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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장거리 여행 록키산맥을 넘어

대륙을 달리는 나의 당나귀 Chevy Van

2016. 6.


뉴멕시코주 Raton 타운의 모텔에서 오전 6시에 길을 나섰다.

자기 전에 지도를 보며 갈길을 계산하고 카메라를 사기 위해 월마트에 가야 하는데 봄에 다녀온 Alamosa 타운까지 200 Km 정도 가야 하고 어차피 알라모사를 지나 Durango 방향으로 가서 유타주로 넘어가는 험난한 길을 택하였으므로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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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on Pass 2388 m 고갯길을 넘어 25번 고속도로에서 Trinidad 시티 콜로라도에서 갈팡질팡 하며 이곳 12번 지방도로를 찾아 산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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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살피니 작은 길이었으며 통행이 적은 곳으로 판단되어 유유자적 다니려고 이곳을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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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지나는데 로마 경기장 비슷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먼길을 지났다가 다시 돌아와 비포장 도로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무엇이었는지 짐작하려고 머리를 회전시키는데 산중에 수문이 있을 리 없어 마을에 찾아들었더니 폐쇄된 석탄 광산촌이어서 실마리를 찾으려고 곳곳을 찾아다녔는데 마을 입구에 안내판이 있어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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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캐어 열을 가해서 수분을 증발시키고 탄화 시켜 코크스를 만들던 장소로 기록되어 있다. Coke Dale 장소인데 아궁이처럼 생긴 것 뒤에는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는 굴뚝이 줄지어 있는데 단층 아파트 높이였으니 엄청난 규모의 코크스를 생산하던 곳이다. (코크스는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기 위해 풀무에서 태우는 탄화 석탄이며 용광로의 쇠를 녹이는 높은 화력의 연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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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과 작별하고 십리 정도 갔는데 길가의 단층에 석탄이 쌓여있어서 다시 되돌아 왔다. 도로를 만든 절개지이며 유심히 살펴보니 태고에 해저에서 밀려 올라온 석탄 지층이었는데 나의 지식으로는 석탄은 육지에서 수풀의 막대한 목재가 수만 년을 지나며 썩어서 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저층 융기에 의해 올라온 것이 놀라웠다.

생각을 정리해보니 이곳이 바다에서 밀려 올라오기 훨씬 이전에 육지였으며 고생대 대형 식물이 썩고 지질변화에 의해 대륙이 해저로 가라앉았다가 세월이 흐른 후 대륙이 솟아올라 석탄층이 돌출된 것으로 판단이 되었다. 지구의 자전 운동의 영향으로 대륙과 해저는 주기적으로 수억 년마다 지각변화에 의해 입장이 뒤바뀌는 것인데 불과 수십 년을 사는 인간의 두뇌로 측량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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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 곳곳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은 온통 농장으로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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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멕시코계 거주지여서 오래된 건물은 멕시코풍 건물과 흡사했으며 길가의 모든 집들은 서부시대에 말 타고 지나던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금도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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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산 사이에 초원지대가 있고 시냇물이 풍족하게 흐르니 곳곳이 비육우 기르는 농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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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보다는 산속에 소떼를 풀어놓아 산 전체가 농장화된 것으로 철조망이 쳐있으나 이 녀석은 어떻게 이곳 길가에 나와서 두리번거린다. 지나는 차에 치일 가능성이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얌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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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숲 속에 자리 잡고 한가로이 쉬는 소떼가 산에 가득하여 놀라운데 특이한 녀석들은 평지를 놔두고 계곡을 올라와 좁은 구역에서 노니는 것도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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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비상등을 켜고 셔터도 누르고 주변을 감상하며 멈추기를 반복하는데 오프로드 모터 바이클이 잽싸게 앞으로 달린다. 너무 오래 구경만 하면 언제 유타주까지 가겠나 싶어 그들의 뒤를 쫓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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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에서 캔 석탄이 컨베이어를 타고 계곡 아래로 실려가는 곳이고 저편에는 눈 덮인 산이 우뚝 솟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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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려온 석탄을 분리하여 쌓아두고 트레일러가 실어가는 석탄 집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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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에 가깝게 살아가는 이들이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별로 없고 흐르는 세월에 몸을 의탁하며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일반인보다 수명이 두세배 길게 느껴진다. 수십 년 사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빨리빨리" 또는 악쓰는 소리가 없어 홧병이 생길리 없으니 오래 사는 것과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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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떼를 풀어놓으면 제절로 자라고 봄에 목초지를 가꾸는 농사일이 그들의 일과이므로 속세의 사람들처럼 근심 걱정도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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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흔한 정도가 아니라 급류가 흐르는 곳이고 풀은 무진장 자라는데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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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때부터 이곳을 점유해 살아가는 멕시코인들이어서 주택도 그들의 정서에 맞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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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필요해 가게로 들어가려는데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고 써있어 발길을 돌렸다.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 하는 속세의 사람은 이곳에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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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멕시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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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바위가 줄지어 있는 곳 초원에 농장과 상점과 식당이 있어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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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에 나를 앞질러 쏜살처럼 달리던 친구들을 이곳에서 만났다. 산악용 도 아니고 할레이 대비슨도 아닌 비포장용으로 포장도로와 겸용으로 사용하는데 몸체와 헤드라잇 등 모든 부분이 보호 파이프로 감싸져 있다.

이들은 이곳을 지나 유타주를 거쳐 아리조나의 그랜드 캐년을 가는 중이라고 하기에 나는 그랜 캐년은 두 번이나 갔었으므로 이번에는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언 캐년을 거쳐 캘리포니아 요세미티까지 간다고 하니 놀라워한다.


내친김에 두 달 동안 13'000 마일 다녀온 길을 말해주니 일행들과 더불어 경악스러워 하기에 한 번에 2 만 마일 장거리 여행서부터 한두 달씩 지속되는 장거리 탐사여행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놀랍고 놀랍다고 한다. 하여간 미국인들은 낙천적이고 여행을 좋아해서 금세 친해지는데 이들은 항상 긍정의 마인드여서 불편한 구석이 없다. 이번 여행을 마치면 270'000 마일 (약 40 만 Km)를 다니게 되는데 나의 바램은 50만 마일을 채웠으면 좋겠지만 앞일을 어이 알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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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는 댈라스에서 왔는데 어제 출발해서 오늘 이곳에 도착한 것도 나와 같다며 웃는다.


나의 커다란 차를 보더니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니냐는 물음에 나는 가족과 헤어진 지 오래이며 언제나 혼자서 대륙 여행을 다닌다 했더니 모터사이클 여행이 잘 맞겠다고 추천을 한다. 옛날에 작은 사고가 있은 후 모터사이클은 아예 친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니 차가 커서 경비지출이 많겠다고 한다. 물론 몇 배의 비용이 지출되지만 그래도 안전하고 편리한 공간이어서 나는 자동차 여행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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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침식사는 언제나 같다. (아침식사는 하지 않지만 점심이 가깝고 저녁만 해결하는 하루 두 끼 식사의 습관은 변하지 않는다. 자주 하루 한 끼로 끝나는 때가 많은데 코카콜라와 초콜릿 비스킷 그런 것들로 대신해서 전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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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피투성이가 된 뉴스가 나오고 자막으로 위기상황이 나오기에 뭔 일인가 유심히 보니 엊저녁에 훌로리다 올란도에서 한 명의 범인이 자동화기를 난사하여 50여 명이 사망한 뉴스가 연속으로 나온다.


주인과 웨추레스와 대화하며 전혀 몰랐고 지금에야 알게 되었다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담담하게 말하는 이들과 옛날 살벌했던 시절 뉴욕시 총격사건 등 이야기를 들려주며 성격파탄 장애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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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던 아저씨가 뒤따라 나오며 어디로 가는지 묻기에 유타주로 간다고 대답하며 다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1950년 산 골동품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데 낡은 그대로 애지중지하는 아저씨다.

여행하며 많은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것이 나의 지식 습득에 큰 몫을 차지하며 이들과의 대화는 격식이 없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언제나 편하다.


(위아래 훑어보고 자신과 비교하면서 영양가 없는 허세를 부리는 어느 나라 사람들과의 대화는 불편해서 초면에 말을 섞기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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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 같은 산길을 돌고 돌아서 호수를 돌아서니 앞서간 이들이 모여있어 차를 멈추었더니 아까 그 흰머리 결 친구가 묻는다. 내가 식당에 있을 때 도착한 새로운 그룹이 있었냐 묻기에 없다고 했더니 뒤 따리 자신들과 합류하기로 되어 있는 일행이 도착하지 않고 연락도 안되어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되돌아 가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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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서는 풍금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아직 시간이 일러 예배가 멀었으므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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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가 있는 곳에 가게가 여러 곳이고 식당과 호텔이 함께 있는 곳이다. 다음 편에 호텔과 모텔의 차이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야겠다. 일반 사람들은 호텔은 비싸고 모텔은 싸구려 여인숙으로 알지만 다음 편을 기다리면 Inn, Hotel, Motel, Suite, 등등의 여러 가지 호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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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약 2'700 미터 지점으로 8'630 피트의 글씨가 가게 간판에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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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지나니 푸른 초장의 농장이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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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사유지를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지만 내게는 노하우가 있어서 지금까지 한 번의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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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을 타고 밖으로 나가는 노인과 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농장을 둘러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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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때부터 계곡에 터 잡고 농장을 일구어 살아온 후손이었으며 작은 연못을 개방하여 낚시는 4달러를 받으며 농장 작은 건물을 숙소로 개조해 이곳에서 묵는 사람도 여럿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농장도 경영하고 일반인에 개방하여 수입도 생기는 발상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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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살펴보고 떠나려 했는데 여유롭게 둘러보게 되었으며 언젠가는 이곳을 다시 올 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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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chara 마을인데 계곡으로 난 협소한 공간의 숲 속 시냇가에 있는 작은 마을로서 신선이 사는 곳으로 보면 되겠다. 한국은 산천 경계가 좋은 곳은 대체로 절간이 자리 잡고 속세의 돈을 긁어모으는 곳으로 이용하지만 미국은 개척민들의 농장이 선점했다고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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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구입한 코닥카메라는 성능이 좋지 않아서 절반가량의 사진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기에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아이폰 6 카메라를 사용하였다. 문제는 먼 거리 피사체가 흐리고 신속하게 셔터를 누르기 부적합하며 손으로 잡고 있는 자세가 불안정하여 새로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요즘은 휴대폰 카메라가 대중화되어 기존의 카메라 가격이 1/3 정도로 폭락하였다.


전에 1000 달러 넘던 것이 절반 가격도 안되고 이삼백 달러 하던 작은 카메라는 대략 60 달러 정도에 판매한다. 가격에 상관없이 성능이 우수하고 휴대하기 간편한 것으로 고르는데 500 달러 가격의 카메라는 커서 휴대가 불편해 안 되겠고 작은 것으로 고르니 약 400 달러였다.


이것도 몇 개 안 되는 종류 중에서 고른 것이고 월마트 대형 매장에서도 이제는 카메라가 거의 자취를 감출 지경에 이르렀다. 캐논은 성능이 좋은 것은 커서 싫고 이것과 같은 크기는 먼 거리 성능이 약하고 WIFI 시스템이 없고 가격은 저렴하였으나 코닥카메라와 다를 바 없어 니콘으로 선택하였다. 색깔은 보편적인 검은색으로 사려 했으나 붉은색 한 가지만 출시되었다 해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사용해보고 성능미달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15일 이내에 물려준다고 하는데 모텔서 성능시험을 해보니 바꿀 일이 없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구입한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수증 제시하면 30일 이내에 군말 없이 바꾸어 주게 되어 있다. 한국처럼 인상 쓰는 그런 행위는 전혀 없는 곳이 미국이다.


시력이 좋지 않아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기 위해 망원경을 고르다가 이것으로 골랐다. 사냥꾼이 표적을 관찰하는 용도이며 라이플 사격에 앞서 목표물 관찰용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먼 거리를 선명히 볼 수 있어 이것으로 택했다. 하여간 기존의 것들은 성능미달의 애물단지여서 폐기하고 새로운 것으로 하나씩 장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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