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사주 브런치|기초 ⑨

뿌리를 내리고, 드러나는 것들 – 통근과 투출

by zokzebi

사주는 흐름이다.

흘러가는 기운 속에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자리가 있다.
어떤 자리는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어떤 자리는 겉으로 기운이 스며 나온다.


‘통근’과 ‘투출’이라는 개념은
그 뿌리와 흐름의 연결을 말해주는 단어다.
이 두 단어만 알면
사주 안에 어떤 글자가 단단한지,
어떤 기운이 밖으로 드러나 있는지
조금은 더 감각적으로 읽을 수 있다.


통근은 말 그대로다.
뿌리가 통했다는 것.
조금만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천간의 오행이 지지 속에서
같은 오행의 뿌리를 갖고 있느냐, 그걸 보는 것이다.


천간은 하늘, 지지는 땅.
하늘에 떠 있는 기운이
땅 속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그 기운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외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단단하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갑목이 진토 위에 앉아 있다면
진토의 지장간 안에 '을'이라는 목기운이 숨어 있다.
오행적으로 같은 목기운.
그렇다면 갑목은 뿌리를 가진 셈이다.
이게 통근이다.


반대로 뿌리가 없다면
그건 부유하는 기운이다.
기세는 좋을지 몰라도 중심이 없다.
그래서 통근 여부는 사주의 기운이
얼마나 중심을 잡고 있는지,
에너지가 얼마나 살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통근에는 순서가 있다.
같은 뿌리를 어디서 찾느냐에 따라
에너지의 강도가 다르다.

월지에서 뿌리를 찾으면 가장 강하다.
사주의 환경, 기반, 중심이 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통근은 곧 존재의 단단함으로 이어진다.
그 다음은 일지, 연지, 시지 순.
하지만 어디든 뿌리를 가지고 있다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투출은 좀 다르다.
뿌리가 아니라, 드러남이다.
지지 속에 숨어 있는 기운이
천간으로 고개를 내밀었는가.
겉으로 드러난 에너지를 말한다.

지장간 안의 기운이
그 자체로 천간에 올라와 있다면
그걸 투출이라 한다.
이때는 오행이 아니라 ‘그 자체’가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인목 안의 지장간,
무토, 병화, 갑목.
이 중 하나라도 천간에 나와 있다면
그건 투출된 것이다.
드러났다는 건 말 그대로
세상에 보여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투출은 사회적인 의미를 가진다.
특히 월지에서 투출이 일어나면
그건 사회 속에서 드러나는 직업성, 역할, 성향으로도 읽힌다.


통근은 뿌리를 의미하고,
투출은 존재의 표현을 의미한다.
하나는 단단함이고,
다른 하나는 드러남이다.


사주라는 지도 안에서
뿌리를 찾고, 드러난 에너지를 읽는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중심과 방향을 이해하는 일이다.

사주를 해석하는 수많은 도구들 가운데
이 두 가지는 단순하지만 깊다.
쉽지만, 놓치면 안 되는 기준이기도 하다.


통근과 투출.
이 두 단어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해서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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