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구슬 Oct 10. 2024

N잡으로 이것도 괜찮지

7. 괜찮은 정도가 아니지

프로 이직러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일해왔던 곳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연재하고 있다.

본업으로 하고 있진 않지만 부업으로 괜찮은, n잡으로 맘먹고 해도 괜찮을 것을 소개해보려 한다.

오늘은 바로 라디오다.


라디오가 무슨 n잡이냐는 생각이 들 텐데.

라디오에 사연 써서 냉장고 받기, 여행상품권 받아 온 가족 태국여행 가기, 치킨 10마리 쿠폰, 백화점상품권, 김장배추 20 포기, 텀블러 수십 개, 유산균 수십 개, 프라이팬에 먹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받은 커피 기프티콘이 100만 원이 넘는다면 어떨까?




나는 이혼 후 돈을 벌어야만 했다.

월급은 쥐꼬리만 했고, 부수입이라는 걸 만들어야 했는데 당시 n잡 초보는 블로그를 택했다.

그냥 글만 쓰면 되는 건데도 뭐가 그렇게 두려웠는지 몇 개월을 고민했고 지금은 3년째 운영 중이다.

이것도 오로지 수익화를 위해 시작한 거였기에 아무렇게나 글을 쓴다고 돈이 되는 것이 아니었으니 블로그도 수학공부하듯 공부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싫었다.

하지만 황금키워드(돈을 물어다 주는 글감)를 알아야만 했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모인 단톡방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나는 아무 말 없이 오로지 정보만 보고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그냥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렇게 있음 안 되겠다 싶었다.

돈 벌려고 한 건데 이렇게 멍청하게 있으면 아무것도 안 되겠다 싶었다.

한마디 두 마디 말을 했다. 모르는 것은 질문했다.






그곳에서 나와 동갑인 한 블로거를 알게 됐다.

그 친구는 부산, 나는 창원이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이 친구가 어릴 때부터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고 한다.

사실 낯선 사람과 따로 연락한다는 자체에 거부감이 컸지만, 어찌나 착한지 나에게 이런 정보 저런 정보 다 퍼주었다.

이 친구는 어린이집 보내는 아들, 딸 2명을 키우는 육아맘이었는데 블로그로 수익화도 하고 있었지만 라디오로 어마어마하게 선물을 받아온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슬아 너도 라디오에 사연 보내봐'

'응. 나는 그런 거 해도 안돼'




나도 사실 20살 때부터 라디오 듣는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잘 자요~' 

우리 시경오빠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로 매일 라디오를 들으며 잠을 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연 한번 보내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그런 거 보내도 당첨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도와줄 테니까 같이 라디오 듣자!'

한의원 점심시간에 블루투스로 같은 라디오를 듣는데, 멘트까지 정해서 이렇게 보내보라고 했다.

나는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를 해 처음으로 라디오로 문자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이름이 불렸고 몇 주 뒤 화장품세트가 집으로 배송되었다.






이때부터 나는 라디오에 더욱 빠지기 시작했다.

쉬는 날이면 하루종일 라디오를 틀어놨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랬더니 백화점상품권 10만 원이 내 손으로 들어와 아이 신발을 사줄 수 있었고,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 넘쳐나서 친구들에게 인심을 베풀 수 있었다.


이혼 후 5년 동안 악착같이 모아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다음 달이면 입주를 한다는 글을 썼더니 30만 원 상당의 선물이 집으로 배송됐다.

통 3중 냄비세트 5종.

인터넷 최저가로만 해도 20만 원이 넘었고, 거기에 수건까지 여러 개 있었다.

딱 맞춤 선물이었다.


며칠 전에는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주제로 라디오 게시판에 글을 썼더니 전국방송에 내 글이 울려 퍼진다.

30만 원 상당의 선물이 또 올 예정이다.





앞서 말한 냉장고 받기, 여행상품권 받아 온 가족 태국여행 가기, 치킨 10마리 쿠폰, 백화점상품권, 김장배추 20 포기, 텀블러 수십 개, 유산균 수십 개, 프라이팬 등등은 내가 받은 것이 아니라 그 부산 블로거 친구가 그동안 받은 것이다.

휴지랑 쌀은 자기 돈으로 사본적이 없다고 하니 라디오 고수임에 틀림없다.


이 친구와 연락한 지 3년째.

거의 매일 라디오에서 선물이 온다.

라디오당첨이 되는 글스킬은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이 친구덕에 공짜로 알게 되었지만 돈 받고 팔만한 인사이트임엔 틀림없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분명 부수입에 목마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3년 전 당시 돈에 목말라 정말 타들어갈 지경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힘들다면 라디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배송받은 통 3중 냄비세트 

다음 달 입주해서 요긴하게 써야지 




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카톡을 봤더니

또 라디오에서 커피쿠폰 받았다고 하네.

누가 들으면 진짜 거짓말하지 마라고  하겠지?

:)

이전 06화 빙그레공장에서 메로나를 만져봤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