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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 위의 앨리스 Jul 06. 2023

엄마때문에 특수절도범으로 신고당할 뻔했다

무전취식은 보너스

산책만 할 땐 평화로웠지.


 대망의 프랑스 파리 외곽 마을 쓰와송 longpont 에서의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


우린 내 사촌여동생의 결혼식(3일 예정) 을 보러

이곳까지 왔고 오늘은 패밀리 디너일이다.

우리가 머문 방. 꼭 한옥집 안 인테리어같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가족들이 머물도록 빌린

시골주택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골 소도시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풀냄새와 인동꽃향이 진동하는 마당을 지나

엄마와 나는 아침일찍 마을산책에 나섰다.


집 옆엔 말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동생이 결혼식을 올릴 성당. 아침이라 문이 닫혀있다.

성당앞까지 가서 미리 본 후 우린 맞은편에 있던 호텔 앞 노천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봤고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너 지갑 가져왔어?"

"아니. 근데 삼성페이 안될까?"

"여기서 무슨 삼성 페이가 돼 얘는. "

"NFC될수도 있을걸. 물어보자."


 모녀는 용감하게 들어갔고

그곳엔 친절한 프랑스 청년이 우릴 맞이했다.

나는 카드 NFC서비스가 되냐고 물었고

영어를 못하는 그친군 지배인?으로 보이는

정장입은 신사를 불렀다.

그는 카드리더기에 우리 핸드폰을 대보고는

먼저 앉아서 오더하면 나중에 결제하라며

주문을 하라고 했다.

우린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람서 좋아서 앉았다.

하늘은 청량했고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며 좋아했다.

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시켰고

아까 그 예쁜 청년이 정성스레 서빙해줬다.



커피마시는 사람들을 발견한 문제의 그순간.


좋다고 커피 마시며 설탕도 못찾고 빙구짓할때 깨달았어야 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멍을 때리다 일어서서

나는 아까처럼 핸드폰을 내밀었다.

청년은 또 결제를 못했고 다시 지배인이 왔다.

그런데....


"Do you have plastic card?"


없지 이사람아. 그래서 확인한거자나.


"It doesn't work. So you need to pay for cash or plastic card."


띠로리.


우린 씻지도 않고 일어나 잠옷차림으로 폰만들고

슬리퍼신고 마실나온거였다.

분명 억울하지만, 무전취식범이 된 거다.



우린 집에 있던 고모에게 카드를 들고 와달라고 전화했지만 식사 중이셨다.

난 결국 15분 거리에 있던 집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었다.


난 도둑이 아니란 변명과

엄마를 인질로 맡긴 채.


그렇게 뛰어가서 카드를 들고 와서야

해프닝은 끝났고

난 너무더워 아이스라떼를 추가로 시켜

들고 길을 나섰다.


"어쩌지. 이따 여기서 저녁먹을텐데."

"괜찮아. 한번만 쪽팔리면 되제."


아우.


그게 끝인 줄 알았지 그땐.


저녁을 먹으러 다시 그 식당에 들렀고

우린 아무일도 없었단 듯이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는 10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했던 그녀가 외쳤다.


"내 가방이 없어!"

 엥?


그렇다. 우리 여사님께서 가방을 식당에 두고 몸만 온 것이었다.-_-


사촌동생과 난 렌트카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려

호텔로 왔지만 문이 닫힌 후였다.

나는 다급하게 철문을 두드렸지만 2층의 투숙객만

무슨일이냐 물어볼뿐 그도 여기 컨시어지에 노바디 이즈 히어. 라고만 말했다.

우리가 절망하자 건너편 건물에서 한 여성분이 나와 옆문이 열려있다며 열어주셨다.

얼씨구나 하고 들어가 엄마가 앉은 자릴 살펴봤지만 이미 깨끗이 치워져있고 아무것도 없었다.


"무슨일이니?"


큰 리트리버를 끌고 한 남성분이 물어오길래 관계자인줄 알고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그 남성분은 그저 산책을 나가는 중이던 투숙객이었지만 그의 큰 개와 합심해 우리가 주인없는 어두운 레스토랑을 뒤지는것을 도왔다.

그러나 장부서랍까지 다 뒤져도 가방은 없었다.

그때였다.


"!@#$$%^^&?"


한 남자가 옆 건물 2층에서 불어로 뭐라고 말을 건넸다. 하지만 나와 동생은 메르시 시르부쁠레 외엔 불어 소통이 안되다보니...

남잔 계속 뭐라 외쳤고 우린 손짓 발짓만 계속하고는 다시 어두운 레스토랑을 뒤적였다.

남자는 한숨을 쉬고는 우리에게 내려왔고

그가 가까워지자 그제서야 난 그의 정체를 알았다.


그 청년!


"You!!!!you remember me!

 My mom lost her bag here."


"^%$##@!!!"


"아니 백.백.(손으로 네모 그리고 옆에 끼는 시늉)

히얼. 히얼!!!"


"언니 잠깐만. 울 오빠한테 전화할께."


아  맞다.

사촌오빠가 불어를 하지.

동생이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 속 오빠와 청년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고는 오빠가 말했다.


"다 치웠고 백은 없었대."


어 혹시 그럼?


"오빠. 엄마한테 다시 잘 뒤져보라그래."


잠시 후.


"숙모 찾았대 가방."


오 . 마이. 갓.


나와 동생은 고개를 차마 들 수 없었다.


"오빠  불어로 정말 죄송하다고 말해줘."


우리 둘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청년은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우리둘은 서둘러 차를 타고 그곳을 도망쳤다.

차에서 우린 비로소 웃음을 터뜨렸다


"한국이었으면 바로 경찰서행인데."

"글게. 야간에 완전 특수절도혐의지."


집에 돌아오자 민망한 여사님은 얌전히 앉아있었다.

다른 친척들과 우린 한참을 웃었다.

완전 어글리 코리안 됐다며.

경찰서에 안 끌려간 걸로 한숨돌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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