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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Jan 11. 2023

1.엄마 잘 키워줘서 고마워

거꾸로 쓰는 육아일기

엄마 잘 키워줘서 고마워.

잘 커 줘서 고마워.

엄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되기는 불가능했어.

엄마한테 받은 사랑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면서 살아간다면 더 감사하지.


우리 주변에는 내 아이보다 훨씬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고 거기서 얻은 장점을 주변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며 생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기적같은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약대 공부하는 시기에는 과정과 졸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화(아이의 요청이 있을 때)를 했다.

우리 가족의 최대 장점은 작은 문제라도 의견을 나눈다는 점이다.

단 좋으면 취하고 아니면 쿨하게 버리기가 기본으로 깔려있다.

약대 2학년부터 약국 실습이 필수과목이었다. 약사와 환자의 한 케이스를 선택, 상담하는 과정과 결과, 그 결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작성해서 매주 제출해야 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습 시간도 과제도 많아졌다.

졸업 후 1년의 인턴 생활을 보내며 약사로 근무할 약국을 선택하는 목표에 집중. 다행히 실습한 약국에서

근무 제안을 했기 때문에 별문제 없이 시작했다.


다음 목표를 고민해서 의견을 모았다.

근무 일 년 차에는 지식과 현실에서 오는 차이를 좁히며 최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안전한 환자의 안녕을 위한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

이 년 차부터는 근무하는 약국이 자신의 사업장이라는 입장에서 가상운영체계 아래 장점은 더 키우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의견을 모으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약국 오픈을 위한 준비와 조사를 거쳐 약사 2년 4개월 차에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사업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약국 오픈 전 함께 근무했던 Dispensing technicians(약사와 똑같은 처방전 처리를 할 수 있고 마지막 약사의 확인을 거쳐 환자에게 약을 줄 수 있다.)를 담당하는 여직원이 있었다. 주에 하루를 함께 근무하고 나머지 4일은 다른 곳에서 근무하던 A. 그녀는 진실하고 우직한 면이 있어서 약국 사주는 A를 둔하고 답답하다고 표현하며 곁에 오래 둘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아들이 보기에는 가르치면 그대로 또는 그 이상 결과를 만들어 낼 사람으로 판단했다.

약국 오픈을 앞두고 A에게 타 약국에서 근무하는 4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테크니션으로서 1단계의 급여를 받고 있던 그녀에게 최고 높은 3단계 시급을 제안했다.

며칠 생각해보겠다던 A가 함께 일하겠다는 결정을 전해왔다.


인수할 약국은 오너가 건강상의 이유로 출근하지 못한 기간이 꽤 길은 상태였고 매출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에 운영을 포기한 상태였다. 일요일은 휴무인 약국이었고 약사 한 명과 직원 한 명이 그 약국을 지키고 있었다. 인수전에 손님처럼 약국을 두 번 방문한 아들. 그 과정에서 두 명의 직원을 포기하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그래도 한 명 정도는 함께 일하며 도움받을 필요성을 권했지만 과감한 선택을 했고 약국을 운영하는 선배들이 그 선택에 적지 않은 걱정을 했다  

아들과 A, Retail Manager(처방전 관련 약들을 제외한 모든 약과 건강식품을 주문, 관리 및 판매) 3명이 첫출발을 함께 했다.




하루아침에 새로운 사람들로 바뀐 약국을 방문한 환자나 고객들은 예전 직원들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주인 없는 약국을 둘이 끌고 가려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한번 방문한 모든 환자의 이름을 기억해서 두 번째 방문하는 환자가 입구에 들어서면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하는 약사, 그러면 통증으로 깊어진 그들의 주름이 약사의 입에서 날아오는 자신의 이름을 듣고 깊은 골이 기지개를 켠다.

처방전을 잃어버리거나, 병원 예약이 불가능하거나, 수입과 연령별로 정부에서 발급해준 할인 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거나 모든 경우를 다 해결해 주는 약국으로 소문났다.

다치거나 아프면 의사를 찾아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약국으로 오는 많은 환자.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없는 시간을 만들어 의사, 병원 직원과 통화해서 정말 급한 환자는 진료받을 수 있게 하고 처방전이라도 받는다.

무료로 약을 받을 수 있게 최대한의 방법을 찾아 배려하고 돕는다.


그렇게 1년 6개월이 지나며 약국의 규모를 두 배로 성장시켰고 가족처럼 일하고 싶은 사람을 만들고 그들이 원하는 꿈을 함께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A는 느리지만 배움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대로 흡수했다.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하고 청출어람을 보여주고있다.

약국의 규모가 커진 만큼 그녀의 시급도 인상되었고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의 인생 최대의 급여를 이렇게 빨리 달성할 줄은 몰랐다며 꿈만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을 한 단계 더 높게 키워주기 위해 약대 입학을 권유했고 그녀는 약대를 입학하기 위한 준비 학교에 일 년 과정을 신청했고 약대에 필요한 점수와 과목을 해야 한다.

A의 stepdaughter(현재 동거 중인 파트너의 딸.) S가 지난 11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들 약국에서 주에 2~3일 근무하고 있다. 아들은 S에게도 약대 입학을 권유했다. 일단 졸업만 하면 자신의 복사판을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함께 근무하며 지켜본 오너는 멋지다.

그의 마음속 사훈은 '자신이 가장 귀찮고 짜증 나는 일이 환자에게는 가장 행복한 일이다. 나는 그 귀찮은 일을 즐기고 있는지 늘 점검한다'라고 했다.




한 줄 요약: 인생은 도전을 강요하지만, 방법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




***아이의 입에서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표현했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부모나 아이 모두 힘든 육아. 그래도 놓치면 안 되는 몇 가지를 바탕으로 많은 부모의 고단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많은 엄마의 지혜와 이 글이 어우러져 '우리 아이 잘 컸어요'라는 말을 스스로 할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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