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과 산타할아버지를 떠올리면 나의 기억은 큰아이를 임신했을 때로 껑충 건너뛴다.

태아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쓰고 선물은 동화책을 사서 매일 읽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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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 기억이 없다.

모태신앙이 불교였던 나는 집에 법당이 있었다. 손님이 인사차 가지고 오는 모든 음식들은

법당에 먼저 올린 후 먹을 수 있었다.

대가족이 한 달에 한두 번은 나물, 전, 떡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부처님 앞에 차려놓고

어른들은 절하고 우리들은 뒤에 서 있었던 기억이 있다.

교회,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단어는 금기시라도 된 듯 입에 올려 본 기억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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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2학년 정도 되었을까? 동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때 교회에 가면 맛있는 것도 주고

선물도 준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어른들에게 허락받을 자신도 없이 나와 동생은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성탄일에 아침을 먹고 평상시처럼 밖에 나가서 놀겠다며 거짓말 하고 친구들과 교회에 갔다.

예배가 끝나고 선생님이 모든 아이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데 오늘 처음 교회에 온 아이들은

선물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선물 때문에 교회에 가다니 양심이 없긴 했다.

다른 아이들 선물을 보니 대부분 학용품이었다.

공부에 별로 취미가 없던 나는 선물이 학용품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실망이 컸던 동생이 집에 가자고 보채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던 어릴 적 크리스마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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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어느 해 11월부터 교재를 시작했고

그 해 12월 크리스마스에 반지를 선물 받았다.

내 생의 첫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카드에 쓰여있던 글 중에 가시밭길을 걷는 고통이 있어도 나와 함께라면 행복하겠다는 부분에 깊이 감동했던 순진한 이십 대의 내가 속아 산 이라는 고개를 껑충껑충 뛰어서 신나게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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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도둑맞은 나의 어릴 적 산타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