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어느덧
아침 8시를 가리키고 있는데,
커튼 틈새로 비집고 들어오던
그 흔한 햇살 한 줌 보이지 않는다.
해는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엔 어둠만 가득하다.
낮은 바람의 숨소리.
'곧 비가 올 거야.'
툭, 툭.
하나, 둘.
창문에 부딪쳐 부서지는
빗방울의 파편들.
호통치듯 들려오는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쾅.
번뜩이는 찰나,
번개가 대지에 내리친다.
소나기다.
내 몸 하나
젖지 않았음에도,
이미 마음속 깊이
이 비에
온통 젖어버렸다.
나는 가만히 바라본다.
어제의 뜨거웠던 갈증이
이제야 비로소,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