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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Mar 27. 2024

다음주에 또 봐요,

엷은 분홍빛 봄으로 가는 길


매주 월요일, 새벽 시장에서 싱싱한 꽃을 한 아름 사서 카페로 향한다. 아직은 조금 쌀쌀하지만 봄 느낌 물씬 나게 만들어보기로 한다.


코랄빛의 라넌큘러스와 장미를 중심으로 여린 블러쉬 톤의 꽃잎이 흐드러진 스토크, 동글동글한 폼폼, 은은한 향을 가진 후리지아, 꽃대가 길고 작은 폭죽이 터지는 듯한 모양의 꽃잎을 가진 네리네와 복슬한 깃털 같은 아스틸베, 안시리움까지 섞어 테이블 데코레이션 용 부케를 만든다.


잎사귀를 정리하고 다양한 색과 질감을 가진 꽃을 조화롭게 모양을 잡고 꽃대의 길이와 꽃송이의 높이를 맞춘다. 시원한 물을 채운 꽃병에 손질한 꽃을 균형감 있게 꽃아 주는 것으로 오늘 오전의 플라워 디스플레이 작업을 마무리한다.


“다 됐어요. 한 번 보실래요?”


“예쁘네요. 수고하셨어요.”


커피를 내리던 그가 분주한 손을 멈추고 다정한 감상을 건넸다.


“그리고 이거. 오늘은 조금 쌀쌀하니 바닐라 시럽 넣은 따뜻한 라테예요.”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다음 주에 또 봐요.”


컵을 쥔 손 너머 스며드는 은은한 온기처럼 마음에도 엷은 분홍빛이 퍼져나간다. 봄으로 가는 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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