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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한자몽커피 Nov 20. 2024

짧은 글을 쓰기 더 어려운 이유

글이 짧아지면 적은 문장으로도 오해 없이 뜻을 전달해야 한다.

- 원글 (2024년 10월 15일 작성)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BKMOqQMucT (본글)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BKMPA_s_2n (댓글)


브런치와 같은 긴 글 플랫폼이 있는가 하면, 스레드 같이 짧은 글 플랫폼이 있다.

그래서 스레드를 보다보면 글 길이의 짧음으로 문맥이 다 담기지 않아 오해를 샀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본다.

그게 항상 맞는 말일까?


스레드의 글자수 제한은 500글자로 알고 있다 (글/댓글당).

완전 짧은 건 아니지만 (블루스카이가 300자인 것을 생각하면), 뭔가 한 주제를 가지고 계속 쓰다보면 숫자 (남은 글자수)가 뜨더니 금방 마이너스가 된다.

그러니 500자가 아주 긴 길이가 아니라는건 적어도 내 기준에선 맞는거 같다.

 

핵심을 정확히 잡고, 곁가지를 쳐내면서 문맥의 상실이 다소 생긴 글은 티가 난다. 어떻든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는 분명히 드러나니까. 다소 빠진 부분이 있다고 글이 이상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반대로 핵심을 쳐내고 곁가지만 남겨서 화려해보이는 글은 막상 읽어보면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마치 우리에게 '내가 뭘 말하고 싶은지 맞춰보라'는 퀴즈를 내는거 같다. 설상가상 곁가지조차 이상한 것만 남기면 도저히 핵심으로 접근할 수가 없다.


글은 길게 잘 쓰는 것도 물론 능력이지만, 짧게 잘 쓰는 것은 더욱 더 훈련이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길게 잘 쓰는건 전제를 충분히 설명하고, 오해가 없게 다양한 관점을 담아 가공하면 (이것도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짧게 잘 쓰는건 많은 말을 쓰지 않고도 최대한 오해를 피해갈 수 있게 함축을 잘해야 된다. 그러려면 핵심과 곁가지를 잘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 핵심은 절대 빠지면 안되고, 곁가지는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떤 것을 쳐낼지 잘 결정해야된다.


내가 스레드에서 볼 때 글이 이상한 경우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핵심 자체가 잘못 뽑힌 경우

2. 이상한 곁가지가 붙어서 핵심이 뭔지 접근하기 힘들게 만드는 경우

3. 곁가지만 있어서 결국 핵심이 없는 아리송한 글이 되는 경우


1은 핵심을 잘 뽑아내는 훈련이 되면 교정이 그나마 쉽고, 2는 곁가지를 좀 더 과감하게 쳐내면 된다.

사실 제일 문제인 것은 3이다. 보통은 이목을 끌기 위해서 일부러 그러는 경우가 더 많아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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