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계속해서 여성 스타트업 대표님들과의 멘토링이나 만남이 늘어난다. 오늘은 앞으로 그 기회를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오늘 멘티인 대표님은 올해 사업을 시작하고 정부지원 사업을 수행 중이었고 주관기관의 요청하에 온라인 멘토링으로 진행이 되었다.
보통의 멘토링은 서로 안부를 묻고 현 장소나 상황에 대해 아이스브레이킹을 한 후 시작한다. 그런데 대표님은 시작하자마자 다른 이야기를 할 틈이 없게 사업 현황에 대한 진행 사항과 대표님의 향후 계획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업 진행 중에 팀원이 나가 혼자 하게 되었고 시제품은 거의 개발 완료되었으나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는 이야기였다.
난 어려서부터 눈칫밥을 많이 먹어서 이상함을 잘 느낀다. 분명 지금 대표님께는 문제가 있다고 인지가 되었고, 한참을 듣다 내가 대표님께 한마디를 던지자마자 대표님은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
내게 기업가정신이 있긴 할까요
팀원이 갑작스럽게 나가면서 혼자가 된 순간 참 많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해야 하나, 그만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등등 사업 유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시기였다면 그 고민은 정말 깊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만든 상대와 스스로에 대한 미움도 어느새 자리 잡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맡은 바 일을 수행해내고 그러면서도 너무 소중한 사업이라 누구에게도 나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한다. 이것부터가 이미 기업가정신이다.
누구에게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 당시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어찌하면 잘할 수 있는지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 덜 힘들고 덜 자책하고 힘을 내서 일을 했을 텐데 그 누구도 힘들지 않냐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고 그래서 힘들다고 얘기할 곳이 없었다는 대표님의 이야기와 눈물은 내게도 너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나와 비슷한 고민, 비슷한 바람을 여성기업가들은 참 많이 하고 있다. 여성들은 태생부터 감성적일 수밖에 없고 기댈 곳을 필요로 한다. 나도 그렇고 많은 여성스타트업들이 과도기가 오고 고민되는 시점이 틈틈이 생긴다. 그럴 때 내 편들어 줄 수 있고 객관적인 관점을 이야기해 주어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가 곁에 있으면 참 좋겠다.
간혹 멘토링을 할 때 사업 이야기 이외에 가정사나 내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비즈니스를 위한 멘토링도 좋지만 여성 대표님들의 속 깊은 곳도 들여다보는 멘토링도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