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 위의 앨리스 Jul 10. 2022

나혼자 여행가는 이유

그렇게 궁금해하니 써주지. 왜 혼자가는지.


 ** 이 글은 얼마 전 발행한 저의 브런치북 "일주일만 파리지엥 할께요" 에 반말로 댓글을 단 몇 사람에게

     해주는 구체적인 답변으로 반말로 쓰는 점 양해바랍니다 



 그렇게 궁금한게 많아서 반말로 남의 글에 악성 댓글을 갈기고 떠나는 너희들에게.


 우선, 내 글을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는 수고까지 해줘서 참 고맙다. 욕설과 반말로 남의 글에 덧말을 싸지르는 너희의 수준에 맞게 답변해줄테니까 잘 읽어봐. 그래도 이해 못하면 그건 네 머리 탓이니까. 또 댓글달지 마. 지울거니까. 그리고 내 기분 나쁘면 신고할거야. 그럼 너희가 손가락질한 수고보다는 좀더 귀찮아질거야.

그러니까 신중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하는 충고야.


 그러니까 내가 읽은 너희의 요지는 이래. 그렇게 위험하고, 한국에도 굳~~이 좋은데가 많은데 왜 돈들여가며 외국에 여자혼자 기어나가냐 이거지? 일단은 하나씩 대답해줄게. 


 그렇게 위험하다? 위험하지 않은 일이 있나?

여행도 위험하고, 운전도 위험하지? 그리고 횡단보도 건너는 일도 위험해. 해외여행가서 소매치기 당하면 대책없을 거 같지? 그래. 그말은 맞아. 그런데 어떤 위험이 발생되어도 해결방법은 있어. 소매치기를 당해서 지갑이나 신분증을 잃어버리면 가까운 경찰서로 가면 돼. 쉽지? 한국도 똑같거든? 여권을 잃어버리면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찾아가야 하는데 조금 더 품이 들어. 그래서 조심을 하지. 그렇게 조심하라고 글 쓴 거잖아.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냐고. 혼자가기 무서워서 여행 못해야 되겠냐고. 어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사람처럼 얘기 좀 하지마. 탈레반이냐? 그럼 인정. 그렇게 살고싶음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살아. 왜 무서워? 그럼 그냥 지금처럼 집구석에서 숨만 쉬며 살던가. ㅋ


 한국에서 여행을 해도 되는데 왜 굳이 외국까지 가냐고? 그냥 한마디만 할게. 너는 집에서 밥먹으면 되는데 굳이 왜 나가서 외식하니? 시장에 만원짜리 운동화도 파는데 왜 나이키가서 운동화 사? 그거랑 같은 논리니까. 잘 이해해보길 바래. 이해가 안 된다면 그건 네 머리가 나쁜 거니까 책을 더 읽어보던가 그냥 입을 닫아. 더 하면 네 머리 나쁜 거 광고하는 거니까. 더 하면 싸우자는 뜻으로 알고 신고할거야. 10만원이라도 악플러 신고하면 내가 받는 쪽이니까 유리하겠지? 


  아, 이건 말해줄 수 있어. 국내든 국외든 혼자 여행하면 좋은 점은 내가 굳이 같이 간 타인에게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야.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수 있다는 거지. 내가 배고플 때 먹고, 내가 피곤할 때 숙소에 가고, 가고싶은 곳에 가고. 만약에 내가 내 친구와 둘이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친구가 배고픈지, 뭘 먹고싶은지, 언제 잠을 자고 싶을지를 고려해서 함께 맞춰야 되잖아? 하지만 혼자가면 오롯이 그 여행의 주인공은 내가 돼. 그래서 좋아. 


 좀더 가벼운 좋은 점 하나 더 말해줄게. 여행을 가면 먹는 재미를 뺄 수 없지? 나도 그래. 종종 맛집에 가곤 하지. 2사람이나 3사람이 같이 가면 물론 좀 양이 많은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단 장점은 분명 있는데, 혼자 가면 줄을 서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돼. 구석자리나 1인자리는 좀더 빨리 나오거든. 그래서 늘 맛집에서는 줄이 긴데도 구석자리가 나면 혼자오신분 계시냐고 물어봐. 그럼 나는 손을 번쩍 들지. 긴 줄을 기다리다가도 나는 좀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혼자 왔기 때문이지.


 그리고 또 있어. 사람들은 혼자 있는 사람에겐 비교적 친절한 거 같아. 왜 어린애들에게는 함부로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 약자라고 생각이 드나봐. 큰 짐 들고 낑낑대고 있으면 많이들 도와 주려고 하고, 길 물어봐도 대부분은 친절해.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가면 사람들의 선의를 겪으면서 세상에 받은 상처를 치유받는 기분이야. 

그게 참 좋은 건데 알려나 모르겠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 그렇게 어려움에 처해 있으면 도와줘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돼. 그게 나를 좀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가도 관심을 갖는데 나쁜 관심인 것만은 아니야. 나는 혼자 탄 비행기에서, 혼자 식사하러간 식당에서, 카페에서, 미술관에서 그렇게 여행을 가지 않았음 만날 수 없었을 법한 사람들과 대화를 해. 왜 왔냐. 어디를 갔냐는 말에서 보통 시작하지만 서로의 인생이나 어떤 고민도 쉽게 털어놓곤 해. 왜인줄 알아? 그사람들은 나와 이해관계가 적은 사람이거든. 그래서 조금 더 마음이 쉽게 열리는 것 같아. 그건 상대방도 그런거 같고. 그래서 비행기에서 처음 본 여자분과도 8시간씩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갈길을 가지. 그 여행길에 내가 혼자가 아니었다면, 그분이 과연 내게 말을 걸었을 까? 그렇게 접점이 없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나는 세상을 또 배우지. 그렇게까지 "굳이" 해외로 혼자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의미있는 경험이야. 


 물론 혼자 여행하는 것의 장점이 이것보다는 많지만 이쯤 쓸게. 어차피 네가 궁금해하는 내용은 아닌 거 같긴 하다만. 이쯤하면 된 거 같아서. 내 손도 아프고.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 건데 사람들은 네 생각하는 수준과 다 똑같진 않거든? 나도 그냥 그렇게 이해하고 이번까지는 넘어갈게. 하지만 다음은 이해하지 않을꺼야. 내 글이고, 알진 모르겠지만 니가 글을 써서 내게 주는 모욕감이 크면 그건 니가 법적인 선을 넘는 거거든. 니 행동은 자유인데 거기에 따른 책임도 네 몫인건 알지? 그러니까 여기다 댓글 달면 나도 내 맘대로 할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