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건물이 내게 다가오다
이 이야기 들에 나오는 분들은 내게 문화적 영향을 준 사람들입니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내 코드가 맞는 사람들...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내 영혼의 팬?
그냥 쉽게...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들은 나의 십 대 말부터 지금까지 내 감성의 심연에 들어온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음악, 미술, 문학, 혁명가, 대중예술, 스포츠, 건축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글들입니다
그래서 깊이 없는 그저 내 감정, 내 마음대로 쓴 글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 둡니다.
집을 짓는다는 꿈
오래전부터 나의 꿈은 내 집을 짓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일단 아파트에 살아보니 그랬던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아파트를 선호하고 또 우리나라에서는 집이 주거라는 개념도 있지만
재산이란 의미가 더 하다 보니 일단 아파트 열기는 계속될 것 같다. 나 또한 그랬고 내 소유의 아파트를 가졌다는 뿌듯함이 얼마나 컸는지... 하지만 살아보니 아파트는 내가 살고 있었지만 내 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집이었다. 소유만 내 것이지 내 생각이 담긴, 내 뜻대로 지어진 집이 아니어서 그랬다. 그러니 살면서도 늘
내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꾸며 살았고 아파트는 기성복이라 그냥 만들어진 옷을 사서 입는다면 내 집은 내가 원하는 디자인, 내가 원하는 색으로 옷을 맞춰 입는다고 할까?... 하여튼 그랬다.
그러다 10여 년 전 일단은 아파트를 나왔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자고... 일단 그 생각 하나였다.
그리고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에 책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찾아보고 일단은 멋있는 집이란 것에 꽂히기도 했고 그러다 집은 여러 가지 구조가 있고 재료도 여러 가지고 그야말로 너무나 다양한 세계라는 걸 알았다.
'안도 다다오'를... 알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거장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유명한 건축물들도 설계하고 지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 분의 건축은 아주 현대적이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건물을 짓는데 단순한 직선과 공간에 들어오는 빛, 그리고 콘크리트라는 재료의 조화로 만들어낸 독특한 건축가이다. 하지만 그는 건축에 관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고교시절엔 복싱선수이기도 했고 트럭운전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어느 날 헌책방에서 '르 꼬르뷔지에'의 도면을 보고는 건축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고교를 졸업한 후 세계를 떠돌며 여행하며 건축을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고졸의 학력임에도 그는 예일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도쿄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는데 보통은 건축학적으로 하중지탱이나 단순 건축 재료로만 쓰이는 투박한 건축재료였던 콘크리트를 장인적인 정신으로 물성을 살려내 또 다른 예술의 경지를 이루어낸 사람으로 인정받아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는 '자연과의 조화', '빛과 그림자', '콘크리트의 혁신적 사용', '심플함과 미니멀리즘'이라는 특징으로 콘크리트 덩어리에서 건축물로 탄생시켰으며 만드는 작품마다 화제를 몰고 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건축물들을 설계하고 만들었는데 교회, 미술관과 박물관, 아트센터등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위의 링크참조). 그의 건축은 우리나라 건축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어 한때 시멘트를 쏟아부어 거친 느낌의 외관을 드러내는 건물들을 유행시키도 했고 또한 그에 대한 비판으로 사람에게 적합한 것인가? 하는 물음을 주었는데 일단 자연과 하나 됨을 강조하다 보니 멋있고 감동적인 면도 있지만 여러 가지가 불편한데 일단 물성의 특징을 드러내는 공법으로 따스한 느낌(차갑다는 지적이 제일 많다)이 없고 동선이 비효율적이고 무엇보다 공법이 까다로워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콘크리트를 제대로 마감하지 않은 이상한 흉물스러운 건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정집의 경우 겨울엔 춥고 여름엔 너무 더운 우리 기후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고 때에 따라 버려지는 공간이 나오기도 한다는 단점을 지적하기도 한다.(무엇보다 큰 단점은 공법이 까다로워 시공비가 많이 들고 이런 건축을 많이 시행한 시행사와 해야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한다)
그의 건물들 중 유명한 몇 개
노출콘크리트 기법의 우리나라 가정집들
안도 다다오 투어
건축물을 순례하는, 마치 바르셀로나에 가면 '가우디 투어'가 있듯 그의 찐팬들이라 하는 사람들은 그의 건축물들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먼저 '원주 뮤지엄 산'은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 겸 박물관인데 원주 오크밸리가 있는 산의 정상쯤에 만든 뮤지엄으로 '안도 다다오'의 진수를 볼 수 있는데 미술관과 박물관, 명상관, 제임스테렐관, 공방등이 있다(이 뮤지엄은 건축해설 투어가 있다).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그를 모셔와 건물을 지으려는데 '안도 다다오'가 와서 부지를 보고 이런 산꼭대기에 그것도 서울에서 떨어진 외진 이곳에... 라며 거부를 했는데 삼고초려를 해서 모셔다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서울 마곡지구 'LG아트 센터 서울'은 역삼역 GS그룹사옥에 있던 'LG아트 홀'이 건물을 새로 지어 독립해
나간 곳인데 마곡지구에 있는 서울식물원의 너른 부지에 함께 하고 있어 마치 정원의 한편에 있는 것 같다.
이 건물도 해설투어가 있다(일상적인 건 아니고 특별 해설투어를 기획하여 시행한다)
버리지 못하는 꿈
처음 아파트를 나와 마당 있는 집에 간 것이 하필 노출콘크리트 기법의 집이었는데 처음엔 약간 스타일리시한 건물정도로만 알고 있다가 이 집이 건축잡지에도 나왔던 집이란 것에 놀랐고 그때부터 노출콘크리트 기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책을 찾다 보니 '안도 다다오'가 나왔다. 다만 그땐 아직 확신이 들지 않아 이런 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그 후 귀가 얇고 건축에 문외한인 나는 안전빵으로 이미 택지를 조성하여 지어서 분양하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집을 사서 들어갔다. 그리고 후회를 오백만 번쯤 하다 마침 은퇴를 하고 지방으로 오게 되면서 이 시골에서 진짜 마당이 있고 산도 있고 번잡하지 않은 시골의 집에 왔다. 하지만 이 집도 이미 타인이 지어 놓은 집에 들어와 살면서 아직도 꿈은 내 생각이 담긴 집을 그리며(꿈만 꾸며) 지내고 있다.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의 날들 (brunch.co.kr)
[연재 브런치북] 개, 고양이 그리고 나 (brunch.co.kr)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