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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Mar 29. 2023

초등학생은 놀아야죠!

거꾸로 쓰는 육아일기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일주일인가 지났을 때였다. 퇴근 후 집에 오니 아들은 동생과 웅변 비슷한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니 다음날 반장선거를 하는데 동생이 출마하라고 설득과 자신감을 얼마나 키워줬는지 저를 반장으로 뽑아주신다면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직장으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두 명이 경합하다가 한 표가 부족해서 부반장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모의 적극성으로 얼떨결에 부반장이 된 아들임을 알기에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어찌 되었건 한 학기를 부반장으로 잘 마무리했다.


학원 수업은 주 1, 2회 정도 했으므로 방과 후 시간이 많았다. 연령에 맞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고  그 외 초등학교 내내 놀았다. 동네 아이들과 자전거도 타고 축구도 하고 해가 지는 시간이 아들이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주말여행은 꾸준히 이어졌고 아들 초3 학년, 딸 초1 학년 때 남양주시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TV도 없었고 저학년이었고 지역 특성 때문인지 뒷산에 올라가서 시 한 편 써오기, 책 읽기 등 학교 숙제가 많지 않았다. 학교 대표로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상을 자주 탔다.

천상병 시인을 좋아했던 나는 남편이 술에 취하면 시집을 자주 사 와서 그의 시집이 몇 권 있었다. 그 시집을 자주 읽어서 그런지 우수상을 받았던 시의 분위기에서 천상병 시인이 떠오르며 웃음이 났다.

정확하게 다 기억나진 않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면,

 

책가방


가방아 가방아 배부르지

공책도 먹고

책도 먹고

크레파스도 먹고

필통을 먹으면 연필 지우개 색연필까지

그러다가 배 터지겠다


가방 속을 묘사하며 아이들의 고단함이 전해지는 시였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아이들은 교내는 물론 학교 대표로 글짓기 대회에 나가서 상을 다. 그렇게 1년을 생활하다 보니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방과 후 진돗개 두 마리와 아이들 둘이서만 마당에서 노는 날이 이어지다 보니 사회성을 키우기에 적당한 환경이 아닌듯했다. 이웃과의 문제도 있었고 다시 도심지로 나왔다.


그 후로 집은 다시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했지만, 학교는 그대로 도심지로 다녔다.

초등학생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신체를 발달시키고 사회성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주말은 여전히 캠핑과 여행을 다녔고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런데 아이가 특별히 재능을 보이는 부분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영어 과목에 가장 흥미를 느꼈다.

우리 부부는 중학교에서도 공부보다는 적성과 특성을 찾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공부는 본격적으로 고등학교부터 시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족이 가장 잘하는 부분은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하며 하루의 일과를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아들이 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한 e스포츠, 공부도 별로 하지 않던 아들이 게임 레벨을 올리고 싶어서 공부에 집중이 어렵다고 했다. 아들의 고민을 듣던 남편은 게임 레벨은 아빠가 올려줄 테니 아들은 공부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아들은 좋다고 했고 게임 방법을 아빠에게 알려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은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사무실에 방문한 고객 상담도 대충대충, 화면과 고객을 번갈아 쳐다보며 대화를 하다 보니 고객이 우리를 다시 찾아왔을까?


방과 후 아들은 게임 레벨을 확인할 때마다 얼굴색이 달라졌다. 아빠와 친밀감이 더 좋아지고 아들은 늘 신난 듯 '아빠 나 학원 얼른 다녀올게'라며 매일 신나는 모습으로 날아다니는 듯했다.

이렇게 별 특별한 일 없이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한 줄 요약: 육아는 환경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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