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es 아저씨 Dec 22. 2023

11화: 엄동설한에 일어난 일들

치즈 1호의 가출? 행방불명과 호피와 자두의 합거

                         #1: 집 나간  치즈 1호...           

둘의 끝없는 대치에 자두를 출동시켜 보았으나...

길냥이들 최대 위기 맹추위가 왔습니다. 치즈 1호는 여기가 자기 집이라 생각하고 터를 잡고 사는데 

요즘 블랙이 3호가 매일 와서 싸움을 겁니다.  

나도 처음엔 밥을 먹으러 왔는 줄 알고 밥을 멀리다 가져다주었는데 요즘엔 밥이 아니라 중앙 현관을 

차지하려는 게 보입니다. 굳이 치즈 1호와 수십 

분을 대치하고 하악질을 하고 울어대면서도 현관에 있는 밥을 먹거나 현관으로 들어오겠다는 겁니다. 내가 나가 중재를 해도 안되고 결국 자두를 출동시켜 봤습니다 만 그런데도 두 녀석 다 꿈쩍도 안 합니다. 자두 체면만 구겼고요.... 저 블랙인 여기 터줏대감인 턱시도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요즘 날씨가 추워지니 치즈 1호는 현관 안에 들어와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그러던 치즈 1호가 집을 나간 겁니다. 그 앤 여기가 집이고 현관 주변을 웬만해선 벗어나지 않는 앤 데...  처음엔 외박(?)을 한 건가? 했습니다만... 하필 이런 추운데 왜?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걱정이 됩니다. 여름도 아니고 이 추운데 어디로 간 걸까요...  불안합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습니다.


잠시 겨울 볕을 쬐다 잠이든 치즈 1호

그냥 와서 밥만 먹고 가는 애라면 하루나 이틀 정도 안 보이면 내일은 오려나? 합니다만(대개 이틀 정도 지나면 애들은 옵니다)하지만 여기서 살던 치즈 1호는 여기가 집이고 그렇게 10개월을 이 현관 앞 데크에서 살던 애가 대체 이 추운데 어딜 간 걸까요... 집이 여기라 다른 데서 잘 데가 없는 앤 데... 

게다가 이 추운데 어디서 밥은 먹나... 어디서 잠은 제대로 자나...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만... 

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생각이 몰려왔다 갑니다. 

혹시 내가 뭔가 섭섭하게 해서 이 애가 집을 나갔나? 내가 이 애를 구박한 게 있었나?  

블랙이 3호와의 싸움에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아서 제 발로 나간 건가? 아니면 나 없을 때 블랙이 3호가 

습격했는데 배신 때린 턱시도 때문에 밀려나 쫓겨난 건가?  별별 생각이 마구 몰려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대체 이 애는 이 엄동설한에 어디에 있는 걸까요?  

다른 더 좋은 집으로 월동하러 간 것이면 좋겠는데...  혹은 친구 따라 더 좋은 곳에 밥 먹으러 갔다가 좋아서 놀다 보니 외박도 하고 이젠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혼날게 무서워 못 들어오는 청소년 같은... 

뭐 그런 거라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길 지인에게 했더니 웃습니다.  

아니 키우던 고양이도 아닌 길냥이 집 나간걸 그렇게 걱정하냐고... 요

오늘 하루 더 기다려 보고 안 오면 실종신고라도 해야 할 것 같은, 하고픈 마음입니다. 

그랬더니 어제 아침 자두와 호두가 산책을 하고 들어 오니 데크 위에 웅크리고 있는 겁니다.

4일 만에 들어온 겁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도 들어온 게 다행이라... 반가워 통조림을 주었습니다.

괘씸한...'집 나가보니 춥고 개고생이지 이눔아~~'라고 해주었는데 또 집을 나갔습니다.

이젠 다시 길냥이로 돌아간 건지... 왜 10개월을 자리 잡고 살다 이 추운 엄동설한 집을 나간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건지...


                           #2:  호피 자두와 겨울 동거(?) 시작

생긴 것도 귀요미, 극강의 붙임성을 가진 호피

 신기하게 자두집 테이블 위에서 자리를 잡고 밥을 먹은 지 6개월이 돼 갑니다. 그리고 혹한기가 왔고 고양이들의 최대 고비 계절이 온 겁니다. 호피는 

다행히 이젠 살도 오르고 귀엽고 예쁜 성묘가 된 것 같고 무엇보다 산책냥으로 동네 스타(?)가 되었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신기해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호피는 작고 힘없어서 그런지 

산책 시 다른 동네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더 이상 

가지 못합니다. 그럼 혼자 돌아가거나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다 같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자두 우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호피는 쓰담쓰담도 좋아하고 발라당도 좋아하는 이젠 거의 개냥이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그러던 어느 추운 날 호피가 자두네 집에서 나오는 겁니다(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방 두 개 중 하나는 자두가 쓰는데 그 옆방에서)이 애가 추워선지 살구가 쓰던 방에서 호피가 나오는 겁니다. 합방은 아니고 옆방을 쓰는 겁니다. 

정확히는...

 나란히 앉아 햇빛을 쪼이고 있는 자두와 호피

겨울 전 늦가을엔 낮에 cctv로 보면 자두와 둘이 나란히 앉아 햇볕을 쪼이고 있기도 하고 한가한  오후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영하 15도의 강추위가 몰아치는 본격적인 겨울이 왔고 그렇게 고양이들의 최대 고비 계절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호피가 걱정이 되었는데 어느 날 호피가 자두집에서 나오는 걸 보고 급히 작은 박스에 깔개를 깔아 넣어 주었더니 그곳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밤엔 거기서 잠도 자고 그럽니다. 

원래 자기가 살던 집(?)이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거기보다 여기가 더 따스하고 안전한지... 여기서 살려고 작정을 한 건지... 요즘 매서운 추위 때문인지 그렇게 자두와 동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자두는 여기에 들어와 호피를 괴롭히는 턱시도 2호를 쫓아내기도 하고 그러니 호피는 믿음직한 자두 누나가 있는 이곳에 겨우살이를 하려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외로운 자두에게 힘이 되어준 호피는 이 추운 겨울을 여기서 날 수 있을지 

여기서 자리를 잡는 게 호피가 선택한 거지만 이게 좋아할 일인지 솔직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호피는 이제 자두네 집에서 자두와 함께 이 추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한 아이는 집을 나가고 한 아이는 아예 보따리 싸들고 오듯 집에 들어오고...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 (brunch.co.kr)


사람과 사람들 매거진 (brunch.co.kr)


감정유감 매거진 (brunch.co.kr)      

이전 10화 10화: 치즈들의 겨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