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e Feb 14. 2021

우리는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영화 1917

설 연휴가 시작되던 날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보게된 영화 '1917'. 1차 세계대전의 상황에서 영국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2020년 개봉작인데 티비 최초 방영이라는 빨간 글씨 덕분에 보게 되었다.


사실 정치, 경제, 사회에 무지하다. 정책학 석사, 행정학 박사를 하기 전까지 대통령 외에는 정치인을 한 명도 몰랐던 20대를 보냈고 그나마 학업과의 연결 때문에 알게된 지식들도 있긴 하지만 역시나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고, 관심도 적다. 이런 나로써관심이 간 것 자체가 신기한 영화인 것이다.


영화는 전쟁터에서 시작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지령을 전달해야 하는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가 주인공이다.. 라고 네이버에서 소개하고 있고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군대에서 절친한 사이이며 군인 정신이 투철한 전령들이다. 전쟁으로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두 병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멀리에 있는 부대를 찾아 상사의 지시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전쟁중에 독일군이 있을지 모르는 지역들을 헤치며 소임을 다하는 중이었고 그러던와중 블레이크는 전사하고 스코필드 혼자 전진하게 된다.


영화는 영상과 음향을 상당히 절제하였고 지령을 전달하기 위해 긴장하는 주인공의 감정선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진행되었다. 그래서인지 상당한 몰입감을 주었다. 


차가 웅덩이에 빠져있을때 병사들이 함께 차를 미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고, 주인공이 강에 빠져 떠내려가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파했으며 마지막으로 임무를 수행한 뒤에 느끼는 감정은 내게도 시큰했다. 그들에게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었으나 어쩔 수 없이 감정은 이상하다.


우리는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 특히나 요즘의 나는 더 그렇게 살고있다. 어떤때는 왜 하는지 모를겠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할때도, 또는 너무 하고싶을때도 있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이 실수이고, 실패이고, 또는 상처가 될 수는 있어도.. 많은 떨림과 긴장과 후회를 남길 수 있다 할지라도.. 조금은 나은 상황인것이다.


매일 매 순간 다가오는 전쟁같은 상황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다. 영화에 깊은 몰입을 한 이유도 내가 살고있는 전쟁속에서의 내 모습 같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의 시간은 내가 가진 모든 순간이 전쟁같다 할 지라도 스코필드처럼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사명감을 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면 삶의 어느 순간 내 결정으로 인한 실수와 실패, 그리고 감정적인 허무함을 조금은 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무엇을 위해 살더라도 그 목적은 분명히 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