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전 아주아주 피곤한 하루를 시작했네요.
왜 그렇냐구요? 뭐..개인적인 사정이라 말씀을 어떻게 더 드릴 수는 없으나
하여튼 오늘은 피곤하게 시작했어요.
여느날과 다름없이 출근해서 한시간째 헤매고 있었으니 말이에요.
오늘 아침에 절 집중 못하고 헤매게하는 이유는..
두달여전 다친 엄지손가락 때문이랍니당.
일주일전에 충격이 가해진 부분이 드디어..살속을 빠져나오면서
엄지손가락의 몰골이 지극히 흉칙하게 변하게 되었네요.
게다가..이미 생기란걸 잃어버린 손톱은 살짝살짝 들리기까지하더니
가끔 생각없이 스치는 것들과 마주치면서 처음 다쳤을때와는 사뭇 다른 통증을 유발시키더라구요.
결국은~~~~~~~~~~~~~~ 엄지손가락을 관찰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다.
잘 든다는 손톱깍기를 하나 빌렸지요.
그리고..살에 제대로 붙어있지못하고 덜거럭거리는 녀석들을 싹뚝싹뚝 끊어내버렸습니다.
가만히두면..어련히 알아서 슬쩍슬쩍 자라서..사라져버릴텐데
전 제 몸에 생기없는 그것들이 존재한다는게 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노릇을 못하는 손톱도 그러했고..
시커멓게 들어있는 보기 흉한 그 바보스러움의 잔재를 너무나 너무나 빨리 제거해버리고 싶었답니다.
근데 다 쓸모없다고 잘라버리려는데 아직 생명이 존재하는 부분에 날카로운 날을 대니..
온몸을 전율하는 아픔이 느껴지더라구요.
정말 쓸모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저는 살아있다고 손대지말라고 시위하는것처럼 말이죠.
정말 참을 수 없어서 시작한
월요일 아침..참 쓸데없는 엄지손가락에 대한 처단식은
그 찌릿한 아픔에 손을 든 어설픈 주인의 패배로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어느날 다시 거슬리며 또 손톱깍기를 들고는 잘라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을런지 모르지만..
아직 살아있다고...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그 미운 것들을 오늘은 차마 끝장내지 못했네요.
얼마전 'World Trade Tower'라는 영화를 봤었어요.
그 영화에서도 돌무더기에서 겨우 숨쉬며 말몇마디 할 수 있는 두 생존자의 대화에 그 말이 나왔어요.
'아픔을 느낀다는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 라구요.
살아가는 순간엔 행복도 있고..슬픔도있고 아픔도있고 치유도 있겟죠.
중요한건..............................
우린 그것들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살아있고
우리가 살아있다는건 가치가 있다는 뜻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오늘 잘라내버리지 못했던 못난 손톱조각도..
자신의 남은 가치를 다하려고 떼내지 못하게 시위하는데
살아있는 지금 오늘.. 내 가치를 200% 나타내기위해...최선을 다하자구요!
안그럼 뭐가 되는지 아세요?
제가 오늘 아침 잘라내버리지못한 손톱 조각만도 못한 사람이 되는거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