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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 나의 추억]2007년 2월 6일

어머니는 쌀독비는 것이 싫다고 하셨습니당!

by 잼잼

주말이었네요. 날씨가 갑자기 추웠다가 따뜻해져서인지 몸이 으실으실 이상하더라구요.

새 자리는 어떻게 적응이 되시는지?

사실 아직 자리정리를 않해서 남의 사무실에서 작업하는 분위기네요.

전 주말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답니다.

어딜 멀리 다녀왔었고, 여전히...많은 사람들을 만났구요.

그리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선?소개팅?을 했었는데..

제 인생 최악의 난감한 상대를 만나 고전을 겪었답니다. --;

새집증후군인지...서론이 길었네요.


하여튼~~ 그렇게 부산하게 휴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섰는데..

동생이 느닺없이 장을보러가자고 하더라구요.

너무 피곤해서..다음에 가면 안되겠냐고했더니..


"언니야, 집에 쌀이없당!!"

"내일 먹을 쌀도없어? 그냥 담주에 사자!!"

너무 당돌하게 굴었던건지 너무 피곤해보였던건지 동생은 더 이상 아무말을 하지 않더라구요.

괜히 가자고 조르는것보다 더 겁이나서..몰래 집앞 슈퍼로 갔답니다.

4KG 7500원 10kg 17000원.. 어느걸 살까 한참을 고민하다..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나서 10Kg짜리를 사기로 결심을 하게되었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제가 한참 자라나야할 초등학교 시절에 어머니는 부족한 생활비로 저희 사남매을 잘 굶기지 않는것에 삶의 초점을 맞추며 사셨답니다.

전 아직도 그때 우리가 힘겹게 살았다는걸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데

간혹 어머니와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눈치채지못하게 몰래몰래 많이도 우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매달 생활비를 받는 날이면 어머니가 제일 먼저 하시는 일은... 쌀과 달걀을 사는 일이었다고 해요.

그나마 그 쌀도 한달이 끝나갈 즈음에는

'저 쌀이 떨어져서 아이들 밥을 못해줄 날이 오면 어쩌나' 일주일은 긴장하며 사셨대요.

그래도 긴장하며 기도하면..늘 어디선가 쌀이 생겨서 다행히 그렇게 힘겨운 날들을 정말 은혜(저희는 이렇게 표현합니다.)로 견뎌내셨다고해요.

그때의 어려움이 어머니에게 너무나 진한 잔상으로 남아있어서 지금은 집에서 밥도 잘해드시지 못할만큼 바쁘게 사회활동을 하시는데 쌀독에 살이 1/3만있어도 마음이 불안하시대요.

그래서 아버지가.. 쌀 떨어지면 새쌀 사다가 먹으면 되는걸..

굳이 우기면서 쌀 묵힌다고 핀잔하시는걸 견디며 쌀독을 가득가득 채워두신답니다.


그래서 가끔 집에가면.. 밥지으시느라 쌀독앞에 서실때면 제법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너무나 힘들었던 그 시절 이야기를 딸래미에게 해주시는거에요!


그런 어머니가 생각나서.. 저도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한참동안이나 10Kg을 먹겠지만...

큰걸 골라잡고는 낑낑대며.. 아파트 13층까지 직접 들고 올라갔답니다. (물론, 엘리베이터는 있습니당.)


그덕에...밥 남기는게 진짜 하늘에 죄짓는다고 세뇌를 당해서

제가 왠만히 배가 부르지않으면 절대 안남기고 깔끔하게 먹어치운답니다. (--;;;;;;)

문득...그런 어머니가!

조용히 티나지않게 혼자 마음아프셨을 어머니가 쌀가게앞에서 왜그렇게 생각나던지. ^^!

이번주말부터는 설연휴가 시작이네요!


부모님과 함께..가족과 함께.. 그동안 살아가느라 무관심했던 이야기들 풀어놓고

옛날 이야기..앞으로 살아갈 이야기 많이 나누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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