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손을 놓은 건 나였다.
어쩌다 한번 주고받는
안부 속에 공허함만 가득하고,
수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건
씁쓸함과 침묵만이 남았다.
'이 전화를 끊어야 할까.'
보이지 않는 모습임에도
온통 숨 막히는
적막만이 가득하다.
일상인 듯 눈치 보며
내 잘못을 찾고 있었다.
누구 하나 소리치지 않았지만,
오래된 피해의식이
날 가두었다.
고요함에 내려놓은 수화기.
못다 한 이야기는
가슴속 깊이 영원히 묻고,
새벽녘까지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