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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Mar 17. 2023

취학 전 생활

거꾸로 쓰는 육아일기

신체활동 및 사회성 기르기


미술 학원

친구가 앞 동에 살았는데 아들과 친구 딸도 동갑이었다. 함께 미술학원을 보냈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미술과는 거리가 멀어도 아주 멀어서 끝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 사람들이다.

그러나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그림을 그리면 선생님께서 늘 교실 뒤에 붙여둘 만큼 실력자라고 들었다. 혹시 숨은 재능이라도 있다면 발굴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학원을 열심히 다니기는 했지만 그려오는 그림을 보면 우리 자식인데 당연한 결과려니 생각했다.

코미디 프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스케치북만 열면 웃음이 폭발했다.

친구 딸은 홍대 미대에 갈 정도의 천재였으니 큰 비교와 괴리감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미술학원을 언제 그만두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


웅변학원

웅변학원에서 원고를 주면 큰 소리로 웅변 형식에 맞추어 10번씩 읽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궁금하기도 했고 배운 것을 집에서 해보라고 했더니 가족들이 거실로 나가면 자신은 안방에서 혼자 하겠다고 했다. 모두 거실에 앉아서 들었고 짤막한 문장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칭찬을 격하게 해 주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가족들의 창찬이 가장 컸다고 한다.


피아노, 영어학원

피아노 학원에 일 년을 넘게 다닌 어느 날 학원에서 배운 동요라도 하나 쳐보라고 했더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장난인 줄 알았는데 정말 연주할 수 있는 곡이 한 가지도 없는 듯했다.

며칠 후 여유시간이 있어서 학원에 방문했는데 아들은 선생님들과 재롱을 부리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피아노를 치자고 하면 조금만 놀고 한다며 선생님께 애교도 부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해서 듣다 보면 어느새 하원 시간이 되곤 한다고 했다.

무조건 선생님만 탓할 수도 없었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피아노 배우는 것이 재미없다고 해서 결국 피아노 학원도 그만두었다.

딸이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 개인지도를 집에서 받기 시작하자 아들도 다시 배우고 싶다고 해서 둘 다 체르니 30번을 마치고 그만두었다.

아이들이 가장 오래 흥미를 가지고 다녔던 곳은 영어학원이었다. 원어민 수업을 좋아했고 분기마다 부모 참관수업으로 영어연극을 했다. 대사를 서로 외우며 연습했고 가장 재미있다고했다.


태권도장

유치원에 다녀온 아들이 하루는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남편과 아들은 상담받을 겸 동네 태권도장을 방문했다. 아빠 손을 잡고 들어간 아들이 누군가를 쳐다보더니 남편 뒤로 숨어서 태권도장을 다른 데로 가고 싶다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기 때문에 다시 방문하겠다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유를 물어보니 유치원에서 아들을 괴롭히는 아이가 그 도장에 있었다며 다른 도장으로 다니고 싶다고 했다.

심한 괴롭힘은 아니지만 힘이 세지고 싶다고 했다. 아들의 의견에 따라 다른 곳으로 다녔다.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태권도를 계속 배우며 검은띠 2품까지 땄다.

신체 단련으로는 수영, 스키, 자전거, 롤러브레이드를 좋아해서 밥 먹고 학원 다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밖에서 놀았다.



베란다에 아이들 장난감 방이 있었다. 입주한 아파트의 옵션이었는데 바닥이 장판이었다. 레고와 각종 장난감이 가득한 장소인데 어느 날 그 방문을 열자 연기가 가득 고여 있다가 거실로 쏟아져 나왔다. 너무 놀라서 방으로 들어가 보니 베란다에서 무엇인가 타고 있었다. 살펴보니 대한항공 비행기와 똑같은 모형 비행기가 놀이방 바닥에 있고 장판이 제법 넓게 타고 있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쇠도 불이 붙는지 계속 실험했는데 붙지 않아서 놓고 나왔다고 했다. 달군 쇠붙이가 장판에 닿아 불이 났고 큰불로 번지기 전에 발견되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조용조용 사고 치는 스타일, 아이의 호기심은 당연하고 어른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부분이므로 야단치진 않았지만, 화재의 위험을 설명하긴 했다.




한 줄 요약: 신체활동과 적성 찾아주기의 준비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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