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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Life] 자신감과 자만함의 경계

되돌아보는 겸손함

by 잼잼

몇년전 일입니다.

새로 나온 기능을 테스트해 줄 수있냐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아는 즐거움외엔 해야할 명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월급과 관계있는 고객사도 제가 담당하는 제품도 아니었습니다.

어설픈 문서를 대충 읽고 테스트를 해봅니디.


한 번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두 번 역시나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질문을 보내봅니다.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전 새로나와서 아직은 잘 되지 않는 기능으로 정리했습니다. 어떤지 물어보는 분들에게도 '해 봤는데 잘 안되더라구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얼마 후

중요한 딜의 테스트에 그 기능이 있었습니다.


다시 해 봤습니다. 역시나 안되더군요.

그런데 이번엔 무조건 되게 해야했습니다.

그래서 스크립트 앞뒤로 디버깅 로그를 잔뜩 집어넣고 다시 실행해봅니다.

한 번만에 전 문제가 무엇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그 기능이 얼마나 훌륭한지도 알게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저의 진지하지 못 한 한마디가 얼마나 간단히 그 훌륭한 기능을 준비안 된 어설픈 기능으로 만들어버렸는지, 그 한 마디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기능을 쓰면안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어이없고 오만한 실수를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자주 이런 오류를 범하며 엔지니어 노릇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문득 지난 실수를 떠올리며 반성해봅니다.

물론 믿음대로 가이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내가 먼저 의심하며 시작하고있진 않은지

오늘도 제 마음을 다독이고

실수는 없었는지 몇번이고 되돌려봅니다.


엔지니어는 추측이나 선입견이 아닌

현상 그 자체를 인정하고 고민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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