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공격보다는 자멸이 더 쉽고 간단할지도 모른다.
- 원글 (2024년 10월 14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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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도 없고 방법도 모르는데 안티짓을 시도하는 것은 하수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나를 전혀 해할 줄 모르니 1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반면 힘과 방법을 어느 정도 알고 안티짓을 하는 것은 중수 쯤 된다. 상대방의 멘탈을 부수기 위해 노력하지만, 생각보다 그 의도는 아주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응하기 쉽다. 그냥 무시하면 된다.
그렇다면 과연 고수는 누구일까? 알게 모르게 동의하는 척하는 것이 진짜 무서운 고수라고 할 수 있다.
개그맨들이 동료를 무너뜨리는 방법은 의외로 그 동료가 전혀 안 웃긴 개그를 할 때 크게 웃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동료는 아주 웃기다고 생각했지만, 그걸 그대로 관객한테 들고갔을 때의 무반응+배신감이 이중으로 그 사람의 멘탈을 크게 부수기 때문.
이걸 현실 세계에 적용하면? 별거 안했는데 칭찬하고, 별걸 하면 아주 띄워주고, 그렇게 떠버리면 아주 헬륨을 달아서 멀리멀리 날려주는 것.
한 번 사람이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면 실제의 나보다 나를 더 대단하다고 착각한다. 그렇게 자기 분수를 잊고 살다보면 어디선가 스스로 무너지는 포인트가 나오기 마련이다.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멘탈을 직접 깨는거보다 쉽고, 당하는 입장에서는 공격을 당해도 눈치채기가 힘들다는게 포인트.
그래서 내 주변에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이 너무 많다면 그 사람들이 진실인지, 혹시 간신은 아닐까 의심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의심 없이 지내다 보면 그게 결국 나를 망하게 하는 빈틈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능력을 인정하고 리더십으로 세우기 위해 임원을 세운다.
하지만 간혹 맘에 안 드는 정규직 직원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임원을 시키는 경우도 간혹 존재한다. 허파에 바람을 넣어 날려버리기 위해서.
내가 이전글 중 어딘가에서 말한 "겸손의 미덕"은 이런 허파에 바람이 들만한 지점들을 드러나지 않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내가 자꾸 자랑을 하는 포인트는 내가 어떤 것을 인정받고 싶은지 너무나 잘 드러나는 취약점이 될 수 있다.
누군가 그 점들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마음이 우쭐해지기 마련이고, 결국 그렇게 허파에 바람이 쉽게 들어가게 해준다.
반면 겸손의 미덕을 갖추면 가진 것에는 감사하고, 가지지 못한 것은 갖기 위해 조용히 노력한다. 이러한 감사와 노력은 허파에 바람이 들 틈을 막아주게 된다.
겸손을 단순히 낮아진다고만 생각하고, 그게 어떻게든 날 망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이미 바람이 가득 들어버린 상황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