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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Feb 03. 2021

이민자 자손이 가꾼 꽃

네가 호랑이를 잡았을 때


한국계 미국인 태 켈러(Tae Keller)는 ‘네가 호랑이를 잡았을 때(When You Trap a Tiger)”라는 작품으로 올해 뉴베리상을 수상했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고 알려진 최고의 상이다. 자라면서 할머니가 들려준 

호랑이 이야기에서 소설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한다. 그의 외할머니는 한국인, 외할아버지는 독일인, 

아버지는 미국인이라고 한다. 


“그 옛날 옛적, 호랑이가 사람처럼 걸어 다니던 시절에….,


릴리가 7학년 되던 해 여름에 어머니는 갑자기 캘리포니아에서 할머니가 살고 있는 워싱턴 주,  선빔으로 이사 하기로 결정 했다. 왜냐면 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셨기 때문이었다. 릴리의 아버지는 돌아 가셨고 언니 쌤이 있었다. 릴리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없어져 버리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언니는 그가 그저 여느 조용한 아시아 소녀일 뿐이라고 했다. 반면에 쌤은 친구도 잘 사귀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아무튼 자매는 선빔으로 이사가기를 원치 않았다. 


그렇지만 릴리와 쌤은 할머니 집에 가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듣기를 좋아했다. 특히 할머니가 

이야기가 듬뿍 실려있는 별을 잡는 흉내를 내라고 할 때 너무 신이 났다. 자매는 호랑이와 호랑이를 피하기 위해서  해와 달이 된 두 자매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좋아 했다. 그래서 릴리가 산빔으로 가는 길가에 서 있는 커다란 요술장이 호랑이를 보았을 때, 언제든지 할머니에게 자신이 본 호랑이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릴리가 하는 말을 들은 할머니는 릴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할머니는 자신이 호랑이에서 뭣인가를 훔처서 항아리에 모아 놓았다고 릴리에게 말했다.  그래서 호랑이는 할머니가 감추어 놓은 물건을 찾으려고 왔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을 할머니가 요술장이 호랑이에게서 훔친 것일 까? 


하늘에 있는 왕자가 깜깜한 밤에게 이야기들을 속삭 였는데 이 이야기들이 별이 되어 세상을 밝게 했다.    조그마한 소녀 였던 할머니는 그 이야기 별중에 슬프고 위험한 이야기가 있는 것을 알고  이것들을 항아리에 감추어 두었다고 릴리에게 알려 주었다. 그래서 호랑이는 이 이야기 별들을 다시 찾으려 왔다고 했다.   


새친구 릭키와 함께 자매는 지하실에 타이거 덫을 놓았다. 지하실 문앞에 할머니가 쌓아 놓았던 상자들를 이용해서 덫을 만들었다. 그중 한 상자에 항아리가 들어 있었는 데 릴리는 그 항아리에 이야기 별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예상 한 대로 어느날 밤 타이거가 지하실에 나타 났다. 타이거가 릴리에게 만약 그 이야기 별을 넘겨주면 할머니가 쾌차 할 것이라고 흥정을 했다. 릴리는 할머니의 병이 나으라고 호랑이의 흥정을 받아 드렸다. 항아리에서 이야기 별이 나가면서 릴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릴리는 할머니의 과거에 대한 적혀 있지 않은 사실을 메꾸었다. 허구를 없애고 사실을 대신 삽입 했다. “(Randomly Reading.blogspot.com: When you trap a tiger by Tae Keller; 번역)


두물머리공원에 가면 이승만의 훈시가 써있는 현판을 만난다. “삼천리 강산을 금상첨화하자; 서양인이 어디를 가던지 조치못한 산천을 가지고도 잘만들어 노코 사는 것을 보면 개명한 것이라고 하고 조흔 산천을 추잡하게 만들고 살면 야만이라고 하니…” 라고 하면서 결국 더럽히지 말고 구경하라는 요지이다. 


두개의 물(강),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이 두물머리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중의 하나이다. 요지음 가꾸어 놓은 한국은 아름답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나는 74년대에 한국을 떠나서 84년부터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해 왔다. 물론 84년, 10년만에 보는 한국도 많이 변해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의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게 되었다. 같은 곳을 가보아도 전혀 다른 경관을 보여 준다. 세계 어느나라를 가는 것 보다 한국 방문이 제일 큰 만족 감을 준다. 맛있는 음식, 아무하고도 통하는 말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만 한국이 다른 선진국 못지않게 되었다는 자부심은 내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거기다 경관에 섞인 역사적인 배경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한국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 가꾸었기 때문이다.   


국토 뿐만아니라 문화도 가꾼 것과 가꾸지  않은 것은 문명과 야만을 갈라 놓는 다. 랩과 판소리의 접목, 전통음악과 트롯트의 어울림, 한국영화의 세계화, BTS 빌보드의 세계 1위등은 한국문화를 잘 가꾸어 놓은 덕이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가 전세계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으로 둔갑 했다. 된장 냄새나는 고리타분하고 너무나 조선적인 할머니의 이야기가 불후의 명작이 될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이민 2,3세 들은 한국에 대한 편견이 없다. 이들은 이민 일세인 나처럼 할머니의 이야기가 고리타분 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태 켈러는 잘 가꾸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상상력과 어머니에게서 물려 받은 글 쓰는 재주는 역작을 만들어 내게 했다. “내가 호랑이를 잡았을 때”는 이민자 자손이 가꾸어 낸 꽃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발달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가꾸지 않으면 버려 진다. 하찮은 것이라고 업신여겼든 금쪽 같은 소재들이 어딘가에 숨어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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