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같이 잠옷입고 싶었어요

D1587 / 4년 4개월

by 담조


잠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잘 준비를 하는 저녁시간,

아이가 분홍색 잠옷을 꺼내 입는다.

그리고는

"엄마, OO이랑 세트로 잠옷입자~"

한다.


아이의 잠옷과 비슷하게 생긴 잠옷은

분홍색 인견잠옷인데,

잘 때 추위를 타는 나로써는

썩 좋지 않은 잠옷이다.


"오늘은 추워서 엄마는 그 잠옷을 입기 어렵겠어."

하고 거절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도 두번, 세번 같이 잠옷을 입자고 한다.


반복되는 질문에 나도모르게,

"엄마는 그 잠옷이 싫다니까?"

하고 짜증을 내었다.


아이가 잠잠해졌길래 받아들였나보다-

하고 빨래를 개고 있는데,

대뜸 아이가 내 옆으로 와서는

"엄마랑 이제 안놀아."

라고 한다.


이게 왠소리?

"그래, 엄마도 OO이랑 안놀아."

하고 대답했다.


아이와 나의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다고 느낀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10분쯤 지났을까

아이가 울듯이 입술을 삐죽이며 다가온다.


"엄마... OO이가 잠옷 같이 입자고 했는데... 왜 싫다고 했어요? OO이는 엄마랑 같이 잠옷입고 싶었어요.."

하면서 울음을 삼킨다.


아차, 내가 표현을 잘못했구나 싶다.

아이에게 기분이 상하도록 표현한것을 사과하고, 자초지종을 다시 설명했다.

그리고 엄마는 추워서 그 잠옷을 입기 힘들지만,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서 오늘은 입어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남편에게 들어보니,

아이는 엄마랑 같이 잠옷을 입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싫어하면서 이야기를 해서 엄마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의 욕구와 충돌하는 엄마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고, 또 싫어하는 엄마의 표현으로 인해 더이상 자기의 마음을 말할 수 없다고 느꼈던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렇게 예쁜 아이를.

조금만 생각하면 들어줄 수 있는데.


엄마의 사과에 금세 마음을 푸는 아이가 고맙다.


엄마를 향한 마음의 두꺼운 마음의 벽이 생기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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