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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Dec 08. 2023

8화: 블랙이들의 겨울

왕좌에 오르려는 3호와 얌전한 2호

여러 마리의 블랙이 들 중 구분이 되는 애들에게 1,2,3호 이름을 붙였는데 사실 1호와 2호는 같은 

아이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0호는 이름은 붙였지만 한 번도 나와 가까이 조우한 적이 없고

일단 2호와 3호 중심의 이야기입니다. 이  겨울, 2호와 3호는 어찌 겨울나기를 할지....


블랙이 2호는 언제부턴지 자두네 집 지붕 위에 나타나 밥을 먹고 가는 애입니다.

자두네 집 지붕위애 터를 잡고 밥을 먹는 블랙이 2호

자두네 집 지붕 위에 자릴 잡은 이유는 일단 다른 애들과 영역이 겹치지 않으니 그런 것 같고

자두가 다른 애들이 접근하면 왕왕 짖으니 지붕 위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호피와는 적대적이지 않고 그냥 서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그러다 어느 날 저녁 무슨 일인지 자두와 산책 후 와보니 피가 낭자한 혈투의 흔적인지

끔찍한 범죄 현장처럼 피가 흥건하게 튀어 있어 걱정했는데 하루 지나 나타나서

다행이라 여겨 쓰다듬어주니 손길을 거부하지 않아 이 애도 사람 손을 타는 아이가 되었고

하루 2번씩 꼬박꼬박 밥을 먹고 갑니다. 얌전한걸 보니 예전 마당에서 배회하며 턱시도에게 쫓기는 

애(1호)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확인할 길이 없어서... 그냥 블랙이 2호라 했습니다.

이 애는 신기한 건지 성실한 건지 이 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붕 위에서 나를 기다립니다.

눈이 살포시 덮인 지붕 위에서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비가 와도 밥을 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착한(?) 애여서 기특하고... 게다가 요즘엔 내 손길도 허락하여 쓰담쓰담에 가만히 있으니 얼마나 착한지...

문제는 밥을 먹고도 추운 데 가지 않고 지붕에 웅크리고 식빵자세로 한동안 그러고 있는 겁니다.

돌아갈 집이 마땅치 않아서 그런가?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턱시도 1호가 이 애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밥 먹을 때 사방 경계를 하며 먹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지붕 위에서 쉬다가도 턱시도가 나타나면 도망갑니다. 

그런데다 턱시도 2호까지도 자두네 집 지붕 위가 자기 영역도 아닌데 와서 하악질과 

울음소리로 싸움을 겁니다. 호피에게도, 블랙이 2호에게도 요... 

블랙이 2호는 덩치는 큰데 더 작은 턱시도 2호가 와서 둘이 대치를 하는 걸 보면 좀 웃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자두가 와서 그런 턱시도 2호를 몰아냅니다. 

신기하게 자두는 턱시도 2호를 싫어합니다.

이 겨울, 이 애도 어디선가 추위를 피할 곳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블랙이 3호는 현관중앙 데크를 넘보며 최강자리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데크에 올라와 기존의 아이들인 치즈 1호와 신경전을 벌이는 블랙이 3호

이 애는 이 가을쯤부터 새롭게 나타나 최강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온 애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블랙이가 여러 마리란 걸 몰랐을 때는 그냥 마당 근처에

또는 집 근처에 와서 밥을 달라는 애구나... 했는데 지붕에 나타나는 애와 마당을 배회하는 애... 등등 

다르다는 걸 알았는데 이 애는 턱시도와 치즈 1호가 자릴 잡은 현관 중앙으로 올라와 매일 싸움직전까지 

가는 대치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요즘 매일 새벽이나 밤중에요...

이번엔 문을 조금 열어 놓은 현관 안에까지 들어 오려해서 현관문 앞에서 살고 있는 치즈 1호가 악을 쓰며

하악질과 울음소리로 대치를 하고 있어 내가 나가 말리는데 블랙이는 꿈쩍도 안 합니다.

때릴 수도 없고... 매일 난감합니다. 내가 개입하는 게 옳은 건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 애는 치즈 1호와 코를 맞대고 캭캭대며 하악질을 하고 싸움 일촉즉발의 상황일 때 

내가 나가 중재를 해도 이 앤 꿈쩍도 안 합니다. 대개의 냥이들은 내가 나가 중재하면 움칫하거나 피하거나 

하는데 이 애는 뭘 해도 꿈쩍도 안 하고 치즈와 대치를 하고 하악질과 울음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려 합니다

오늘 새벽에도 둘이 대치를 하는데 내가 둘 사이로 끼어 들어가  말리는 데도 꿈쩍도 안 합니다.

결국 통조림을 뜯어 그 냄새로 유인하여 주차구역까지 데리고 와서 먹여 보냈습니다

근데 이상한 건 이럴 때 턱시도는 끼지 않고 있다는 거... 이상한 일입니다.

이러다 정말 이 애가 중앙 현관을 차지하게 되는 건 아닌지... 나는 지금까지는 치즈 1호와 턱시도 편을 들어 

이 애를 멀리 보내곤 합니다만... 내가 없을 때 이 애들끼리 엄청 싸우다 결국 치즈 1호가 피해 달아나고 

이 자릴 이 애가 차지하고 있게 될 수도 있단 생각을 합니다. 그때 턱시도는 어떤 역할을 할까 궁금합니다

지금까지는 둘이 합심하여 다른 애들을 몰아냈는데 요즘 이 블랙이 3호에겐 턱시도가 공격적이지 않고 

피해있거나 뒤에 물러나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블랙이 들...

사실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되던 시절의 블랙이 들, 이중 1호는 현재의 2호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0호와 1호... 사실 이 애들 중 0호는 그 애에겐 미안하지만 존재감이 미미한... 잘 보이지 않는 아이입니다.

경계심 극강이라 멀리서도 나만 보면 도망가고 덩치도 가장 작은 데다... 다른 애들에게도 밀려서인지

늘 숨어 다니고 그래서 요즘 위험한 게 차 밑에 숨어 있거나 멀리서 있다가 나나 다른 고양이들이 없을 때 

밥을 먹고 잽싸게 도망갑니다. 어쨌든 이 아인 마당에도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직 성묘가 되지 않은 애처럼 좀 작아 보이고 가까이 못 오니 멀리다 밥을 주면 내가 없을 때 와서 

먹고 가는지... 나중에 보면 비어 있긴 합니다

그리고 1호... 이 애는 봄쯤부터 와서 집 근처에서 내가 밥을 주거나 간식을 주면 먹고 가는 

애가 있었는데 요즘 그 애가 안보입니다. 턱시도에게 쫓겨서 늘 눈치를 보며 밥을 먹는 앤 데...

이 애가 지금 2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2호는 덩치가 큰데 그간 잘 먹어서 큰 건지...

현재 블랙이는 3마리가 확실한데 1호의 존재가 불명합니다. 그 애가 2호인지 아님 1호는 요새

안 오는 게 맞는 건지... 어디서든 이 겨울 안전하고 따스하게 잘 났으면 좋겠습니다.


* 요즘 추우니 길냥이 들이 차 밑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집만 하더라도 가끔 턱시도가 차 밑에서 다른 애들을 경계하기도 하고

  힘없는 블랙이 0호는 가끔 와서 차 밑에 숨어서 동태를 살피다 아무도 없을 때

  주차구역에 놓은 밥을 먹고 가기도 합니다.

  아침에  출근 때 시동을 걸며 매일 차 밑을 확인합니다.

  잊어버리고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다 다시 내려 차 밑을 확인하고는 안심하기도 합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만 애들이 추위를 피해 차 밑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다는

  기사를 읽고 얼마나 끔찍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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