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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Gray Feb 26. 2019

여행자의 마음

아직까지 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지낸다.


내 모든 주변인들과 다른 시간, 다른 계절, 다른 환경 속에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특별하고도 외로운 경험인 것 같다. 나눌 수 있는 많은 부분이 갑자기 줄어든 느낌이다.


한국에서의 하루와 별다를 게 없이 흘러가서인지 눈에 보이는 환경만 달라졌을 뿐, 나는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나의 마음가짐, 게으름, 글쓰기, 책 읽기, 생각하기 등등 나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어제와 오늘 극단적인 변화 사이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내 본질이란 그리 대단할 건 없지만 꾸준하긴 한가보다.


한가지 다른 마음가짐이라면, 언어에 대한 욕망이 커진다는 점이다. 내게 말을 거는 점원의 이야기에 응대하고 싶고, 옆 테이블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엿듣고 싶다. 


하루가 지나가는 게 벌써부터 아까운 기분이다. 뭐든 더 느끼고, 배우고, 즐기고 싶다. 나중에 되짚어볼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글들을 남겨놓고 싶다. 늘 주저하기만 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큰 걸음을 뗀 내 자신에게 축하의 박수도 쳐주고 싶다. 적어도 아주 겁쟁이는 아닌가 보구나. 

어렵사리 얻은 기회인 만큼, 와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건지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무슨 일이든 거나하게 의미부여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이번에도 크게 각오 한번 해봤다.


‘의지에 따라 어디에서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뿌리 깊은 자신감과 나에 대한 신뢰를 얻고 싶다.’


떠나올 때만큼이나 영 비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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