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천국의 치어리더입니다 >

by 제이앤



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몸이 채 들어오기도 전에 아이들의 말소리가 먼저 들어온다.

그날 있었던 일, 학원을 오며 있었던 일들이 인사보다 먼저 들어온다.

나도 방금 그 길을 지나왔는데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확실히 작은 것들이 더 선명히 보이나 보다.

모든 어른들이 아이였는데 언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는 걸까?


나는 어른을 꿈꾸던 아이였다. 확실히 나의 꿈은 ‘어른’이었다. 내가 아이라서 내 환경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어른이 된다면?

사실은 모르겠다. 힘들고 어려운 나의 하루하루가 어른이 되면 바뀔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시간이 흐르길 바랐다. 힘든 날들이 빨리빨리 지나기를. 그러면 나는 어른이 되겠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빨리 지나지 않아도 되는 시간도 있었다. 피아노 앞에 있는 시간이 그랬다.

초등학생이 되자마자 피아노 학원에 갔지만 연습하기도 싫고 너무 어려워서 학원에서 도망쳐 나온 후로 피아노를 잊고 있었는데, 교회사모님이 강제로 피아노 연습을 시키셨다.

추운 날 난로도 없는 곳에서 꽁꽁 언 손으로 피아노 치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피아노는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내가 건반을 누르는 대로 소리가 났다.


모든 사람은 피아노 앞에서 공평하다.

마음을 열지 않고 성의 없이 건반을 치면 그런 소리가 난다.

화난 마음으로 건반을 치면 그런 소리가 난다.

마음은 엉망이어도 피아노를 잘 연주하고 싶은 마음으로 건반을 누르면 그런 소리가 난다.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피아노가 너무 좋아서 건반을 누르면 그런 소리가 난다.


나는 피아노 앞에서 투정 부리고 속상한 마음을 쏟아내고 기분 좋고 신났다.

허리와 손 끝을 세우고 건반을 누르면 나의 마음은 음악이 되어 다시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신나게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피아노 연주하는 방법과 함께 마음을 자라게 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피아노가 얼마나 좋은 친구인지, 가까워지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나의 어린 시절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지금 너희들 앞에서 피아노를 제대로 연주하는 법과 마음을 연결하는 법을 알려줘서 내게 오는 아이들이 모두 나보다 더 나은 어른으로 자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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