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es 아저씨 Dec 12. 2023

9화: 늙은 자두의 뚱뚱한 겨울

뚱뚱해도 괜찮은데... 아프면 안 돼

자두의 겨울은 다이어트와 함께....

산책중 자두를 따라가 자기를 봐달라고 발라당 하는 호피

산책 중인 자두와 호피... 자두는 작년에 사준 옷이 작아져 이렇게 웃기게 되었는데 그래서 다시 올해 새로 

겨울 잠바를 샀습니다만... 자두가 발을 끼워서 입는 옷을 싫어해서 못 입히고 있습니다.

새 옷은 두 앞발을 끼우고 위에서 자크를 채워야 하는 옷이라 자두에게 새 옷 입히기를 시도했다가 거부하고 

도망가고 해서 새 걸 못 입히고 있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 새 옷으로 바꿔 입혀야 합니다.

아무튼 자두는 옷이 작아져 언니가 동생옷 입은 것처럼 웃기는 모양새입니다.

그리고 다이어트의 효과인지 몸무게는 다시 30k 이하가 되었습니다. 다행입니다.

관절보호제를 먹이고 있어선지 앞다리를 조금 절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고요, 

젊었을 때처럼 펄펄 뛰어다니는 건 못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건강 상태 척도의 첫째는 외모=털 상태라 합니다. 

다행히 올여름 아주 흉하게 털이 빠지고 그랬다가 새로 난 겨울 털은 괜찮아서 곱고 깨끗하고 촘촘하게 나서 상태가 아주 좋아 보입니다. 다만 왼쪽눈의 실명은 어쩔 수 없어 그냥 안약만 계속 넣어주고 있는데

신기하게 이것도... 잘 넣습니다. 

예전엔 눈에 안약을 넣으려면 너무나 싫어하고 강제로 잡고 넣으려면 심지어 내게 으르렁 대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눈에 안약을 넣어도 가만히 얌전히 잘 있는 겁니다. 기특하게도....

3년전  비교적 건강했을때  눈쌓인 산길 산책중(왼쪽), 오래전 젊은 시절 눈 쌓인 집 마당에서 자는 자두(오른쪽)

진돗개류의 애들이 추위에 강하다고 어릴 적 이 애가 다니던 병원 의사가 말했는데 정말 이 애는 젊은 

시절, 5~6세 때 겨울에 눈을 파고 들어가 거기서 잠을 자기도 하더군요... 그때 의사가...

이 애들은 더위를 더 타니 한 여름이 더 힘들 거라고... 까지 했는데 그 후 심장사상충에 걸려 치료받을 때

수의사선생님도 애들 한 여름 더위가 위험하니 심장 무리 안 가게 해줘야 한다고... 

그 후 한 여름 땡볕을 피하게 집의 처마가 짧은 것 같아 해가 비칠까 봐 어닝도 설치하여 긴 그늘을 

만들어 주었지요. 그러한 이 애가 지금 만 11살이 되었고 내년 봄이면 12살이 됩니다.

대개 대형견들의 나이는 사람나이로 치자면 자두는 지금 80대가 된 노령견= 할머니라 모든 게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아직은 딱히 아픈 데는 없지만(지난여름 살구가 떠나고 자꾸 말라가서 가을에 검사를 했는데 

노령견 치고는 다 건강하다고) 겨울에 살이 쪄선지 다릴 좀 절어서 병원서 진찰하고 약을 받아 

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니 저때도 개가 엄청 뚱뚱해 보이네요... 저때도 비만견이었나? 

사진이 그렇게 나와서 그런가... 아무튼 저 오른쪽 사진은 뚱~하게 나왔네요...

어릴 적 자두가 아파서 말랐을 때 2살무렵(왼쪽) 건강하고 한창나이 5~6세 시절 자두(오른쪽)

자두가 어릴 때 아파서 이렇게 말랐을 때가 있었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서야 심장사상충에 걸린 걸 알았고 그때 부랴부랴 치료를 하고 잘 먹이고 했더니 다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애들이 아프면 아프다는 말을 못 할 때 내가 알아서 치료를 했어야 했는데 

반려인인 내가 멍청하여 그걸 몰랐고 치료를 하고서야 애들의 건강을 반려인인 내가 아니면 누가 

챙기나 하는 각성(?)을 했습니다.  동물들은 아프면 티를 안 낸다고 합니다.

아픈 게 보이면 무리에서 도태되거나 천적들에게 공격당하니 아파도 티를 못 내는 이 애들의 습성 때문에

사실 심하게 아파서 못 움직이거나 할 때까지는 잘 모르게 됩니다.

자두나 살구가 어릴 때 심장사상충에 걸려서 저렇게 말라가는데도 밥을 잘 안 먹어서 그런가? 

정도로 생각했던 나의 무지가 부끄럽습니다. 

이 겨울, 늙은 자두는 일단 외모상으로는 딱히 아파 보이지 않고 털 상태도 좋습니다. 

게다가 절친인 호피가 활력을 되찾게 해 줘선지 호피와 놀 때 보면 아주 장난꾸러기 

오빠가 어린 여동생 괴롭히는 것 같이 놀곤 합니다. 물론 밖에 나가면 반대의 상황이 벌어져 호피는 

어떡하든 자두 관심을 끌어 보려 하고 자두는 늘 개무시하고...


요즘, 이상기온으로 20도에 육박하는 날씨로 자두는 저 분홍 옷을 입고는 그냥 밖에서 잠을 잤습니다.

비가 왔으니 다시 추워질 텐데... 어떡하든 새 옷으로 갈아입혀야 겠습니다.


요즘 사진입니다... 최대한 기일게~~ 나오게 해서 자두나 나나 좀 길고 날씬하게 보이게 하려는데

그것마저 안되고 사진에서도 뚱하게 나오네요.  

근데 누군가 그랬습니다.

개들이 뚱뚱하면 어때요, 안 아프면 되지... 했는데... 뚱뚱하고도 안 아플 수 있을까요?


[브런치북] 시골 냥이들과의 날들-2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의 날들 (brunch.co.kr)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 (brunch.co.kr)

감정유감 매거진 (brunch.co.kr)

사람과 사람들 매거진 (brunch.co.kr)

뱁새의 찢어진 다리 매거진 (brunch.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