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주말은 잘들 보내셨죠? 전..야유회 이후로 지나치게 무리하게 보냈는지.^^! 아직도 다리가 저리네요.
무슨일이든 댓가가 필요한건가봐요.
어제 교회에서...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문득 부모님께 혼났던 일에 대해서 수다를 떨게 되었네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저희 아버지가 참..독특하게 4남매를 키우셨단 생각을 하게되었지 뭐에요.
매를 대시기 보다는 주로 벌을 많이 세우셨는데.. 지금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벌이 몇개가 있어요.
7살때 단짝처럼 놀러다니던 언니(한살많거든요)가 학교라는 낯선 곳으로 가버리곤 전 많은 시간을 주체못하고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죠. 외로운게 너무나 싫었던 모양인지.. 아침에 나가면..해가 져서야 들어가곤 했어요.
엄마한테 몇번이나 경고를 받고 '5시까지는 들어와야한다' 귀에 가시가 박힐만큼 잔소리를 들었지만 집밖에만 나가면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집에 돌아가는게 저에겐 참 힘겨운 일이었어요. 그
런 저를 보다못한 아버지 말씀.
"재미야!!! 하루만 집에서 가만히 책읽고 있으면 아빠가 200원 줄께~~"
음!!! 200원이 일단 저에겐 작은 돈이 아니었는지 한번 버텨보기로 결심했지요.
그런데 오전 11시 무렵인것같아요. 견딜 수가 없더라구요. 몸이 근질거리고.. 창문너머 새어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이 손짓하는데 마음이 싱숭생숭! 그래서...주위를 둘러보며 집밖에 나갈 구실을 찾아헤맸지요.
결.국.엔. 아버지 서재의 쓰레기통을 들고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섰습니다.
"아빠~~~ 쓰레기가 가득 찼어요. 쓰레기장에 버리고 올께요"
"아유..우리 둘째딸 착하네~~ 그래 부탁해!!"
드.디.어. 쓰레기통을 들고 전 집을 돌아서서 있는 학교 소각장(저희집이 학교옆에 있었거든요)으로 바깥 공기를 만끽하며 달려갔습니다. 쓰레기통을 버리고는~~~~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아..아.. 아무래도 그냥 들어갈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전 집문앞에 쓰레기통을 고이 놓아두고는.. 놀이터로 전력질주해서 달려갔습니다.
그리곤 그네에 올라타서.. 앞집할머니가 대회에 나가면 일등할거라며 칭찬하시던 실력을 뽐내며 하늘높이..그네를 끌어 올리는데 몰!두! 하고 있었지요.
근데 시간이 그렇게 지나가버리는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잠깐만 타고 간다는게.. 결국! 기다림에 지친 아버지가 놀이터로 찾아오시고야 말았던거죠.
쓰레기통을 손에 드시구요. --;;;;
전 찍! 소리도 못하곤 아버지를 따라 졸졸졸 집에 들어갔고.
그날..전 아버지가 열심히 공부하시는 책상앞에서 외롭게 '엎드려뼏쳐' 자세로 몇십분 애꿎은 방바닥과 씨름해야만 했답니다.
물론~~ 언니,오빠와 다같이 벌을 받아본적이 몇차례 있었지만
혼자서 책이 가득한 아버지 서재에서 씩씩거리며 엎어졌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던 그날은
제겐... 무섭고, 외롭고, 힘겨운 고통이었답니다.
꾸짖지도 않으시고 아무 말씀않고 책만 읽으시는 아버지가 다른 어떤 때보다도 무서웠던 것이지요.
그래서 우크라이나로 가기전까지 아버지가 늘 반대하셨던 집을 떠나서 '여행'을 한다는거~~
저에겐 너무나 두려운 일이었지요.
물론~~~ 오랜 고민끝에 결단하고 다녀온 지금은 용기가 백배가되서 너무 기세등등해서 탈이지만요. ㅋㅋ
그 외에도..
'팬티만 입고 동네 한바퀴 돌기'
'독후감상문 8절지 앞뒤로 빽빽하게 쓰기'
'영어교과서 10분내로 다 외우기'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동네한바퀴 돌기'
아버지가 사용하셨던 다양한 방법들은 지금 저희 4남매가 모여서 웃으며 나누는 즐거운 추억거리가 되었답니다.
쉽게 매를 대지 않으셨지만 그렇게 아버진 다양한 방법들~~
그래서 왜 잘못했는지 몇번이나 곱씹고 돌아보며 '우리 그랬었잖아~~' 하고 웃으며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되게 만들어 주셨더라구요.
아주 어릴 적~ 말안듣다가..혼나보신 적 많지 않으세요? 아니면 집에서 쫓겨났다거나.. ^^!
분명한건 그런 시간들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엔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분명...잘 자라라구!! 건강하게, 건전하게 어른이 되라구!!
미리미리 사랑하는 마음을 뿌려두셨을 꺼니깐!
그레 부모님 마음이니간요. 한주도..사랑하는 마음!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득 채우도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