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버는 일 시작하기

by 제이앤

나는 누구보다 꿈이 많은 사람이다. 무엇이든 마음이 동한다 싶으면 사장이 되고 싶어 하는.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엇 필라테스가 잘 맞잖아? 강사 과정을 알아보자.' 혹은, '나 애들 공부시킬 때 동기부여를 잘 시키잖아? 멘토링 서비스를 개척해 볼까? 부동산을 먼저 알아봐야지!' 이런 식이다. 그리고 이렇게 그리는 미래에 실패 시나리오는 없다. 언제나 걱정은 '너무 잘되면 어떻게 운영해야 하지?'이다. 이런 나를 보며 남편은 또 꿈을 꾸고 있냐고 뒷걸음질을 치고, 아들들은 뭔지도 모르면서 엄마는 너무 잘할 거라며 양 쪽에서 부채질을 한다. 건강식과 운동센터, 교육서비스 모두 하고 싶으니 건물 한채만 투자해 달라 남편에게 조른다. 남편은 '네 몸이 세 개가 되면 사줄게.'라고 응수한다. 이렇게 시답지 않게 대화는 끝나지만, 남편은 모를 거다. 대화가 끝난다고 꿈을 접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사실 나의 꿈은 작가였다.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에 꼭 '작가'라고 썼다. 그리고 당연히 난 작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초등학교 내내 모든 글짓기 대회에 출전했고, 중학교로 진학했을 땐 학교에서 나를 주축으로 신문부를 만들어주셨다. 그런데 갑자기 작곡으로, 또 갑자기 피아노로 진로를 틀면서 문학과는 영영 멀어진 방향을 잡게 돼버렸다. 대학시절, 실기레슨을 받다가 마음을 못 붙이는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교수님께서는 "너 원래 피아노전공하기 싫었지?"하고 맞추실 정도로 마음을 못 잡았다. 입시 준비를 하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 연습 시간을 못 채우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학생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나는 작가가 되었다. 이러니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해봐야 끝이 나는 법을 누구보다 알게 된 셈이다. 어른이 되어, 흰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더 많아져 학원 문을 여는 그 마음에 내가 어찌 손뼉 쳐주지 않을 수 있을까. 유난스러워, 혹은 환심을 사기 위해 치는 박수가 아닌 것이다.


꿈을 좇는다는 것은, 사실은 말 그대로 막연하고 철없어 보일 수 있다. 당장 현실과의 괴리에서 꿈을 잡는 일은 20대 후반만 되어도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하긴, 당장 밥벌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선택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당장의 월급을 포기해야 하는데, 뻔히 친구들과 격차가 날 것을 아는데, 돈 못 버는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꼭 있다. 그 사람은 지금 당장 배는 고플지라도 자신은 꿈을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인 것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 끝엔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찾아내지 못했을, 처음 보는 새로운 자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니다. 꿈을 좇아 간 사람이 만들어 낸 자리이니 새로운 것일 수밖에!


현실을 택해야 하는 응당 나의 현실을 한 번은 눈 딱 감고 실수인 척 등 돌려 가보면 어떨까? 누군가 "야! 너 거기서 뭐 해!"라고 하면 안 들리는 척 마구 뛰어가다가, "아이코! 길을 잘못 들었는지 몰랐네! 온 김에 조금만 더 가보고 올게!"하고 달려가 보는 것이다. 뭐 어떤가. 내 인생이고, 단 한 번밖에 기회가 없는 것을.


당신이 해보고 싶은 '돈 못 버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한 다섯 가지 정도 되는데, 그대의 마음속에 간질간질 소망을 품고 있는 그 씨앗, 아끼지 말고 한번 까보자. 알기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내가 씨앗을 몇 개나 갖고 있는지.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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