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국 겨울의 맛

프렌치 바닐라의 추억

by jamie



캐나다보다 더 춥게 느껴졌던 한국의 겨울,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오픈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강남 한복판의 팀홀튼 1호점. 친구 H와 H 언니가 “우리 옛날에 이거 하나 나눠마시며 추운 길 걷고 그랬었잖아,” 라며 반가운 얼굴로 프렌치 바닐라를 주문하는 걸 보고 어? 했다. 나름 티미스의 대표 메뉴인데, 왜 나는 프바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하나도 없지?


세컨컵에서 파트타임 하던 시절, 짠돌이 사장님 레시피에 따라 베이스 시럽을 오리지널 보다 10%쯤은 덜 넣어 만든 캬라멜 코레토의 맛은 선명하게 기억난다. 진한 커피에 캬라멜 베이스 시럽, 퐁신하면서도 폼을 단단하게 올린 고소한 우유, 위에 벌집 형태로 그려주는 달콤한 향의 캬라멜 드리즐까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두가 애틋하게 기억하는 팀홀튼 프렌치 바닐라의 달콤한 맛은 내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십여 년 만에 돌아와 다시 ‘단풍국 뉴비’가 되었다. 익숙하면서도 무척 낯설고, 친근하게 느껴지다가도 아득히 외로워지는 순간들을 제법 많이, 생각보다 자주 맞닥뜨리곤 한다.


어느 드라마 명대사처럼, ‘자기 인생에 물음표 던지지 마, 그냥 느낌표만 던져!’ 해야한다는 것도 잘 알지만, 그저 끊임 없이 답도 없는 물음표만 던지게 되는 시기인가 싶기도 해서.


“마흔 살, 두 번째 이민,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


같은 키워드와 함께 프렌치 바닐라를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혀가 쩔어버릴 정도로 달게 만든 이유도, 이제는 알 것 같기도 하네. 하하...










*캬라멜 > 캐러멜, 쩔어 > 절어 버릴 정도 - 가 맞는 맞춤법이긴 한데, 자유로운 표현적 허용이라 생각해주십시옹.... ㅎ


#프렌치바닐라의추억 #단풍국겨울의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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