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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자의 휴식 Jun 06. 2020

기자생활1_#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때

2년간의 언론사 기자 생활을 통해

여행을 좋아했다(누구나 그렇듯)

반려동물은 없지만 혼자 저녁무렵 동네걷기를 즐겨했다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는 걸 좋아했다

매일 아침 수영을 다니며 보람을 느꼈다

불필요한 식욕이 없었다

내 글을 쓰고 남의 글을 읽는 걸 즐겼다

뉴스시청과 시사상식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친구들, 새로운 사람까지 만나는 것을 소소한 행복으로 여겼다

가급적 택시를 타지 않았다

쓸데없는 옷은 사지 않았다

잠들기 전에는 다이어리를 꾸미고 일기를 쓰며 생각을 정리했다

하루종일 굶더라도 야식은 시켜먹지 않았다

애초에 배달음식을 시켜먹지 않았다

공부하는게 즐거웠다

제 2외국어든 뭐든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싶었다

새로운 동호회나 스터디를 꾸리는데 설렜다

현실은 조금 힘들더라도 1년뒤의 내가 너무 기대됐다



모두 과거형이다

만 2년간 언론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 잃은 것들이다.

종합해보면 잃은 것은 온전히 '나'스러운(으레 드라마에서 나다운게 뭔데!하고 화낼때 쓰는 그 말)일상과 건강이었고, 얻은 것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눈치, 인간관계 다스리는 법, 발제하고 기사쓰는 훈련 정도. 물론 취준생 시절 그토록 원했던 월급도 포함.


시간이 흐를수록 나를 잃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퇴사를 결심한건 2달 전.

고민하기 시작한건 6개월 전이었다. 아직까지 나는 퇴사에 성공하지 못했다.

단순히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퇴사 1단계'에서는 살짝 레벨 업한 상태다.

'퇴사 2단계'로서 나를 돌아보고 다음 밟을 스텝을 미리 닦아놓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 글을 써보기로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좋고, 필요한 누군가가 맘껏 읽어도 좋다.

오랜만에 온전히 나를 위해 머리를 굴리고 나에 대한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가끔은 회사 욕이 될 수도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한 나의 투정이 될수도 있지만

기자로서 겪었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면서 진짜 내 길도 찾아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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