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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주 사막의 Tonopah Town.

2016. 6. 20 네바다주 이야기....


미국의 대통령이 트럼프가 되던 힐러리가 되던 상관도 없고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재벌이 첩질을 하든 말든 나는 그런 것에 관심도 없고 잘난 체 하는 것들이 룸사롱에서 위스키 퍼마시며 작부를 희롱하던 말던 내 소관이 아니며 나는 평생 그런 취미를 가져본 적도 없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여행을 다니지만 알콜중독으로 눈동자가 게슴츠레한 적이 없고 비틀거리며 걷던 기억도 없다. 맑고 밝은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봐도 부족한데 촛점을 잃은 어물전 동태눈이 되어 술타령 하며 인생을 낭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운전하며 루이 암스트롱 아저씨가 부르던 what a wonderful world 노래를 흥얼거리며 속세의 구질구질한 일은 떠올리지 않고 대자연의 오묘함을 살피며 그렇게 살아도 후회가 없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길가 표지에 저공비행하는 항공기가 있다는 안내문이 있어 무슨 뜻인가 했더니 스텔스 전폭기가 인적 없는 사막을 날으며 훈련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재빨리 카메라를 조준하는데 그새 사라진 네바다 사막이다.   




사라진 녀석의 모습을 인터넷서 찾았으며 얘는 퇴역한 지 오래인데 아직 연습기로 사용되고 있었다.    




자며 졸며 놀며 Tonopha 토노파 마을에 도착했는데 언덕에 있는 마을이며 상가와 모텔 등이 예부터 자리 잡은 마을이고 서부시대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그런 마을이었다.   




지금은 시대에 밀려 문 닫은 모텔이지만 판자로 지어진 고풍이 스며있는 낡은 모텔이었으며 건너편에는 낡아서 무너진 판자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모습이 있는데 이들은 그런 것들을 랜드마크로 후세에 넘겨준다.   




마을의 가운데 높이 솟아있는 모래산에는 옛날에 은을 캐던 광산이 지금은 박물관으로 변해 여행객에게 개방되었으며 이곳은 1901년부터 1948년까지 운영하던 광산이다.   




길 건너에는 각종 장비가 전시되어 있고 광산의 인부들이 사용하던 숙소 등이 있었다.   




이곳 토노파 타운은 미공군 군용기 실험 비행장이 있으며 모든 군용기 실험은 이곳서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곳으로 마을 곳곳에는 광산과 테스트 비행기지의 소개 표지판이 있다.   




2차 대전 때 개발된 1톤 무게의 글라이더 비행폭탄이 이곳에 있으며 각종 비행기 잔해가 모아져 보존되어 있었다.   




광산의 채굴 탑도 있고   




광부의 주택도 있다.    




한편을 살펴보니 1925 ~ 1931년 사이에 약 20'000대가 생산된 불도저가 있어 역사 위에 앉았으며 팔구 년 전 뉴욕시 외곽서 다양한 중장비 운전을 생활수단으로 삼아 한동안 살았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대한제국에서는 일제에 의해 자동차 전차 기차 기계산업이 자리 잡은 시기지만 일반사회는 기계문명과 거리가 멀던 그 시기에 이곳 사막의 토노파 광산에서 사용하던 기계들이다.   




1900 년에 사용하던 마차....   




테스트 파일럿의 추락한 기체의 잔해가 놓여 있으며........  


 


25세 디그 로프 대위는 1971 년 여름 네바다에서 해군 항공기 콜세어 전폭기 훈련비행을 하다 추락해 사망하였다.   




사막을 다니느라 먼지와 땀에 시달렸는데 오랜만에 이곳에서 모텔을 찾아들었다.   




밥을 먹어 본 지 오래여서 전기밥솥에 쌀을 올려놓고 잽싸게 식품점을 찾아가 상추와 양념된 케밥을 샀으며 케밥을 후라이팬에 볶아 상추쌈과 양념장과 함께 먹었는데 여행 중 흰쌀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짜장면을 먹든 된장찌개에 쌀밥을 먹든 생선구이를 먹든 상관없이 코카콜라를 마셔야 마무리가 된다.


   


사막에는 나무 그늘 아래 쉬어가는 주차장에서 대충 자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고 인터넷과 전화는 아예 연결이 안 된다. 해지면 사막은 서늘해서 더위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추워서 이불을 덥고 자야 한다. Tonopha 마을에는 트럭과 여행용 RV 차량이 무료로 쉬어가도록 빈터에 안내판을 세워놓은 곳도 있었다.    




가까워 보이지만 전혀 가깝지 않은 저곳을 넘어야 하고 얼마 후면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곳곳에 모래바람이 실어온 금모래 은모래 백사장이 널렸다.   




얼마쯤 가는데 저 앞에 마을이 보이고 트레일러 몇 대가 서있어 아침을 먹으려고 다가갔더니 유령마을이었고 트레일러는 이곳 빈터에서 밤을 새운 듯하였다.   




주유소 모텔 등이 있던 작은 마을인데 교통량이 너무 적어서 폐쇄한 듯하였다. 지나온 레이첼 마을에는 빈집도 많은데 그런 곳에는 외부사람이 들어와 산다면 집도 공짜로 생기고 환영을 받는 마을이다.   




아무것도 없는 이런 사막의 아름다움은 직접 눈으로 봐야 하지만 여행자는 도시와 명승지를 선호하므로 이런 오지를 올리 만무하다. 도시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사막의 낭만이 별 의미가 없을 듯하다.   




산맥을 넘어가는 기대감이란........   




산맥을 넘으면서 바라보는 황량한 저 아래에 외딴 농장이 있었다.   




먼산 정상에 산양이 있을 듯하여 카메라로 곳곳을 살펴보던 시간들............   




산맥을 내려가 평지에 들어섰더니 검문소가 있어 의아했으며 일단 셔터부터 누르고 상황을 살피며 어디로 가야 할지 판단을 하는 중에 중년 여인이 나오더니 오른편 건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천천히 다가서며 국경도 아닌데 검문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캘리포니아주는 외부 농산물 유입이 안 되는 곳으로 차 안에 과일과 채소 등이 있냐고 묻는다. 


사막을 건너며 먹던 말린 소고기뿐이 없다며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다. 캘리포니아주는 대규모로 농산물이 생산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병충해와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 철저히 조사한다는 것이다. 통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는 이곳에도 이런 검문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이들의 제도가 경이로웠다. 


무척 양순하고 친절한 여인이었으며 사무실에서 잠들어도 별 문제가 없을 통행량이었고 낮이 되면 통행량이 늘어나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직진하면 요세미티가 나오냐 물으니 거리가 멀다고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았으나 작별의 인사를 하고 떠났다.   




120번 서쪽길로 가야 하는데 6번 도로를 따라 Bishop 마을까지 가서 395 북쪽으로 가느라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었으나 나에게는 길을 잃어버릴 길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사막을 개간하여 농산물을 키우는 곳이 줄지어 있다.   




요세미티가 있을 저편을 바라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달리던 시간..........   




길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가고 또 가다 보면 언젠가 요세미티로 갈 수 있으니 근심 걱정 없이 아무 곳으로 가면 된다.   




상당히 큰 Bishop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고 북으로 향했다.    




저편에는 네바다에서 넘어온 산맥이 보이고 산맥의 이쪽 흰눈 쌓인 산맥 아래가 캘리포니아주 영토다.   


 


경치에 취해 이곳저곳 살피며 가는데 요세미티 국립공원 표지판이 안 보여 Mono 호수를 지나왔으며 395 도로와 108 도로 만나는 지점까지 와서 길을 잃었음을 알게 되었으나 다시 되돌아가서 목적지를 찾아가면 된다. 


길을 잘못 들었으니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만나게 된 것이지 내가 깐깐하고 똑똑한 사람이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실수로 오겠냐는 생각이며 반푼이에 들떨어졌으니 길을 헤매다 이런 곳에 보너스로 오는 행운도 누리는 것이다.   




한참을 되돌아가며 살펴보니 요세미티 입구의 커다란 표지판이 있는데 온갖 풍경에 취하여 눈앞이 가려서 지나쳤던 것이다. 요세미티를 못 가면 저세미티로 가고 저세미티가 없으며 그세미티를 찾아가면 되는 것이니 불평할 것이 없다. 


앞길을 예측하며 상황판단을 해보니 저 산맥을 넘어야 대자연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드디어 입구에 도착하였으므로 자연 속에서 조물주의 경외로움을 느끼고 열심히 살피며 감상하면 될 일인데 무슨 불만이 있으랴, 세상에는 넘치는 감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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