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호만은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에 위치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위스키 증류소이다. 이 증류소의 위스키 킬호만 시리즈를 처음 한두번 마셨을땐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맛이었다. 분명 맛은 있지만 큰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에 창원에서 새로 알게되어 자주 가는 바가 생겼다. 인스타 술 계정의 팔로워분이 자주 올리길래 궁금해서 한 번 가봤는데 굉장히 좋았다. 술 종류도 꽤 많았고, 사장님께서 위스키를 많이 알려주려 하셨다. 창원에 이런 몰트바가 있을 줄은 몰랐다. 집에서 편도 4-50분 거리긴 하지만 위스키를 위해서라면 그정도야 괜찮다 느꼈다.
얼마 전 이 바의 인스타 계정에 킬호만 사닉이 새로 입고되었다는 글이 올라와서 마시러 갔다. 이미 킬호만의 다른 시리즈들을 몇번 마셔봤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킬호만을 마시며 나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킬호만은 아일라 위스키지만 피트 향이 부담없고 쉐리랑 잘 어울리긴 한다. 하지만 특별한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한 사장님의 의견이 매우 인상 깊었다.
"킬호만은 신생 증류소이기 때문에 퀄리티에 매우 신경을 쓴다. 이미 시장에 진출해있는 다양한 위스키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퀄리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방금 얘기했듯이 킬호만은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힌 위스키이다. 피트 향이 부담없지만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아서 편하고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그 점을 킬호만의 '개성'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항상 특별함을 원했다. 특별하고 개성있는 삶을 추구했었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주류문하에 반기를 드는 등 항상 특별해지고자 행동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고 계속 생각해왔다. 개성과 특별함은 그런게 아니었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 해내는 것, 그런 것이 개성이고 본질인 것이었다.
개성 없는 위스키는 없다. 흔히 블렌디드 위스키나, 저가의 위스키를 개성이 약하다고 하지만, 부드러운 목넘김, 저렴한 가격 등 모든 것이 그 위스키의 개성이었던 것이다. 내가 갔던 모든 바도 그들만의 개성이 있었다. 사람도 그렇다. 특별하고자 발악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위스키라면 어떤 위스키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킬호만처럼 시작은 늦었어도 퀄리티는 다른 위스키 못지않은 그런 신생 증류소의 위스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