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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고 헤매던 록키산맥 산악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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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지만 고산지대 산중의 밤은 추워서 이불을 두 개 덮어도 새벽 두 세시면 어김없이 몸이 떨려서 잠에서 깨었으며 큰 이불을 반으로 접어서 세 겹으로 덮으면 그제야 조금 추위가 덜했다.   



뉴욕의 데이빗은 뭐가 그리도 궁금한지 여행을 하면서 혼자 있는 모습이 사진에 많이 보인다고 누가 찍어주는지 (어느 girl 인지) 공개하라는 연락이 왔다. 눈 위에서 배추 된장국을 끓이던 그 자리에 서있는 카메라 삼각대를 배경으로 증거사진을 남겼으니 더 이상 궁금증이 없을 줄 안다.     




헤매다가 이곳에 도착하여 건너편 산꼭대기까지 타이어 자욱이 있어 저곳을 가고 싶은데 사륜구동이 아니어서 불가능했으며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밤이 너무 추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이른 아침에 라이언 일행이 춥다고 불을 피우기에 이불을 헤치고 일어났다.     




해먹에서 잔 이 친구도 부시시 일어났는데 슬리핑백에 들어가 잤는데도 추웠다고 투덜거린다.   





노란 점에서 배추 된장국을 먹었으며 삼거리 왼쪽의 길은 초입에서 통나무를 쌓아서 일부러 막아놓았기에 오른편으로 갔다. 노란선을 따라가다가 길이 너무 좁은 엉킨 실타래 같은 길이 이어졌으며 길이 없는 곳에서는 풀밭으로 숲의 평탄한 곳을 찾아서 지나갔고 다시 길을 찾아 산등성이를 헤매며 내려가는 중에 검은색 점에서 이들을 만나 불을 피우고 호젓이 밤을 지새웠다.  


조금 내려가서 759번 왼편으로 갔어야 했는데 길이 멀어서 759 오른편 길로 가기로 했고 그곳을 삼사 마일만 지나면 지프가 다니는 신작로가 나오는 것을 지도로 확인하고 파란선으로 가기로 했으며 파란 점에서 멈춘 것이 오늘의 이야기다.


지도의 넓은 흰색 길은 사륜구동 지프가 다닐 수 있는 길이고 그 외 점선은 사람, 자전거, 말, 산악용 오토바이, ATV 순으로 다니는 곳이며 가느다란 점선은 ATV 도 안되고 사람과 말 자전거 오토바이만 다녀야 하는 곳이다.


  


이들은 장작불 피우는 방법을 잘 몰라서 금세 불을 붙여주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지도를 다시 확인하고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산을 내려가기 전에 숲길로 하이킹을 떠난다고 해서 우리는 그렇게 작별인사를 하였다.


  


산은 고요했으며 지저귀는 새소리가 들릴 뿐 아무런 기척이 없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길을 떠났는데 길이 하도 험해서 차를 멈추고 앞으로 걸어가 확인하고 셔터도 누르면서 최적의 길로 지나던 시간이다.   




산악용 다목적 차량인 ATV들이 진흙탕을 다니며 모조리 파헤쳐 놓은 그런 길인데 여행 밴은 무게중심이 높아서 자칫 경사면을 잘못 밟으면 쓰러지므로 경사면을 계산하고 재빨리 반대편에 앞바퀴를 올려서 전복을 피하며 그렇게 갔다.     




한눈을 파는 즉시 차는 쓰러지는 길이어서 매우 조심스러웠고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길이 새롭게 시작되는 곳에는 표시판이 있으며 사륜구동 여러 대가 함께 다니는 길로 표시되어 있다.

759에서 왼편이 아닌 이곳 오른편을 선택했으며 몇 시간 후에는 평지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의 가는 점선은 이런 곳으로 사람과 자전거 말 오토바이만 다닐 수 있는 하이킹 코스다.    




영화 줄라식 공원의 공룡도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숲을 지나는데 한번 들어가면 길이 좁고 험해서 다시는 되돌아 나올 수 없는 길이며 앞으로만 가야 한다.   




점점 들어가니 장애물이 많고 섬뜩한 벼랑길이 계속 이어져 곳곳에 차를 멈추고 확인하면서 가야 했으며 기울어진 나무가 지붕을 긁기에 언덕에 올라 살펴보던 시간......   





뒤로 나갈 방법이 없어서 앞으로 한참 걸어가 상황을 확인하고 되돌아와 다시 운전하여 앞으로 또 앞으로 가던 매우 긴 시간이었다.    




운전미숙으로 벼랑으로 굴러 떨어지지는 않겠으나 경사면에서 차가 쓰러지면 그때는 밖으로 튀어나가 굴러 떨어질 차와 이별해야 하는 그런 시간이 이어졌다.   


 


차가 쓰러질 정도로 움푹 파인 곳인데 이 정도는 양반에 속하는 길이었으며....   




전복될까 염려되어 빠른 속도로 지나는데 발판이 뜯겨버려서 다시 후진해서 망가진 발판을 차에 실었다. 완전

히 찢어져 쓰지 못하지만 도심의 사람이 청정지역 록키산맥 이곳에 쓰레기를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도시로 나가 버리기로 했다.


   


작은 ATV 가 다니면서 톱으로 쓰러진 통나무를 자르며 길을 트고 지나간 곳이라 밴은 빠져나갈 수 없고 통나무는 나의 힘으로 움직이지 않으니 이렇게 넘어서 가야 했으며 이미 길을 완전히 잘못 들어왔다는 것은 느꼈으나 왕복은 없고 편도만 있는 저승길과 마찬가지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울창한 나무 그늘에 가려진 곳은 겨울에 쌓인 눈이 남아있고 녹아서 진흙탕이 되어 매우 위험하였으며 차를 멈추고 앞으로 걸어가 확인에 또 확인을 하느라 신경이 좀 예민해졌다.     




경사진 눈을 하나, 두 개 넘었는데 이곳은 경사가 무척 심해서 앞바퀴가 지나기 전에 뒤집힐 것으로 판단되어 여러 궁리하다가 위험한 방법이지만 빠른 속도로 넘어서 차가 쓰러지기 전에 평지에 바퀴가 닿으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어차피 천천히 넘으면 경사각으로 보아 쓰러져 구를 것이니 달리 방법이 없어서 웅덩이를 피해 오른쪽 바퀴가 길의 맨 가장자리를 밟게 하고 속도를 내기로 하고 달렸다.   




앞뒤와 옆의 모든 상황을 살핀 후 마지막 방법으로 속도를 높였는데 왼쪽 바퀴는 경사진 눈에서 미끄러지고 오른쪽 바퀴는 진흙에서 미끄러져 이렇게 되었다.  


아무리 살펴도 자력으로 나올 수 없어서 산길을 내려가 도움을 청하기로 결정하고 종이에 나의 이름, 전화번호, 날자와 시간, 상황을 적고 마을로 도움을 청하러 떠난 사유를 적어 앞유리에 넣어두고 작은 배낭에 3일은 버틸 수 있는 훈제 소고기 2팩과 비스킷과 물을 두 병 넣고 길을 떠났는데 눈이 많고 조금씩 흐르는 물줄기가 곳곳에 있어서 물은 필요하지 않았다.    




한참을 걸어갔는데 라이언 일행이 도요타를 몰고 오고 있었는데 차있는 부근까지 가서 차를 돌리려고 앞으로 갔으며 셋이서 뒤를 따라 걸어갔다. 이 친구들이 숲 속으로 하이킹을 떠난다고 했는데 집으로 가려고 그냥 왔으며 내가 간다는 길을 따라서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차가 빠져서 산을 내려가는 길이었다고 설명하니 가보자고 한다. 앞에 차를 돌릴 장소가 있냐기에 경사가 심하지만 한 곳 있는데 너희 차는 사륜구동이니 턴을 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1 킬로 미터쯤 걸어와 상황을 살피더니 너무 위험해서 건들지 말자고 한다.    




앞바퀴를 틀고 후진을 할까 생각도 했으나 눈에 미끄러져 오히려 굴러 떨어질 가능성이 많아서 건들지 않기로 했다.    




하여간 상황은 이렇게 되었고 넷이서 재잘거리며 앞을 살펴보자고 하여 견인차가 올라온다면 뒤편이 아닌 앞에서 와야 하고 그래야 차를 쉽게 꺼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앞길을 가보기로 했다.    




한참을 걸어 모퉁이를 도는데 도저히 갈 수 없는 길이 연속이어서 반대편으로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얘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차에서 떠나기 전에 전화기를 꺼내어 모두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우리는 다시 만나서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는데 이런 일로 열을 받는다면 세상 풍파를 견딜 수 없으므로 마음을 평온히 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해결하면 된다.     





일행의 차는 미리 이곳에서 돌려놓았는데 안으로 들어간 전체 약 3 km 중에 이곳만 가능한 곳이다.


    


이들의 차를 타고 Crested Butte 마을로 가기로 했으며 험악한 산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이들이 전날 올라 온 759번 도로는 매우 험해서 이런 승용차형 지프가 오르면 안 되는 곳인데 산꼭대기로 올라 온 이들이었고 마을로 가는 내리막길이 하도 험해서 걸어가며 차의 방향을 정해줘야 했다.   




이편 759 길은 응달이 없어서 눈이 없었으며 웅덩이가 파인 곳이 무척 많았고 차 바닥은 이리저리 쿵쾅거리고 부딪히며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생각하기를 운이 좋아서 견인차가 올라와 준다면 차를 꺼낼 수 있지만 만약에 올라 올 차가 없다면 버려두고 경찰에 신고하고 리포트를 작성해서 보험사에 제출할 방법까지만 생각을 해두었고 이들과 의논한 결과는 도움을 줄 차량은 픽업트럭 이어야 하고 앞 범퍼에 쇠줄을 감는 윈치가 있는 차라야 끌어낼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마을에 가서 물어보면 산길을 잘 다니는 사람 중에 도움을 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으며 안되면 사륜구동 지프 협회에 연락하여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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