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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Dec 28. 2020

통일 베트남과 분단 한국

통일은 우리 민족의 일이다.  


1946년 호지민


이차대전 후에 냉전이 시작되면서 분할 국가가 등장했다. 독일, 베트남 그리고 한국이다. 그리고 독일과 베트남은 한나라가 되었는 데 한국은 아직도 두나라이다. 왜 그럴까? 


한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은 통일을 연구한답시고 독일을 자주 찾으신다. 그러나 독일은 한국과 사정이 사뭇 다르다. 유럽의 역사는 한국과 멀어도 한 참 멀다. 이차대전의 주역이었고 러시아, 영국, 미국과의 관계도 한국과 비교할 만한 건더기가 별로 없다. 유롭은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공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에서 공산주의가 발달했다. 그러나 아시아는 소작인과 지주 즉 농민의 문제에 공산주의의 근원 이 있다. 


한국과 사정이 비슷한 나라는 베트남이다. 그러면 왜 베트남은 한나라이고 한국은 두나라인가? 답은 간단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외세를 물리쳤고 한국사람들은 외세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좀 더 자기 비하를 한다면 전자는 단결했고 후자는 분열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외세의 영향이 베트남보다 더 커서 혼자 서기가 어려웠다고 합리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외세를 물리치지 않으면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베트남에 가서 배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베트남은 19세기 후반에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 프랑스의 함대가 강화도를 공격하던 흥선 대원군 시절이다. 프랑스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라오스, 캄보디아를 포함한 인도 차이나를 손아귀에 넣었다. 베트남 국민은 거의 백 년 동안 프랑스의 학정에 시달 렸다. 1940년 일본이 인도 차이나를 점령했다. 그러나 프랑스 식민지 정부를 없애지 않고 통치했다. 


1941년 호지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베트민(베트남 공산당)은 무장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1945년 3월, 일본 정부는 프랑스 식민 정부를 완전히 해체하고 일본이 직접 통치했다. 태평양전쟁에 식량을 비롯한 모든 물자와 인력을 총동원했고 같은 해에 베트남 사람 2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 


1945년 7월 연합국(미국, 영국, 소련, 중화민국)은 베트남을 16도 선에서 두 개로 나누어 북은 중화민국(장개석)이 일본으로부터 접수하고 남은 영국이 접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프랑스가 안정이 되면 원래의 주인이었던 프랑스에게 넘겨주기로 약속했다. 


1945년 8월 일본이 미국에 항복하자 전국이 혼란에 빠졌다. 9월 2일 호지민은 하노이에 정부를 세우고 독립을 선언했다. 호지민은 프랑스 정부에게 근대화를 도와주고 베트남 독립정부를 안정시킨 다음 베트남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으나 프랑스는 이를 거절하고 군대를 동원하여 호지민의 베트민 토벌에 나섰다. 호지민은 이에 게릴라 전으로 맞섰다. 프랑스는 베트민을 당할 수가 없었다. 1954년 프랑스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도 차이나 전부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1954년, 강대국들은 제네바 협상에서 프렌치 인도 차이나를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으로 독립시키고 베트남은 17도선에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남쪽은 미국이 지지하는 전 황제 바오다이를 수장으로 하는 베트남국이 통치하고 북쪽은 소련의 지지를 받은 호지민의 베트민이 통치하기로 하고  1956년 7월에 남북 총선거를 통해서 한나라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완전히 둘로 갈라지기 전에 300일 동안의 유예기간을 주었다. 사람들이 살고 싶은 지역을 선택하여 이사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북에서 무려 3백만 명의 캐독릭교 신자들이 남으로 이주했다. 불교 국가인 베트남에서 이들은 기득권 층이었다. 캐돌익 국가인 프랑스 식민지 시절 우위를 점한 베트남 사람들이다. 남 베트남은 캐돌익 신자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다. 


1955년 고딘디엠은 바오다이를 밀어내고 남 베트남 단독정부를 수립했다. 그는 캐독릭교 신자였다. 말하자면 한국의 친일파에 해당한다. 남쪽은 베트남 공화국이라고 하고 미국, 프랑스, 라오스, 대만(중화민국), 타일 란드가 지지했고, 북쪽은 베트남 인민공화국이라고 하고 소련, 스웨덴, 크메르 루지, 중공이 지지했다. 


이후 북 베트남은 게릴라 전으로 월남을 유지하려는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결과 1975년 월남을 멸망시키고 통일에 성공했다. 20년 만의 통쾌한 승리였다. 1976년에 하노이에 수도를 둔 베트남은 10년 동안 친 중공 공산국가로 고립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소련과 중공도 미국, 일본, 프랑스와 다름없는 외세임을 뼈저린 역사적인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었다. 1986년 베트남은 나라의 빗장을 활짝 열었다. 수많은 민간인과 군인을 죽이고 국토를 초토화시킨 미국과도 수교를 했다. 월남을 돕기위해서 미국편에 섯던 한국을 비롯한 136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국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요지음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나라이다. 


트럼프는 원자폭탄을 만들고 로켓을 쏘아 대는 김정은을 로켓 맨이라고 비하하더니 갑자기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고 정상회담을 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이 핵만 포기하면 북한과 통상을 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게 하여 남한처럼 잘 살게 해 준다고 큰 소리를 쳤다. 


김정은의 위상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원자폭탄과 그것을 미국까지 쏠 수 있는 로캣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정은을 떠올린 것은 원자폭탄이었다. 핵을 포기하는 날, 그의 가치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통상을 위한 개방은 북한의 세습체제를 극히 위험하게 한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을 포기 할리가 없고 남한이나 미국이 원하는 개방을 할리도 없었다. 


문재인을 포함한 남한의 위정자들과 남한 국민은 트럼프의 전례가 없는 대북정책에 목을 매고 달려들었다. 김정은이 나라를 개방하여 북한 주민을 잘살게 해 주기 위해서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트럼프의 정책이 보기 드문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펜타곤의 실무담당자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위험한 장난이었다. 


트럼프는 본성이 세계 평화나 북한 주민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는 인간이다. 그의 유일한 목적은 자기 과시이다. 

그의 대북정책은 김정은, 문재인을 출현시킨 트럼프 쇼의 시나리오에 불과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쇼를 통해서 북한을 자타가 공인하는 합법적인 핵국가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했다. 그 후 남북교류를 포함한 개방은 체제에 금이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허락했을 것이다. 


2019년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나기로 한 하노이 회담 장에 불청객 존 볼튼이 나타 난다. 두 정상은 점차적인 부분적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미국 측의 통상 금지 완화로 타협을 보기로 사전에 약속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펜타곤과 미 국무성은 비핵화를 완전히 한 후 통상금지 전면 해제를 주장했다. 볼튼의 만류로 회담은 결렬되었고 김정은은 처량하게 빈손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김정은에게 속지 않았다. 트럼프의 쇼는 시시하게 끝났다. 잔뜩 기대했던 문재인과 남한 국민 또한 크게 실망했다. 


베트남의 통일 과정과 하노이 회담은 남한과 북한에 사는 한 민족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고 있다.  지도자와 국민이 한마음 한 뜻이어야 한다. 국민은 지도자를 지지하고 지도자는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남한의 정부 형태는 국민이 선출한 정부이다. 정권을 지속하려면 국민의 지지를 얻어 야한다. 그러나 북한은 지도자 와 정부가 교리 되어 있다. 북한의 지도자는 체제 유지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인다. 나라의 장래와 국민의 복지는 이차적인 문제이다. 김정은이 지배하는 북한과의 대화는 그 대상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저 전쟁 방지 수준에서 한없이 계속 될 뿐이지 어떠한 해결책을 만들어 내지 못 할 것이다. 


남한 국민의 외세에 대한 개념은 베트남에 비해서 많이 모자란 다고 생각한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한국사람들은 외국 중에 우리 편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베트남 사람들은 외국은 전부 자신들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이 외국의 힘을 빌려서 나라를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에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이 아니면 독립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남한의 위정자나 국민은 우선 북한의 개방이나 통일에 대해서 서두르지 말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세습독재 체제를 가지고 있는 북한과 회담을 하면서 크게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이 체제가 좀 더 국민에게 가까운 체제로 바뀔 때까지 참아야 한다. 인터넽과 많은 소통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북한 국민이 세상 변하는 것을 모르고 살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북한 체제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처럼 외국이 주도하는 남북대화나 통일 노력에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수작이다. 어떤 나라도 남의 나라 일을 자기 나라 일처럼 도와주지 않는 다. 결국은 서로 통할 수 있는 남한 정부와 북한 정부가 통일을 이루어 내야 한다.  한국도 베트남 처럼 우리 민족 끼리 해결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이 베트남에서 결렬된 것은 베트남이 한국사람들에게 무엇인가 가르처 주기 위함이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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