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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Life] Visibility 파워

하고 싶은 일 vs 해야만 하는 일

by 잼잼

누구나 그렇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일로 만드는 동기가 필요합니다.
동기없는 일은 그 것이 무엇이건 시작하기도 힘들고, 해나가면서도 끊임없이 ‘왜 이러고 있는거지?’라는 자문을 하게 되더라구요.
역시 모든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도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서 무엇을 하든 신나고, 즐거웠으면 하는 것이 인생의 작지만 참 이루기 힘든 소망을 늘 지니고 있습니다.

2023년에 들어서면서 요즘 전 해야만 했던 일을 하고 싶은 일로 만든 신박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다름 아닌 지난 미국 출장에서 사온 새로운 다*슨 청소기랍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이어서 간 출장은 다소 많은 물건들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필요한 것을 좋은 금액에 사기엔 꽤나 좋은 시기였고,
전 모든 쇼핑을 내려두고 청소기 하나에 올인하였습니다.
그래서 관세범위 꽉 채운 최신형 청소기를 국내 판매 금액보다 아름다운 가격으로 데리고 왔지요.

이 친구의 매력은 청소기 헤드의 레이저빔이었습니다.
그게 그렇게 매력일까 싶지만, 레이저빔이 전방의 먼지를 너무나 친절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니 ‘여기만 한 번 밀고 말아야지!’ 라고 켰던 청소기를 들고 벌써 온 집안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결국은 하루에 한 번 깨짝~ 제 손으로 돌릴까 말까했던 청소기를 요즘은 하루에 세,네번도 더 들고 돌아다니면서 몇 시간전에 청소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살펴보고는, 그 새 쌓인 먼지를 보고 또 돌아다니게 됩니다.
(참고로, 이전에 집안 청소를 전혀 안하는 건 아니었고, 제가 취미가 없어서 저희 신랑이 주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오해는 금물)

이 청소기를 보며 놀라게되는 것은 ‘Visibility’의 파워입니다.
상태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러려니’, ‘ 별 차이 없겠거니’
그렇게 지나왔던 시간들이 부끄러워질 만큼 집안엔 잠깐 사이에 먼지가 쌓이고, 아이들이 뽀닥대고 지나간 자리엔 어김없이 먼지가 모인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새로 온 친구와 며칠 집안을 돌아다니다보니 이젠 어느 포인트에 먼지가 잘 쌓이는지 알게되었고
미리 미리 더 챙기고, 다시 돌아보면서 먼지가 조금은 줄어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려고 애를 써보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가고 있는건지,
혹시 미리 준비해야하는 일은 없는건지,
얼마나 자주 챙겨야하는 건지,
일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가는 ‘Visibility’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 싶었습니다.
레이저빔처럼 정확하게 알려주는건 어렵더라도,
누군가는 ‘지금 아주 잘하고 있는거야’, ‘그건 좀 천천히해도 되지않을까?’, ‘ 이건 내가 도와줄께’
그렇게 이야기해주면 ‘해야만 하는 일’을 꾸역꾸역 해 나가면서 느끼는 답답함이나 순간순간 몰려오는 무기력함을 조금 이겨낼 수 있을까요?

살짝 돌아보니 분명 그런 친구들을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
무리한 일정이었고 시작할 땐 너무나 큰 일이었는데
하는 내 내 신이났고, 더 잘하고 싶었고, 해 낸 우리가 서로 기특해서 서로를 최고라며 다독이던 친구들이요.
문득, 맹숭맹숭 무미 건조해진 요즘에 아쉬움이 몰려옵니다.

어떻게 해 낼 수 있는지 정답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올 한해는 청소기 헤드의 레이저빔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가는 길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그래서 힘이나서 ‘하고 싶은 일’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요.

그리고 저 역시~~
레이저빔같은 좋은 인연에 감사하고, 기대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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