 트레일로 들어갈 호기는 있는데 혼자서는 감당이 안되어 이번에는 로간 패스로 가는 Bull Head Lake를 지나야 나오는 고갯길로 떠났다.




매니 글래시어에서 트레일 명소는 거의 이곳에 있는데 다섯 곳 모두 통행금지가 되었다. 무장 레인저 말에 의하면 죽은 짐승의 사체가 있는데 회색곰이 다섯 마리가 뜯어먹고 있었고 그 외 수많은 회색곰이 모든 트레일에 깔려서 폐쇄한 것이고 붉은 바위 폭포로 가는 길만 열어놓았는데 그곳은 사람이 많이 다녀서 괜찮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레드 락 폭포도 위험할 수 있지만 하이커가 이리로 몰려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곳이라 안전한 편이다.




그래서 오늘의 목표는 편도 5 마일 걸리는 먼 곳의 뾰족한 산 아래로 떨어지는 소피아 폭포까지 가기로 했다.




지나는 사람끼리 동물이 있는 지점을 알려주고 다니기 때문에 멈추어 숲 속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무스가 보이는 곳이다.




작은 폭포에서 잠시 쉬고...





숲 속에 빈터가 나오면 올라가서 주변에 있을지 모르는 곰과 무스 등 동물을 찾아보던 시간이고 시야가 트인 개활지에서는 곰을 만나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오르는 길에서 쉬는 남자가 800 미터쯤 더 가면 오른편에 무스가 있다고 알려주어 축지법하듯이 속도를 높여 걸었다.


부스럭 소리에 조심스레 컴컴한 숲 속을 보는데 10 미터 채 안 되는 앞에서 무스가 쳐다보았고 조심히 바라보는데 해를 당하지 않는 판단이 선 때문인지 계속 나뭇잎을 뜯어먹었다. 마주 오던 중년의 일행이 멀리서 멈추어 뭐냐고 입모양으로 묻기에 무스가 있다며 손짓으로 오라고 했더니 모두 놀라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여러 사람이 더 도착하니 무스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내 나뭇잎을 먹으면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깊이 들어갈수록 인적은 현저히 줄고 트레일에는 뱀이 꽤 많았는데 독성이 없는 뱀이었다.




한 사람씩 건너야 하는 출렁다리도 있는데 무척 재밌는 곳이었다.




호수가 여러 개 있고 무척 긴 트레일이라서 저편 산을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오늘은 산 위에 오르기로 했다.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가 있을까 하여 귀를 사방으로 기울이며 걸었다. 




폭포에서  흐르는 빙하 물줄기가 뒤집어 놓은 자갈밭이 된 계곡물을 여러 번 건너야 했다. 




별 것 아닌 듯하지만 이렇게 먼 산속으로 통나무를 옮겨서 간이식 다리를 만든 노력이 놀라웠다.





이제 저 앞의 왼쪽에 쏟아지는 이사벨 폭포 그리고 오른편 깊숙한 곳 절벽에서 쏟아지는 조금 낮은 소피아 폭포까지 오르려면 2 마일 가량 남았는데 이제부터 경사가 심한 산길로 이어진 곳이다.




아침 일찍 Logan Pass 트레일을 출발해서 이곳까지 험한 절벽길로 10 마일을 넘어오는 하이커가 많았으며 매니 글래시어 주차장까지 남은 거리를 묻기에 약 4 마일 대체로 평탄한 길이라고 일러주었다.  




이제는 체력도 좋아지고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가 아니라서 축지법에는 못 미치지만 무척 날랜 걸음으로 산길로 떠났다. 시골로 다니면서 공기가 맑은 곳으로 다녔더니 비염 증세도 거의 없어져서 목에서 소리도 끊기고 역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곳이 분수령이라서 오늘은 1번 소피아 폭포 옆까지 가고 다음에는 로간 패스에서 넘어와 매니 글래시어 주차장까지 연결하기로 했다. 





오르는 길은 대체로 경사가 있지만 편한 트레일이어서 사방을 둘러보며 놀며 가는데 로간 패스를 출발해서 산을 넘어 내려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고사한 고목에서 놀기도 하고 서두를 일이 없는 날이다.




연기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저편을 출발해서 5 마일 거리에 도달하였고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폭포 옆이다.




빙하가 많이 녹았지만 언제 눈폭풍이 쏟아질지 예측이 안 되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이다.




고개의 정상이 가까우니 인적이 뜸하고 젊은 층이 대다수였다.





아침에 올라왔다가 내려간다는 노년의 부부...






이곳 낭떠러지 절벽길이 오늘 목표로 삼은 곳이고 다음에 반대편에서 어차피 와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쉬고 내려가기로 했다.




아래서부터 세월아 네월아 같이 오르던 연로한 부부도 도착했고 이곳서 음식을 먹고 내려가기로 했는데 젊은 친구는 꼭대기에 가지 않고 전망이 좋은 여기서 앉아 놀다가 내려간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전염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 부부가 가져온 간식을 권했는데 사양하고 배낭에서 훈제 말린 칠면조를 꺼내서 먹었다.







오른편은 올라온 절벽길이고 왼편의 위로 오르는 길은 로간 패스로 가는 절벽길이며 얇게 쪼개져서 떨어져 쌓인 트레일은 미끄러워서 자칫 실수하는 날에는 절벽으로 떨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웠고 한 사람씩 지날 수 있는 매우 좁은 길이다.





폭포 옆 금세라도 무너질 것 같은 바위에 앉아 쉬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이며 이곳 루트가 아름답고 험해서 먼길을 걷는 남녀 청춘이 많았다.




이들은 주차장서 같이 출발한 가족인데 정상을 오르고 다시 내려가는 길이며 그들이 저만치 가는 것을 본 후 노부부와 작별하고 산을 내려가기로 했는데 오전에 같이 출발한 연세가 75 쯤 된 부부가 천천히 올라왔으며 그들도 정상까지 간다고 했다.







산바람을 타고 걷듯이 가벼운 걸음으로 산을 내려오는데 오며 가며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앞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서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회복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쉬는 산아래 자갈밭 물가에 많았다.




로간 패스에서 넘어온 연세가 지긋한 아줌마 하이커 그룹을 만났으며 야생동물에 관한 궁금증을 묻기에 자주 나타나는 곳을 알려주고 길을 떠났다.






평탄하고 쉬운 길이라서 모두가 재잘거리며 내려가는 시간이었고...




무스와 곰이 나타난 지점을 알려주는 사람이 많았으므로 자주 걸음을 멈추던 시간이다.




어떤 부부는 세 마리 회색곰을 한꺼번에 보기도 하는데 녀석들이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뭘까 궁금했는데 짧은 시간의 타이밍이 달라서 앞사람과 뒤에 온 사람들이 곰을 만났다는 말을 하는데 그들은 운이 좋았고 나는 운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호수 건너편 절벽 아래 먼 곳에서 풀을 건져 먹는 무스가 있어서 모두 이곳에 멈추어 쉬면서 바라보던 시간...




말 한 마리가 물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크기다.




오늘은 왕복 10 마일 걸었더니 몸이 피곤하여 Babb 삼거리 근처에 있는 캠프로 떠나면서 주변 풍경을 살펴보며 쉬엄쉬엄 떠났다.





동쪽 입구 전 지역에서 이곳 반경 100 미터 가량 되는 곳만 인터넷 연결이 잘되기 때문에 언덕 위 하얀 교회 주차장이 나의 캠프가 되었는데 이곳에서 캐나다 국경은 35 마일 정도 된다.


이곳서 8 마일 떨어진 East Gate 가 있는 St. Mary 안내센터와 그곳 삼거리 지역도 인터넷이 전혀 안 되는 곳이라서 Black Feet 인디언 마을까지 갔었고 다음날에는 인터넷이 잘되는 장소를 찾다가 이곳이 괜찮아서 아예 나의 숙소로 정했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곳이다.


교회는 문을 닫아서 폐가처럼 된 건물이고 잡초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곳인데 아래는 가게가 한 개 있고 서너 채 건물이 있지만 이곳은 언덕에 있어서 사람들과 마주칠 일도 없고 돈을 내는 곳도 아니어서 마음에 쏙 드는 장소다.


이번 여행은 글래시어에서 체력훈련이 끝날 때까지 장시간 이곳에서 지내기로 하였고 9월 중순 이후에는 유타 주로 떠나서 한국서 오는 등반대와 함께 유타 주 다섯 곳 국립공원 트레일과 아리조나 주 그랜드 캐년 트레일 그리고 모하브 사막으로 가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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