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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Gray Jun 01. 2019

프랑스 대학원 준비 방법

지난 몇 달간 프랑스 대학원 지원을 준비하면서 다시금 외국에서 사는 일이 쉬는 일이 아니라는 걸 참 많이 느꼈다. 익숙치 못한 언어 때문에 자료를 검색하는 데도 한참이 걸리고, 우리나라와 다른 학위시스템을 이해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꾸 한국에서라면, 한국에서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라면 참 쉬웠을텐데, 그냥 훅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금방 자료를 찾을텐데. 한국어로 2~3분이면 찾을 정보를 2~3시간에 걸쳐 찾고 있으니 속도도 느리고 금방 에너지도 방전됐다. 자책감도 많이 들었다. 이 어려운 과정을 일 하면서 틈틈이 해내는 분들도 있는데, 전업으로 온 시간을 대학원 준비하는 데 다 쓰면서도 이렇게 힘들어하다니 나는 그럴 자격도 없다 싶었다. 


그래서 나와 같은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그동안 내가 찾아온 정보들을 정리해서 남겨보기로 했다. 프랑스 유학을 꿈꾸는 분들 또는 실제로 유학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이 이를 통해 대략적인 개요와 계획을 세우실 수 있으면 좋겠다.




<기본 주의사항>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 현지에서 직접 지원하는 경우와 본국(모국)에서 지원하는 경우,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유럽에서 지원하는 경우,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지원하는 경우 등 현재 거주 상태 및 국적에 따라 지원 절차가 다름. 따라서 Campus France 및 각 학교의 외국학생 지원안내서 등을 살펴보고 본인에게 맞는 절차에 따라 지원해야 함. 필자의 경우, 한국인으로서 프랑스 현지에서 직접 지원하는 경우였기 때문에 각 학교의 온라인 지원시스템(E-candidat)를 통해 직접 지원하였음. 아래 내용은 필자와 같은 경우만 다루고 있음. 한국은 Campus France 절차를 따라야 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지원하는 경우, 현지에서보다 일정이 훨씬 빠름.


<필수 주의사항>

학교마다, 그리고 같은 학교라도 학과마다 지원 일정이 모두 다르고 요구하는 서류도 조금씩 다름. 또한 프랑스 정부의 외국학생들의 대입지원에 관한 시스템도 해년마다 변함.(Campus France 정책 등)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정보를 확인해야 함. 아래 기재된 내용은 참고용으로 대략적인 개요를 잡기 위한 보조적인 정보임.


<국립대학 지원 일정>

3월~7월: 대학원 1차 지원시기

8월 말~9월 초: 대학원 2차 지원시기

9월 초: 입학


※ 학교마다, 과마다 지원 시기가 다름. 몇몇 학교는 1월 연초에 지원이 끝나기도 함. 따라서 관심 있는 학교는 이전 해부터 사이트를 확인하고, 작년 일정이 어떻게 됐는 지 확인해두는 것이 좋음.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몇몇 대학의 경우 지원 기간 동안 수시로 지원서를 검토하고 합격자를 발표하기 때문에 지원마감 이전에 TO가 다 찰 수도 있음. 따라서 가능하면 1차 지원 시기에 일찍 지원하는 것이 유리함. 1차 지원시기에 지원에 떨어지면 2차에 지원하지 못한다고 명시해 둔 학교들이 있음.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마다 지원시기를 조율하는 전략이 필요.


<제출 서류>

- 기본 서류 : CV, 지원동기서(Lettre de motivation), 고등학교 졸업증명서(Diplôme de Baccalauréat), 대학 졸업증명서(Diplôme de licence), 대학 성적증명서(Relevé de notes), 프랑스어 성적증명서(DELF, DALF, TCF, TEF 등), 여권 및 비자사본 등 신원증명서

- 학교마다 다르게 요구한 기타 서류 : 고등학교 성적증명서, 추천서, 연구계획서(projet de recherche), VAPP 서류, 경력증명서 등


※ 모든 증명서류는 불어 또는 영어로 공증번역되어야 함. 학교에 따라 불어공증번역본만 인정하는 학교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불어로 번역해 두는 것이 좋음. 또한 모든 서류는 프랑스 정부에서 인증한 공증번역인을 통해서 번역해야 함. 


<기타 학위관련 용어>

* Baccalauréat : 프랑스의 대입자격시험. 동 자격시험을 통과한다는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한국(외국)의 고등학교 졸업증명서로 대체 가능. 바칼로레아 이후(Post BAC 또는 depuis le BAC)의 학위증명서 또는 성적증명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교 및 대학원 등의 증명서를 의미함.


* Licence : 프랑스 대학 학위과정은 3년제로 졸업하면 Licence 학위를 갖게 됨. 이는 한국의 4년제 대학 학사학위(Bachelor's degree)에 해당. 프랑스의 경우 3년과정에 수료학점이 180 ECTS로, 졸업에 필요한 학점이 한국과 다름. 또한 다른 외국 대학들이 4.3 또는 4.5만점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프랑스는 학점이 0-20 만점으로 집계됨. (유럽의 학점시스템과 한국의 학점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프랑스 외에서 학사를 취득한 경우 본인의 성적증명서에 적힌 대로 기재하면 됨. 대체적으로 외국학사의 경우, 별도로 프랑스 학위과정에 맞춰 학점 등을 수정하지 않아도 학교 측에서 감안하여 평가를 하는 것 같음) 


* VAPP file : Paris-Saclay 대학(클러스터) 등 일부 대학에서 요구하는 서류. 대학원 입학에 필요한 최소 학위가 없거나,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과 다른 전공학위를 가지고 있을 경우 직업경력이나 담당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입학의 적정성을 평가 받기 위해 제출하는 서류. 의무 서류는 아니며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맞춰 선택 제출. 


* INE number :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에 등록할 경우 부여받는 학생번호. 어학원 등에서 어학과정을 밟고 있거나 워킹비자로 현지에 와 있는 경우 학생번호가 없기 때문에 공란으로 비워두면 됨


* 프랑스어 성적증명서 : 학교마다 요구하는 성적 수준이 다름. 또한, DELF 성적만을 인정하는 학교가 있고 TCF 및 TEF 등 다른 종류의 시험 성적도 인정해주는 학교가 있음. 


* 연구계획서(projet de recherche) : 일부 그랑제꼴 등에서는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서류임. 경우에 따라서는, 사전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수와 연락하여 자신의 연구계획서에 대해 논의하고 교수의 서명을 받아서 지원 시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 대체적으로 2~5 page 정도 요구함. 매우 자세하게 개발될 필요는 없으나 연구 배경, 목적, 연구방법, 데이터수집방법, 레퍼런스 등을 포함하는 것이 좋음.  


* Campus France number : Campus France를 통해 지원해야 하는 국가(한국 포함) 출신 학생의 경우, 지원 시 Campus France number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음. 그러나 필자처럼 프랑스 현지에서 직접 지원하는 학생은 Campus France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부여받은 번호가 없음.(한국 Campus France에 문의한 결과, 프랑스에 거주 중인 학생은 한국 Campus France 거치지 않고 각 학교에 직접 지원하라고 안내받음)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행정 상 이런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고, 특히 심사위원들은 더 모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서류 누락으로 인한 탈락을 방지하려면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 기재한 설명서한(Lettre de explication)과 함께 학생비자 등 자신이 현재 적법하게 프랑스에 거주 중이라는 증명서류를 함께 업로드하는 것이 좋음. (서한에 대한 별도의 양식은 정해진 바가 없음. 필자는 인터넷에서 프랑스 서한 기본양식을 찾아서 고쳐 썼음)


<프랑스 학비 인상 관련>

작년 말 외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급작스러운 학비 인상으로 프랑스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았음. 구체적으로 2019-2020년에 프랑스고등육기관에 신규입학하는 외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비 인상안이며, 기존에 등록되어 있는 외국학생의 경우 변동 없이 동일한 학비가 적용된다는 내용임. Campus France 사이트를 참고하면 학비인상에 대한 여러 예외조항이 기재되어 있음. 또한, 학교에 따라 내부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정부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외국학생들에게도 기존과 동일한 학비를 적용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경우도 있음(Paris-Sacaly, Paris-Descartes 등).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사이트의 학비정책도 살펴보면 좋음.


<필자가 겪은 시행착오 및 팁>

1. 1월부터 학교 정보를 찾아보다가 몇몇 학교 지원시기를 놓쳤음. 특히, 대학 사이트들이 업데이트가 빠르게 되지 않고 지원시기 직전에 지원 일자 등을 업데이트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전년도 정보를 알아두고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음.

2. 돈을 좀 아끼겠다고 최대한 번역해야 할 서류를 줄이다가, 막판에 급하게 번역을 의뢰하게 된 적이 있음. E-candidat 사이트가 열리기 전까지 제출해야 할 서류가 명확하게 적혀있지 않은 학교들이 간혹 있기 때문에 짧은 지원 시기 동안 갑자기 새로운 번역문서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음. 따라서 필요할 것 같은 서류들은 미리 번역을 해두는 것이 좋음.

3. 지원동기서, CV는 초안을 완성하고 불어 첨삭을 받아 완벽하게 준비해두는 것이 좋음. 지원 시기가 되면 학교마다 어필해야 하는 부분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원동기서 내용에 수정이 필요하게 됨. 따라서 모범동기서를 만들어 놓고 지원시기에 각 학교에 맞게 고치는 것이 좋음. 

4. 연구계획서는.. 정말 어려웠음(?). 특히, 학부 졸업 시 논문을 제출한 경험이 있다면 보다 용이하겠지만 필자는 이전에 논문을 한번도 써본 적이 없음. 연구계획서 양식에 맞게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문제의식을 찾고, 연구주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듦. 또한 레퍼런스를 반드시 요구하기 때문에 여러 논문들을 많이 읽어봐야 함. 넋놓고 있다가 뒤늦게야 작성하기 시작해서 시간에 많이 쫓겼음. 또한 이 연구계획서를 가지고 교수들과 사전에 연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 ENS나 EHESS 등 그랑제꼴 또는 연구중심학교에 지원하려면 연구계획서가 거의 필수적임. 

5. 요즘 국립학교들은 지원서를 하드카피로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하는 경우 서류접수를 거절하는 추세임. 대부분 각 학교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지원을 받음. 온라인으로 지원할 경우 가능하면 제출하라는 서류를 누락없이 다 제출하는 것이 좋음(Campus France Number처럼 해당되지 않는 경우, 왜 제출하지 않았는 지에 대한 편지라도 업데이트 하는 것이 좋음) 

6. 국립학교의 경우, 지원비가 따로 들지 않지만 사립학교는 지원비(60유로 이상)를 받는 경우가 많음.

7. 각 학교마다 3개에서 많게는 6개의 다른 전공까지 지원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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