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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Jun 22. 2023

멸치와의 전쟁

장금이가 되었다

멸치 고추장볶음.

재료: 굵은 멸치, 풋고추, 마늘 2통.

양념: 고추장, 진간장, 맛술, 고춧가루, 매실청, 쌀 엿, 다진 생강, 올리브오일, 참기름, 통깨.


위 재료에서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빼면 멸치 간장 볶음이 된다.


멸치육수: 물에 파 뿌리와 다시마를 넣고 펄펄 끓을 때 멸치와 맛술을 넣고 약불로 줄여서 30분 정도 끓인다.

이 육수가 우리 집 냉장고에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모든 찌개와 국에 효자 노릇을 하는 육수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부대찌개.


우리 집에는 화학조미료가 없다. 나의 음식 철학이자 건강 철학은 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몸을 신나게 만드는 음식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집밥에 육수가 필요한데 육수의 주재료가 멸치다. 육수의 맛을 최상으로 높이려면 멸치의 역할이 크다. 문제는 이 멸치가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구입에 항상 망설임이 있다.

가끔 한국에서 특가의 상품들이 들어오는데 일 년에 한 번 정도 그 특가 상품에 멸치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수산업 협동조합에서 1.5kg 한 박스에  $45이라는 문자가 카~~ 토 오 옥이라며 부드럽게 날아왔다.

망설임도 없이 10박스를 구입했다. 이렇게 착한 가격에 구입하면 행운이다.


호주는 음식물 반입이 엄청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내년부터는 멸치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야만 반입이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어서 올해 더 많은 양의 멸치가 들어온 듯하다.

한국 마트에서 계산하는데 사람들이 냉동실이 그렇게 크냐고 나에게 물었다. 우리 집은 냉동고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냉장고와 한 몸을 이루는 작은 냉동실밖에 없다. 아니요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이걸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많이 사냐고 걱정의 표정을 담아 내게 준다. 노노노 걱정은 붙들어 매세요~


소쿠리에 멸치를 쏟아서 햇볕에 2~3일만 말리면 완벽하게 건조된다. 밀폐용기에 담아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일 년이 지나도 맛도 그대로이며 그 흔한 곰팡이도 절대 피어나지 않는다.

주말 동안 멸치와 놀다가 씨름하다가 이러다가 멸치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어느 날 지인이 나에게 조용히 묻는다. 혹시 집에서 비타민이나 건강식품을 먹고 나면 그 안에 습기 제거제가 있는데 그걸 버리지 말고 모아서 자신에게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물론이라며 어려운 일도 아닌데 하고 습기 제거제가 나오기만 하면 지퍼백에 모아서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강아지 간식으로 닭 모가지를 구입해서 건조기에 말려서 주는데 강아지들이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라고 했다. 그 간식을 만들었는데 한 번은 곰팡이가 피어서 다 버렸고 그 후로 습기제거제를 넣은 간식 보관용 통에서는 끝까지 곰팡이가 피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멸치 보관용 통에 습기 제거제를 두 개씩 넣어서 보관한다.

앞으로 일 년은 멸치 걱정 없이 우리 집 식탁에 맛있는 음식이 올라오겠다.



한 줄 요약: 건강한 집밥을 먹으려면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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