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형 강사가 내향형 약대생들에게 배우다
누군가 나를 강사님이라 부르면 어색하다.
내 생각에 강사는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혼자서도 썰을 푸는 능력을 가진 사람인데 내게는 1도 없다.
나는 참가자들의 참여가, 반응이 필요한 사람이라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대형 강의 장면에서도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에 서울약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3주간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진행했을 때 일이다.
“이런 경험 해보신 분 있으세요?”
"방금 동영상으로 본 고객의 기분은 지금 어떤 거 같아요?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볼까요?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요?"
“상대방이 반대 의견을 낸다면 오히려 경청할 수 있는 기회다.” 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의견에 동의가 되시는 분 있으세요?
이렇게 예스, 노로 손만 들어도 되는 질문에도 70명 중 3-4개의 손만 보일 뿐이다.
나는 당황하고 좌절했다. 담당 교수님이 내향성이 큰 아이들이예요. 표현은 안해도 다들 잘 듣고 있답니다 라고 말씀해주시기는 했지만...게다가 명색이 커뮤니케이션 수업이 아니던가? 커뮤니케이션 수업에서 입을 열지 않는다니, 좌절 2배.
70명이 넘는 학생들이 더 넓은 강의실 이곳저곳에 앉아있으니,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거리감도 한몫 거든다.
돌아오는 대답은 별로 없었지만 계속 질문도 하고,짝궁활동도 하고 그룹활동도 이어갔다.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꽤나 걱정을 하면서.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몸으로 직접 경험해봐야 하기 때문에, 실습과 질문을 꿋꿋이 이어갔다.
그렇게 3주간의 커뮤니케이션 강의가 끝나고 어느 때보다도 강의 피드백이 궁금했다.
놀랍게도 '참여형 수업이 가장 좋았다'는 예상을 뒤엎는 반응. 그것도 롤플레이와 그룹 토론이 재미있고 유익했다는 구체적인 소감들이 가득했다.
처음엔 그저 '멍석'을 깔아주면 되는 거였구나, 하는 단순한 깨달음에 그쳤다. 하지만 더 깊은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피드백을 곱씹어보니 이건 단순한 '샤이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질문이 싫었던 게 아니다. 손들고 발표할 마음(willingness) 이나 용기(courage) 는 없었지만, 안전한 판 안에서 '시켜주길 바랐던' 것에 가깝다. 소수의 학생들은 참여 자체를 힘들어했지만, 대다수는 그 안에서 분명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돌아보면 회사 내부 트레이너로서, 외부 강사로서의 내 커리어는 대부분 제약 영업인들과 함께였다.
그들 전부는 아니어도 절반 이상이 외향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질문을 던지면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오고, 100데시벨의 리액션이 터져 나오고 말이다.
나의 '반응 게이지'는 이렇게 드러나는 화려한 에너지에 맞춰져 있었기에, 이번처럼 내향인들의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지 못했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분들의 성향은 훨씬 더 다양할 것이다.
이번 약대생들처럼, 차분하고 신중한 내향형의 사람들도 많을 터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학생들에게 배웠다.
외향형 강사의 '내향형 참석자 이해하기' -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역시 세계는 넓고 사람들은 그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기대된다. 진짜다.
연극·롤플레이·토론으로 몸을 쓰니 재미있고 오래 기억 남음.
“듣기만 하는 강의와는 달랐다.”
2등 실용적 콘텐츠 (14회)
ACRC 모델, 커뮤니케이션 스킬 → 약학뿐 아니라 인생에도 쓸 수 있음.
“실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었다.”
3번 강사의 전달력·열정 (9회)
에너지·명확한 설명·친절한 태도 + 시각자료 활용 �
“강사님의 열정이 전해졌다.”
4번 새로운 관점 제시 (3회)
약대 수업에선 생소한 의사소통 주제 → 신선하고 흥미로움.
“약대에서 이런 수업은 처음이었다.”
내향형 학생들도 ‘참여형’을 좋아한다!
Jamie with la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