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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 위의 앨리스 Jan 18. 2023

내 본부장은 하라고 하고, 다른 실장은 하지말라고 하면

어쩌라는 건가요


자, 퀴즈 하나 내겠다.



 내 업무 보고 라인이 아닌 타 라인에서 결재라인에서 내린 지시와 상반되는 지시가 내려왔을 때,

나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할까요? 




정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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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힘쎈 놈 말대로 하게된다.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내 바로 윗상사가 힘쎈 놈 말대로 하라고 시키기 마련이다.

그럼 나는 부당지시임을 알면서도 할수 밖에 없다. 왜냐? 내 평가는 윗상사 바로 그놈(?)이 내리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사장이 결재를 한 방침이 있었다. 그 방침에는 A라는 절차를 거쳐서 일을 하도록 되어있었다. 공공기관에서는 당연히 문서화된 방침이 우선한다. 구두지시는 힘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감사를 받을때 내가 그 지시에 따랐다는 증거가 남지 않아 결국에는 일한 당사자가 독박을 쓰게 된다. 그래서 문서의 힘은 지대하다. 하지만, 갑자기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다. B라는 방식대로 하라는 지시였다. 그때 결재했던 사장은 퇴직을 한 직후였다. 하지만 사장도 공석인 마당에 비서실은 사장의 목소리를 담은 힘도 없는데다가 내 결재라인엔 존재도 하지 않는 조직이었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했을까?


실세 문고리인 비서실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했다. 

물론 감사부에 신고하고 따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안다.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평생을 보는 조직에서 적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고 리스크를 키우는 짓이다.

물론 말 잘듣는 범생이(나쁜 말로는 쪼다같은 인간들)들로 이루어진 집단이기에 반항심이 그리 투철하지

않은 사람들이 조직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들 틈에서 왜죠? 왜 그래야 하죠? 라고 매번 되묻고 옳은말이지만 듣기싫은 말만 해대는 나같은 청개구리를 좋아할 리 없다. 

그래서 나는 또한번 문서방침에 반하는 짓을  추가했다. 


그런데 나는 또 믿는다. 

권무십일홍, 아니 화무십일홍이라고.

인생사 돌고 돌아 새옹지마라고.

그렇게 권력 남용하다가 말로가 안 좋았던 대부분의 실세들의 모습을 목격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권력을 잡으면 사람들이 꼭 이상해지고, 자신이 무슨 전지전능 뭐든 옳은 인간처럼 

굴다가 맛탱이가 간다는 것이다. 

권력의 맛을 한번도 본 적이 없기에 나는 그 맛을 모르지만. 그 맛이 참 대단키는 한가보다. 

그 대단한 권력의 맛, 끝맛이 어떨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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