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전회사(3)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난 민지는 준비를 마치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뉴는 늘 숭늉과 몇 가지 반찬뿐이었지만, 아침 공복의 허기를 달래기엔 충분했다.
기분 좋은 햇살이 비치는 식당.
아주머니의 밝은 인사를 받으며 배식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한 숟갈을 뜨려는 순간,
팀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 일그러질 뻔한 표정을 애써 눌러 담고, 민지는 입꼬리에 힘을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팀장은 자연스럽게 식사를 배식받고 민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밥 먹네?”
“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배고파서요.”
“다이어트 안 해?”
“다이어트…”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메리카노만 마시고 버티던데.”
“아, 네네…”
민지는 더 대화를 이어갔다간 밥맛이 뚝 떨어질 것 같았다.
팀장은 밥을 마시듯 급히 먹고는 시선을 민지에게 던졌다.
“천천히 먹고, 이따 봐요.”
“네네…”
이른 아침, 따스한 햇살과 기분 좋은 미소로 시작됐던 상쾌한 기분은 온데간데 없고,
밥을 먹는 도중 외모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견디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던,
찝찝하고 더러운 기분만이 남았다.
식당을 나서며 민지는 화장실 거울 앞에 잠시 멈췄다.
입술을 닦으며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다이어트를 해야 할 얼굴인가?’
아니, 그보다도—
‘왜 내가 이런 질문에 휘둘리고 있는 거지?’
자기 몸을, 자기 감정을, 자기 하루를.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말 한 줄에 저당 잡히고 있는 기분이었다.
휴지로 입술을 닦은 민지는 조용히 거울을 등지고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사무실 문을 열며 또 다른 연극이 시작되었다.
책상 위엔 얼마 전 수습을 마치고 주문했던 명함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름 옆에 적힌 직급이 민지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지는 다시 모니터를 켰다.
마우스를 부여잡고 손끝으로 커서를 움직였다.
한숨을 내쉬고, 또 한숨을 들이쉬었다.
그래도 오늘 하루도 어쨌든 지나갈 것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방식으로,
민지는 조용히 버티는 법을 익혀가고 있었다.
그 버팀이 무너지지 않기를 속으로 조용히 기도하며.
창밖은, 밝은 아침의 날씨와는 달리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