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 까망이 그리고 나

3. 까망이 형제를 만나다.

by James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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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cctv에 잡힌 자두

대한 추위가 모든 걸 꽁꽁 얼게 만들고 그런 혹독한 추위가 온 22일(목) 아침에 자두는 저렇게 마당에 누워있네요. 무슨 심보인지... 이 추운데... 지금 우리 동네는 실제 온도는 -14도이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21도입니다.

금요일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풀릴지... 그리고 밤엔 여전히 잠들기까지 낑낑거리고 보채고 심지어 울고불고... 하는 게 어떤 날은 더 심하기도 하고 밤마다 저와 안타까운 씨름을 합니다. 들어오라고 해도 집안엔 안 들어오고... 이유를 알 수 없으니 그저 안타까워만 할 뿐 딱히 할 게 없습니다. 버릇을 잘못들인 건지... 그냥 쓰다듬고 안아주고 때론 간식을 주고 합니다. 그래서 더 그러는 건지... 겨우 자두가 조용히 잠이 들면 그때부터 나도 마음이 놓입니다. 잠들기까지 보채고 괴로워하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깝지만요.

20260111_174001[1].jpg 길 가다 마주친 까망이들, 앞에 엎드려 있는 애가 원래 까망이

그러던 어느 날...

산책을 나갔다가 까망이 형제를 만났습니다. 물론 추정입니다. 어릴 때 까망이는 똑같이 생긴 쌍둥이 같은 까망이(아마도 형제인 듯) 한 마리와 삼순이 한 마리... 이렇게 셋이 다녔고(작년 여름) 그때 처음으로 나와 눈인사를 한 후 까망이는 우리 집 마당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다른 아이들은 눈인사를 했어도 집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가을도 넘기고 다른 아이들은 안보였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어느 날 자두와 까망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우리 동네 입구에서 까망이 형제(추정)인듯한 그 쌍둥이 까망이를 만났습니다. 자두는 그앨 보자마자 낑낑거리고 난리가 났는데 까망이 끼리의 어색한 조우가 이루어졌는데 남처럼 쌩까고 서로 경계하듯 하더군요. 이제 성묘가 되었으니 각자의 영역을 지키자는 것 같습니다. 서로 가까이 가지 않고 경계를 하며 셋이 대치 상태가 되었는데 자두는 원래 까망이에겐 관심도 없고 새로 나타난 까망이에게만 관심이 가고 끙끙거리고 다가가려 합니다. 그러다 그 '까망이 2'는 가버렸고 자두와 같이 나온 원래 까망이는 다시 자두와 산책을 했습니다. 이제 이 애들이 어릴 때 같이 다녔어도 커지니 각자의 영역이 생기니 이젠 서로 쌩까고 경계를 하는구나... 하니 좀 이들의 세계가 냉혹한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때와 지금의 크기도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성묘가 되어 커졌고 처음 여름에 봤을 땐 아직 어린 티가 나는 작은 애들이었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이 애들은 커져 서로의 영역을 나누어 차지한 것 같습니다.


그 영역은 대충 우리 집과 우리 앞집 그리고 우리 집 위 절집까지는 까망이의 영역이고 우리 동네 입구에서 위쪽영역은 까망이 형제인 쌍둥이 '까망이 2'의 영역 같습니다. 간혹 흰색에 노란 털이 섞인 조금 덩치가 더 큰 고양이는 우리 집에서 나와 언덕아래 마을회관 쪽으로 내려가면 보이는데 이 애의 구역은 아랫동네 인가봅니다. 지난번 자두와 산책 때 마을회관 쪽으로 가다 까망이가 그 애와 대치하다 쫓겨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자두와 내가 까망이를 보호하려고 그 흰 고양이 앞에 나서기도 했지만 자기 영역으로 들어온 까망이를 응징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결국 까망이가 쫓겨났습니다. 아무튼 어릴 땐 같이 다니던 자기 형제와도 성묘가 되니 영역사수는 지키나 봅니다. 물론 둘이 하악질을 하며 다투지는 않았습니다. 까망이 형제인듯한 '까망이2'는 정말 똑같이 생겨 같이 두면 구분 할 수가 없습니다. 내게 다가오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알 뿐... 둘 인 정말 똑같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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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우리집 마당에서 본 겨울 야경/ 우) 우리읍내 겨울 야경

그만두기로 작정한 나는 마치 말년병장처럼 행동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저절로 마음이 그렇게 됩니다.

뭔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을 만들거나 또는 강하게 PUSH 하거나 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던 며칠 전 새로이 부임하게 될 차기 수장께서 저를 면담을 하며 자기와도 같이 일을 하자고 하길래... 이미 내 마음은 떠났고 요새 마음이 소극적으로 되어 일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말년병장처럼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피해 다니고 있다.... 그러니 난 생산성도 제로고 더 이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자기와도 몇 년 더 같이 있자고 합니다. 여기서 발목이 잡히면 또 몇 년을 묶여 있게 될 거 같아 이 상황은 알겠지만 내가 더 머물러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나를 잡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미안하고 답답했습니다. 내가 중요한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상황이...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래서 잡혀있었는데 또 그랬습니다. 죄송하다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방을 나오는 내 뒤통수에다 대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 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그냥 나왔습니다. 여기서 마음이 약해지면 안 되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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