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위한 은퇴
배부른 투정이다
나는 은퇴를 했다 3년 전에...
그러나 나는 은퇴를 하자마자 재 취업을 하여 아직도 직장이란 데를 다니고 있다.
남들은 말한다.
부럽다고... 그 나이에 재 취업을 하다니...
그런데 나는 백수를 꿈꾼다
매일 아침 출근 때만 되면 정말 가기 싫다... 가기 싫다... 를 되뇌며
백수가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리를 써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야 하고
끊임없이 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을 하는 동안은 말이다.
이제 그걸 벗어나고 싶은 거다.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 없이
그냥 커피 마시고
대낮에 어슬렁 거리며 동네를 개와 산책하고...
그냥 대낮 영화를 보고, 그냥, 그냥,
평일에 바닷가에 가서 배회를 하고...
하지만 지금 나는 매일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고
원치 않지만 때론 목소리도 높여야 하고
무엇보다 가슴에서 우러나지도 않는 웃음을 입가에 지어야 하고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온을 유지해야만 하는 게 힘이 든다
무엇보다 힘든건 오랜 노하우?(란것이 내게 있는지 모르지만)그것 하나로 열정없이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것 같아... 그게 제일 힘이든다.
그래, 이것도 배부른 투정이고 세상 물정 모르는 치기어린 생각이라고 욕할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 그래서 말을 못 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여름 브런치에 발행한 글을 매거진으로 다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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