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로 엮여 세대의 혼란 중심의 30대 중반의 선언
나는 쓰리잡을 뜁니다.
아침에는 트레이너, 오후에는 작은 회사의 관리 직책을 맡고 있으며, 저녁에는 샐러드 및 다이어트 음식을 판매하는 작은 업장을 운영합니다. 그래서 매일 5시에 일어나 하루일과가 종료되는 시점은 약 22시 즈음이 됩니다. 성공에 목이 말라 부자들이 한다는 것들을 따라한지 어언 7년차, 이제 성공이라는 목표를 다짐한 당시의 열의는 다소 희미해졌습니다. 다만 왜 부자들이 이러한 삶의 형태로 살아가는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고요한 시간에 오늘 하루의 지지기반을 다지는 일은 생각보다 삶을 살아가는데 엄청난 효과를 줍니다.
저는 태생이 게으르고 해야될 일을 똥줄이 타다 못해 폭발에 임박할 때까지 미룹니다. 그런 탓에 늘 강박스러운 삶의 태도를 추구합니다. 이렇게라도 스스로 몰아세우지 않으면, 가까스로 채워놓은 삶의 골조가 무너져 제가 싫어하는 제 모습이 삶에 반영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고통스럽지만 즐겁습니다. 세상만사가 다 그러한 것 같습니다. 무엇 하나 극단에 치닫는 것은 없고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반드시 존재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냐고들 하십니다. 사실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이따금씩 그냥 현장에 존재만 할 뿐, 그렇게 생산적이지 않습니다. 의식적으로 살려고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이따금씩 기계적으로 일하고는 합니다. 그런 스스로의 이중적인 모습에 기가 차긴 하지만 인간이 원래 그렇습니다. 아까 말했듯, 세상만사 다 그러한 것 아니겠습니까. 껄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해봄직 해 보이는 이 삶. 사실 여느 누구의 인생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기 할일은 하고 삽니다.
내 일이 얼마나 고되건, 몇개의 일을 하건, 다들 먹고 살기 위해 하루 중의 일정들을 소거해 나가는 것 쯤은 누구나 하고들 삽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시간을 얼마나 의식적으로 살고 있느냐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BTS의 아버지,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CNN의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워라밸이라는 표현 대신 워라하 (워크 라이프 하모니) 라고 표현합디다. 무릎을 탁치는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생은 원래 고통인것 같습니다. 산다는 것은 늘 처참한 싸움의 연속이며 투쟁과 신음, 그리고 인내 끝에 얻는 평화의 반복. 즉, 시시포스의 형벌입니다. 그것을 거스를 수 없기에 나는 우주의 먼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내가 죽으면 우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개소리이지만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 소리가 그 소리 같지만 다릅니다. 아무튼 다릅니다.
존재하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봅니다. 삶은 고통이지만 동시에 축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내 삶에 주어지는 경험은 모두 형벌이자 축복입니다. 그래서 나는 내 팔자를 수용합니다. 온 몸으로 내 삶에 주어진 과업과 치열하게 투쟁하여 낭만을 얻고,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미련없이 내려 놓겠습니다. 나는 열등함이 두렵지 않습니다. 좀 못하고 뚝딱이면 어떻습니까. 나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닙니다.
아직은 싸워야 할 때입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열심히'라는 말은 해야할 일을 넘어 그 이상의 것들을 위해서 아등바등 노력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설사 그 노력이 열매를 맺어 인생에 황금기를 맞이한들, 자만하지 않고 그저 운이 좋았다고 여기며 겸손하게 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