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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는 당신도 건맨이 될 수 있다.

2015년 7월 이야기...

여행기록을 올리면서 구색을 갖추기 위해 특이한 이야기도 틈틈이 올리는데 미국을 알려면 이런 다양한 모습을 여과 없이 봐야 한다. 직접 경험할 수 없어도 나의 브런치에 눈을 고정하면 남들은 흉내도 낼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 메뉴가 제공되며 없는 것은 연애 이야기 뿐이다.



 오늘은 텍사스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flea market '벼룩시장'의 권총 장사 이야기를 엮어봐야겠다.




양계장을 개조하여 만든 후리 마켓은 실내와 실외 두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뜨거운 햇살에 그을리며 살펴보는 옛 물건들이 정겹게 느껴졌고 테이블에 가득히 올려놓고 판매하는 실제 총을 살펴보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서부시대를 살아가던 카우보이의 거친 모습과 똑같은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들이 차고 다녔던 권총 탄띠를 허리에 묶어보는데 넓은 가죽 허리띠가 분간이 잘 안되어 헤매었다. 총잡이 권총 띠는 허벅다리에 권총에 놓이도록 차야 권총을 빠르게 뽑아 쏠 수 있으므로 사진의 모습처럼 비스듬히 매는 것이고 무릎 바로 위에 권총 지갑 아래에 늘어진 가죽끈을 다리에 묶어서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야 한다.


요즘의 권총은 휴대의 편리를 위해 짧게 만들어졌으나 옛날 권총은 먼 거리 목표도 맞출 수 있도록 길게 만들어졌으며 크고 무거워서 어지간히 숙달되지 않고는 서부영화의 주인공처럼 날렵하게 사용하기는 무리였다.

한국식 사고방식으로 이런 곳에서 파는 총들은 장난감이려니 생각할 수 있으나 모두가 실제 권총이며 돈을 지불하면 자유롭게 (묻지마 판매)를 하는 것이다.


미국 남부지방 총기 판매는 과거 서부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으로 정치인이 아무리 떠들어도 원체 강력한 총기매니아 그룹을 이루고 있고 정당과 정치인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이기 때문에 각종 총기사고가 발생하는 그때만 잠시 인기발언을 하는 정치인의 입놀림에 불과하다.  




테이블에 놓인 1938년식 장총을 들어보는데 무게가 일반 장총의 무게를 추월하였고 지금까지 들어본 소총 중에서 가장 길고 무거웠다.


과거 예비군용으로 사용하던 대형 소총 반자동 M1으로 각개전투 한 때가 있고 40발을 연속 사격한 적도 있는데 이것은 볼트액션식으로 일발 사격 후 노리쇠를 당겨 겨냥하고 쏘기를 반복하는 것이어서 불편하였지만 개머리판에는 몇 발의 탄환을 비상용으로 넣을 수 있는 탄띠가 있는 특징이 있다.  


1차 대전 당시 미국이 사용하던 육군 제식 소총이며 이후 개발된 M1 소총의 등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퇴역 소총이었고 1963년 달라스에서 캐네디 대통령을 암살할 때 저격범 오스왈드가 사용한 소총이 이것이었다.   


 


1700 마일을 달려와 텍사스를 방문한 친구가 도떼기시장 곳곳에서 파는 총을 보더니 무척 신기해하며 이것저것 관심을 갖기에 주인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만져보게 하였다.


남자들이 보면 만지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것이 총기류인데 원거리 사냥총 망원렌즈에 눈을 대면 목표는 총알을 벗어날 방법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숲 속 혹은 들판의 동물이 망원렌즈의 십자 타깃에 포착되어 영문도 모르고 비명횡사 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지만 생물을 죽이지 않는 내게는 소용이 없는 물건이다.


어쨌든 이것도 몇백 달러를 지불하면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물론 외부로 갖고 다니려면 총기 허가를 필요로 하지만 서부에서는 누구나 소유할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미국서 때때로 벌어지는 총기 살상 사건을 뉴스에서 보게 되지만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총기가 범람하는 미국 전체를 생각하면 미미한 사고로 볼 수 있다.


만약 한국서 미국처럼 총기 자유판매가 허용된다면 돌발적이며 양은냄비처럼 금세 뜨거워지는 다급한 민족적 성질로 인해 감정이 있는 사람을 찾아서 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질 것이므로 인구의 절반이 금세 사라질 가능성이 있겠지만 미국은 서부개척시대부터 총기 자율화가 이뤄지고 총기를 필수품으로 사용하는 전통이 있으므로 총기안전과 자제력이 강하다고 보겠다.  


 


지금 시대 작은 권총과 달리 한 손으로 휘두르며 쏘기에는 너무 커서 무리지만 숙달되면 영화 속 건맨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는 하겠다.


미국의 중서부 일대는 이렇게 구형과 신형의 실제 총을 시장에서 자유롭게 판매를 하는데 판매 후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서는 판매자는 책임이 없다. 어디서 나온 총인지 알 필요도 없고 테이블에 놓인 그대로 사든 지 말든지 알아서 하면 된다. 실탄은 총기 판매점 혹은 월마트에 가면 무진장으로 살 수 있고 가격도 무척 저렴하다.


 


잡다한 물건과 같이 판매되는 것이 미국의 총기이며 후리 마켓 곳곳을 살펴보는 재미는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알 수 없다.   




옛날에 양계장으로 사용하던 곳이 지금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후리 마켓으로 사용되는 들판의 시장이 되었다.





텍사스 명물 긴 뿔소의 뿔을 판매하는데 과거 육칠십 년대에는 승용차 앞에 이것을 장식하는 것이 유행이었으나 지금은 그런 풍조가 사라졌다. 뿔 판매 가격은 85 달러이며 생긴 모습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미국에 이런 것이 있을까 의아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도 수십 년 전 사용하던 이것을 지금도 갖고 다니며 장사하는 사람을 더러 보게 된다. 어른이 추억을 회상하며 흔들리는 저곳에 앉아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다.  




각종 장닭이 잔디에 놓어져 있으며 주인은 햇볕을 가리 주기 위해 카펫을 얹어놓았고 뒤태가 아름다운 여인과 남자 친구는 부스마다 유심히 살피며 다닌다.  




실내에는 먼지를 뒤집어쓴 가죽장화를 판매하는데 이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장화를 즐겨 신으며 바지 속으로 넣어서 겉에서 보면 일반 구두처럼 보인다. 가격은 약 150 달러 정도다.


무법자 영화 " 내일을 향해 쏴라"에 로버트 레드포드가 대역한 미국 최초의 열차강도이며 전설의 총잡이 선댄스 키드는 폴 뉴만이 대역한 버치 캐시디와 멕시코로 도망치고 남미 아르젠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서 숨어 살다가 볼리비아로 이동하며 강도질을 직업으로 전전하며 살다가 결국 볼리비아 군대에 사살되어 그곳에 묻혔다.

(수년전 북녘의 시골 박물관에서 이들이 사용하던 진품 엽총을 기록한 여행기록이 있으므로 차츰 이곳 브런치에 올릴 생각이며 나의 여행기록은 꾸밈도 없고 가짜도 없고 지어낸 스토리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중부 미주리주 미시시피강 유역서 당대의 건맨으로 활동하던 전설의 속사권총이며 수많은 결투로 수십 명 목숨을 앗아간 제이시 제임스는 26살의 나이로 그도 목숨을 잃었듯이 총을 휴대하면 수명이 짧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몇 년 전 양아치 건맨 짓을 하다가 개망신을 당한 시정잡배 한국화약 회장 김승연은 자신의 아들과 시비를 한 웨이터를 야산으로 납치해서 똘마니를 시켜 두들겨 패고 허가도 없는 45 구경 권총으로 웨이터를 죽인다며 위협한 죄로 감옥살이 한 뉴스가 있었으나 뇌물이 판치는 한국이라 몇 달 만에 풀려나왔다.


깨진 병과 회칼을 휘두르는 날파리가 많은 한국이지만 미국에서 그런 양아치 짓을 하면 바로 사살하여 즉시 염라대왕을 만나게 해주는 나라다. 친절한 텍사스 건맨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미국 총기 역사를 듣는 시간이었으며 토속적인 시골의 초췌한 모습의 사람들이지만 옛 서부시대 무법자 모습이 확연하게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내년부터 텍사스주에서는 휴대 권총을 옷 속에 넣을 수 없고 반드시 겉으로 허리에 차든지 가슴에 차든지 서부시대 건맨의 모습으로 다니는 법이 제정되었다. 하여간 미국서는 한국서나 통하는 양아치 짓은 통하지도 않으며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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